- 차승원 “새로운 미드퀄 형식 ‘독전2’, 궁금증 컸죠” [인터뷰]
- 입력 2023. 12.04. 07: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더 독하게 돌아왔다. 질주하는 모습이 마치 폭주기관차 같다. 탐욕과 복수심을 불태우며 강력한 임팩트를 선사한 배우 차승원의 이야기다.
'독전2' 차승원 인터뷰
‘독전2’(감독 백)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독전’의 미드퀄 형식으로 지난달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2018년 공개된 ‘독전1’은 이해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5년 만에 돌아온 ‘독전2’는 백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대 때부터 봐온 분이에요. 저와 광고를 엄청 많이 찍었죠. 이분은 오히려 어떻게 보면 이해영 감독님보다 친숙한 사람이에요. 작업방식에 대해 ‘이 사람과 어떨까?’ 이런 건 없었죠. 이해영 감독은 진득한 스타일이라면 백감독은 컴팩트한 스타일이었어요. 광고도 그렇게 찍으니까요. 두 분 다 말 말수가 적었어요. 어떻게 보면 백감독은 저와 연이 많았던 사람이라 2편을 찍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죠. 저는 이미 익숙한 사람이니까요.”
브라이언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인물. 12년 전 과거 속 건강하고 여유 있는 모습과 많은 것을 잃고 독기만 남은 현재 브라이언의 극명한 대비를 표현했다.
“처음엔 ‘브라이언이 죽었는데 어떻게 나와?’ 싶었어요. ‘안 죽었을 걸? 아마?’라고 하시더라고요. 영화를 다시 보니 죽었다는 정보가 안 나오더라고요. 심하게 다쳤구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작한 거예요. 그렇게 데미지를 입었으니까 기본적으로 잘 걷진 못할 거라 생각했죠.”
브라이언은 기름진 머리, 덥수룩한 수염, 힘없이 구부정한 자세로 전동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다. 차승원은 행동에 제약이 있지만 표정과 대사만으로 감정선을 극대화했다. 특히 한껏 일그러진 표정과 욕망에 휩싸인 눈빛, 거침 숨소리로 몰입을 높이기도.
“신체적 데미지에서 오는, 신체는 못 움직이는데 얼굴은 그때보다 다른 걸 가져갔어요. 사연도 많고, 노쇠하고, 탐욕과 욕망도 많고. 1편에서는 허풍, 허세가 있다면 큰일을 겪고 나선 다른 얼굴을 해보자 싶었죠. 수염도 희끗희끗 표현했고요. 사람이 많이 아프고 나면 늙는다고 하더라고요.”
차승원은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혀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독보적인 브라이언을 구축했다. 인자한 듯하면서도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낮고, 경건한 말투는 차승원만의 악역을 완성시키며 강력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사실 욕하는 것도 더 많았어요. 점잖은데 툭 내뱉는, 생으로 하는 소리들을 중간에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요. 그래야 이 사람이 현실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어요. 종교적인 것들도 버무려져 있어 자칫 잘못하면 붕 떠있는 것 같아 끄집어 내리기 위해 다양한 요소들을 집어넣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죠. 툭 하고 내뱉는 캐릭터잖아요. 그런 게 보시는 분들이 ‘나와 가깝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 말투를 쓰면 안 되는 직책인데 툭 내뱉는 게 신선하고, 의외성이 만들어졌죠. 효과적으로 쓰인 게 많았어요.”
브라이언은 1편에서 치명상을 입고 용산역에 버려지며 처참한 엔딩을 맞이한 바. 그러나 ‘독전2’를 통해선 기적적으로 생환, 아시아 마약 비즈니스를 다시 접수하겠다는 욕심과 더불어 복수심까지 불태운다. 또 락, 큰칼, 원호와 대치하고, 두뇌 싸움까지 벌이며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토치로 지지고, 눈도 못 보게 만들고, 마지막에는 락의 입도 찢어버리려 해요. 아주 1차원적인 복수인데 제가 해보자고 했죠. 수위를 더 높이려고 했어요. 섭소천도 브라이언이 죽이고, 농인 남매도 죽이려고 했거든요. 락에게도 많은 데미지를 입히려 했어요. 브라이언은 이선생이 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니까요.”
‘독전2’는 감독뿐만 아니라 주요 배우들의 변화도 있다. 전편에서 서영락 역을 맡았던 류준열의 출연이 불발되면서 ‘독전2’의 락 역은 신인 배우 오승훈으로 교체됐다. 큰칼 역은 한효주가 분하면서 새로운 빌런도 등장을 알렸다. 미드퀄이긴 하지만 전편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을까.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대입하게 되고, 약간 콤플렉스를 안고 갈 수밖에 없었죠. 새로운 인물도 나오니 반감도 있을 거고요. 또 세상을 떠난 주혁이가 빌런을 강력하게 연기했기에 그 이상을 해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요. 저는 효주가 되게 잘했다고 생각하고, 성실하게 했다고 생각해요. 아주 용기 있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하죠. (영화가) 우리의 품을 떠났는데 다시 찍을 수도 없고. 평가는 그들의 몫이지만 저의 개인적인 입장은 효주, 승훈이는 성실히 연기를 잘 했어요. 전편에서 캐릭터가 나왔다면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전편에 있던 캐릭터니까 칼날에 오르락내리락 하진 않았지만요.”
‘독전2’에서 조진웅과 다시 만난 차승원. 앞선 인터뷰에서 조진웅은 차기작에서 차승원과 브로맨스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이에 대해 차승원 또한 조진웅과 브로맨스를 그릴 수 있는 작품을 염원했다.
“진웅이와 어떤 장르를 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 참 좋은 배우이고, 해석 능력이 뛰어난 배우죠. 앞으로 뭘 할지 모르겠지만 저 배우와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배우 중 진웅이가 있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