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강남순' 이유미가 기대되는 이유 [인터뷰]
입력 2023. 12.07. 08:00:00

이유미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이유미의 해맑은 표정과 눈빛은 '강남순' 그 자체였다. 정의를 지키려는 남순의 빛나던 눈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이유미의 눈빛과 닮아 있었다.

'힘쎈여자 강남순'(극본 백미경, 연출 김정식 이경식)은 '힘쎈여자 도봉순' 이후 6년 만에 세계관을 확장해 돌아온 '힘쎈' 시리즈로, 선천적으로 놀라운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대대힘힘' 코믹범죄맞짱극이다.

최종화 방영 이후 만난 이유미는 "집에서 최종화를 챙겨봤다. 9개월 동안 촬영한 작품이 너무 빨리 끝나는 것 같아 아쉽고 섭섭한 마음도 들었다"면서 "작품이 많은 시청자분들에게 사랑 받고, 이 캐릭터를 제가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그런 부분에서 행복감도 느꼈다"고 시원섭섭한 종영 소감을 털어놨다.

4.3% 시청률로 시작했던 '힘쎈여자 강남순'은 최종화에서 10.4%를 기록하며 호성적을 거뒀다. 이유미는 "요즘에는 시청률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주셔서 처음에는 시청률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며 "시청률을 듣고 많이 놀랐다. 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아 '강남순'을 한 달 넘게 봐주셨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유미는 주변 반응 중에서도 부모님의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그는 "부모님이 해주셨던 말이 가장 좋은 후기였던 것 같다. 제가 밝게 나오는 작품을 보니 너무 보기 편하고 좋다고 말해주셨다. 엄마가 좋아하니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 말했다.



이유미는 이번에 처음으로 타이틀롤을 맡게 됐다. 뿐만 아니라 전 시리즈인 '힘쎈여자 도봉순'이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그에겐 부담감이 자연스레 따라왔다.

"제가 맡은 캐릭터 이름이 제목으로 나와서 책임감도 느껴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잘해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게다가 전작이 워낙 재미있고, 저도 즐겨봤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그 작품을 잘 가져와서 연결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담감을 이겨내서 잘 해보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

이유미가 '힘쎈여자 강남순'에 함께 했던 큰 이유는 시나리오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너무 재미있었다. 재미있는 만화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이게 영상으로 표현되면 어떨지, 내가 거기에 있으면 어떨지 궁금해지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평소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이유미에게 '힘쎈여자 강남순'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유미는 "연기를 하다 보면 나중에는 기분이 좋다 못해 정말 높이 뛰고,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더라. 물론 남순이만큼 힘이 세질 수는 없었다"면서 "잠시나마 강함을 경험해서 행복했다.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있는 작품에서 연기를 해볼 수 있어 뜻깊었다"고 전했다.



이유미가 연기한 강남순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 괴력을 가진 설정 외에도 어린 시절을 몽골에서 보내 한국말은 무조건 반말로 하고, 가끔은 엉뚱하기도 하다. 이유미는 "제가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순수하고, 가장 깨끗한 마음을 가진 친구다. 생각의 회로가 긍정적인 마인드고, 제일 건강한 인물"이라며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저 또한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남순이가 제게 좋은 영향을 많이 줬다"고 밝혔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정식 감독은 이유미에 대해 '러블리한 배우'라고 칭하며, 남순 캐릭터와 많이 닮아있다고 말했다. 이유미에게 강남순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정말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런데 제가 100% 밝다면, 남순이는 150% 밝다"며 "제가 더 밝아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남순이를 연기하면서 부족했던 50%가 더 밝아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가장 큰 포인트는 3대 모녀였다. 전작에서는 도봉순 혼자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강남순 뿐만 아니라 황금주(김정은), 길중간(김해숙) 등이 힘을 합쳐 괴력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했다.

"3대 모녀의 케미는 노력하지 않아도 나왔다. 셋이 모여있으면 '우리는 힘이 세다'는 공통 분모가 있어 자연스럽게 서로 의지한 것 같다. 사실 액션 연기를 하다 보면 현타가 올 수도 있는데, 혼자가 아니라 셋이라서 마음도 따뜻해지더라. 정말 한 가족처럼 같이 있으면 정말 재미있고 즐거웠다."

특히 이유미는 모녀로 등장했던 김정은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12년 방영된 TV조선 드라마 '한반도'에서 이유미는 김정은의 아역을 연기했다.

"사실 제가 아역으로 나와서 그때는 선배님과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을 때 말씀드렸더니 선배님도 신기해하셨다. 제가 아역이었는데, 지금은 딸로 나온 걸 보면 둘이 닮았나 싶기도 했고, 정말 기가 막힌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했다. 정은 선배님은 정말 도전적이고 따뜻한 배우시다. 눈이 정말 따뜻해서 마주 보고 연기를 하면 마치 안겨서 연기하는 느낌이다. 평상시에 정말 모든 사람을 잘 챙겨주신다. 제가 첫 와이어 촬영을 앞뒀을 때도 본인 촬영이 없는데도 스케줄표를 보고 먼저 연락을 주셨다. 열심히 하고, 다치지 않게 조심하라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동이었다."



지난 2009년 CF로 데뷔한 이유미는 벌써 14년차 배우가 됐다. 그는 앞서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됐던 영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작품에서 주로 어둡고 우울한 느낌의 캐릭터를 맡았다.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전혀 다른 느낌의 연기를 해본 소감을 묻자 이유미는 "둘다 어렵다"고 답했다.

"둘다 장단점이 있다. 우울하고 딥한 연기를 했을 때는 내적인 질문들을 많이 하면서 분석한다. 이 캐릭터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삶으로 인해서 지금 결핍이 있는지, 그리고 너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지와 같은 질문을 많이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됐다. 내면적으로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다. 밝은 캐릭터를 했을 때는 외적으로도 정말 밝아진다. 저도 모르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쉽게 행복감을 느끼더라. 그 대신에 내적으로는 생각의 회로가 너무 고민 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역할에 따라서 고민하는 분야가 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던 이유미는 '궁금한 캐릭터'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아직 다양한 역할들의 욕구가 많이 남아 있고, 못 해본 게 아직 많다. 더 많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더 궁금해하는 캐릭터를 선택할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캐릭터를 할 거라고 정해놓기보다는 새롭게 끌리는 친구를 연기할 것 같다. 내가 해서 재밌을 것 같고, 또 나에게 어떤 용기가 필요하고, 새로운 시도인 캐릭터를 맡고 싶다"고 전했다.

이유미가 쉼 없이 연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재미'와 '성장'이다. 어린 이유미에게도, 지금의 이유미에게도 '왜 배우가 되고 싶어?'라는 질문에는 '재미있어서'라는 답이 따라온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힘쎈여자 강남순'으로 20대를 멋지게 마무리한 이유미의 앞으로의 필모그래피가 더욱 기대된다.

"저는 연기가 정말 재미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왜 배우가 되려고 하냐'는 질문을 하면 저는 항상 '재미있어서'라고 말했거든요. 그 답을 듣고서 성의 없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왜 연기를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지만, 지금도 늘 그렇게 답해요. 그리고 항상 성장이 따라와서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한 작품 한 작품 하면서 매번 제 안에서의 성장이 있어서 재미있어요."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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