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시즌2, 감정 많이 쏟아…시즌3서 해결" [인터뷰]
입력 2023. 12.07. 07:00:00

이응복 감독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스위트홈'이 약 3년 만에 시즌2를 내놓았다. 하지만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은 없다는 말처럼 시즌2에는 예상치 못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2020년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1은 4일 만에 해외 13개국 1위, 70개국 이상 톱10 진입,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많은 사랑에 힘입어 '스위트홈'은 시즌2, 3까지 제작이 확정됐고, 이응복 감독이 시즌1에 이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

시즌2, 3가 함께 제작되면서 1년 동안 촬영이 이어졌고, 길었던 촬영 기간 만큼 어려웠던 점도 당연히 존재했다. 이응복 감독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보니 계절이 바뀌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시즌1은 실내라서 상관 없었는데, 야외로 나오니까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배우들이 많이 고생한 것 같다. 추울 때 더운 신, 더울 때 추운 신을 찍는 경우가 어쩔 수 없이 존재했다"고 전했다.



시즌1과 달리 이번 시즌에선 원작 웹툰에 없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시즌1은 그린홈을 배경으로, 그 안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됐다. 시즌2는 그린홈 밖으로 나온 주민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지면서 이야기가 분산됐고, 더 다양한 괴물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시즌은 괴물이 감정을 갖기 시작한 단계다. 시즌1에서는 괴물이 괴로워하는 순간이 없지만, 2에서는 그런 장면이 나온다. 어쨌든 괴물도 인간이 변한 것이기 때문에, 그 개체 하나하나가 인격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이전에 기술적으로, 이야기적으로 풀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담아냈다. 시즌1과 엄청난 차별을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이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시즌1에 비해 배우들의 비중이 적어졌고, 캐릭터 간의 관계성이 약해졌다는 평이었다. 이 감독은 "배우들의 열정과 연기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존재감이 미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시즌2에서 그렇게 느끼셨다면 시즌3를 기다리고,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각 캐릭터들이 그 안에서 빛나는 장면들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영후(김무열) 캐릭터가 현수(송강)만큼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능력이 없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다"며 "사실 크리처물, 디스토피아물, 그리고 아포칼립스물을 살짝 겹쳐뒀다. 크리처만으로는 이야기를 끌어가기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시즌2에서는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잠실구장이 안전캠프로 등장한다. 안전캠프를 설정하게 된 배경을 묻자 이 감독은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상징적인 곳에 방공호 같은 공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스타디움은 지하에 숨겨진 공간이지만, 결국 사람들이 얼마나 살아남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남은 노아의 방주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고 이 안에 세계관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타디움 방공호를 지키는 수호대의 활약도 컸다. 수호대의 합류는 이응복 감독이 팬데믹 시절에 느꼈던 감정들과 연결되는 부분이었다. 이 감독은 "시즌1 촬영 말미에 코로나가 발발했고, 이후에 팬데믹이 꽤나 오래 갔다. 드라마 제작자로서 그런 상황에서도 사람들을 지키는 이들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 거기서 감명을 받은 것 같다. 아무리 망해도 세상을 지키려는 인물을 넣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특히 '강철부대'로 얼굴을 알렸던 육준서, 정종현 등이 극 중 군인으로 출연한다. 실제 군인인 이들을 작품에 출연시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전 세계로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군인들이 허술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움을 요청했고 종현 씨, 준서 씨가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이 참에 두 분이 작품에 참여를 같이 하면 더 좋겠다 싶어 연기를 시켜봤는데 잘 하더라. 두 분 모두 촬영 때마다 배우들보다 먼저 와서 총도 부분적으로 다 만들어주셨다. 한국을 지키는 군인들의 명예를 지킬 수 있게끔 정말 열심히 성을 다해 만들었다."



큰 사랑을 받았던 시즌1이 기대감을 너무 끌어올린 탓이었을까. 더 큰 스케일, 탄탄한 배우 라인업으로 돌아왔지만 시즌2는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이에 이응복 감독은 시즌3를 기다려 달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시즌3에서는 복잡하고 의문스러웠던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해결될 예정이다.

"시즌2는 매회 포인트를 달리 가져가서 혼란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많은 질문들을 던졌는데, 아마 시즌3 시작하자마자 그 부분들이 상쾌하게 풀릴 걸로 예상된다. 시즌2는 그린홈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시즌3에서는 다시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그곳에서 또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현수의 놀라운 활약도 펼쳐진다."

끝으로 이응복 감독은 시즌2를 아직 시청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충분히 여유를 가지면서 즐기셨으면 좋겠다. 시즌2에는 감정을 많이 쏟아서 그만큼 감정 소모가 정말 심하다. 정말 감성적인 작품인 만큼, 감정적인 롤러 코스터가 상대적으로 심하니 살짝 쉬어가면서 봐도 좋을 것 같다. 가능하면 큰 화면으로, 소리를 크게 켜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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