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의 휴가’ 신민아,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 [인터뷰]
- 입력 2023. 12.09. 09: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이 세상 모든 딸들의 모습을 대변했다. 특별한 딸도, 유별난 딸도 아닌, 보통의 딸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더 깊어진 감정선과 연기로 돌아온 배우 신민아의 이야기다.
'3일의 휴가' 신민아 인터뷰
영화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의 이야기를 다룬 힐링 판타지 영화다. ‘나의 특별한 형제’ 연출을 맡은 육상효 감독과 ‘7번방의 선물’ ‘82년생 김지영’ 등 각본을 맡은 유영아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영화는 가까우면서도 먼, 복잡 미묘한 엄마와 딸의 관계를 그려낸다. 엄마의 전화는 늘 뒷전이었고, 엄마와 대화를 할 때면 마음에도 없는 날 선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은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누구나 자식들은 그런 것 같아요. 모든 자아가 형성되기 전에 친밀 관계에서 오는 섭섭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나오는 행동과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요. 엄마는 진주에게 ‘나는 다 잊었는데 왜 다 기억하고 사냐’라고 하는데 반복되는 것 같아요. 자식들이라면 비슷한 경험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죠.”
신민아는 김해숙과 처음으로 모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특별한 케미는 실제 모녀 같은 모습으로 애틋함을 더한다.
“선생님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끔 친근하게 다가와주셨어요. (김해숙과) 비슷한 점도 많았어요.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 저와 너무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연기 열정, 제가 생각했을 때 저의 모습, 현장에서 느끼는 순간순간 느끼는 표현들이 선생님과 비슷했어요. 선생님이 그 점을 봐주신 것 같아요. ‘우리 비슷하다’라고 해주셔서 마음을 열게 됐죠. 선생님이 따뜻하고, 순수하고, 솔직하세요. 그 점에서 힘을 얻었어요.”
신민아는 담백하고 절제된 감정선으로 몰입을 높였다. 특히 극 후반, 진주의 진심이 드러나는 장면은 그간 쌓였던 감정들을 터트리며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쉽지 않았어요. 오히려 표출하는 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워낙 이야기가 가진 힘이 있으니까. 마지막 장면, 야외에서 선생님과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장면은 리허설 때부터 너무 많이 울었어요. 감독님도 ‘안 돼~ 지금 울면 안 돼’라고 하셨죠. 대사 자체도 슬프고, 선생님과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게 못 견딜 정도로 슬픈 감정이 올라와 꾹꾹 참으며 했어요. 감독님께서도 자기감정을 그대로 하는 것보다 누르면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시골 백반집 사장으로 분한 신민아는 집밥 요리를 직접 선보인다. 꾸준히 칼질을 연습하며 전문가처럼 능숙하게 요리하는 모습은 엄마가 해준 집밥을 떠올리게 만든다.
“무만두가 진주와 복자에게 특별한 레시피잖아요. 저희 엄마는 갈비찜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고 토란국도요. 저는 토란국을 좋아해요. 애기 때부터 먹었죠. 아이들은 토란을 잘 안 먹는데 잘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엄마가 많이 해준 음식이 실제로도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1998년 키키 전속모델로 데뷔한 신민아는 CF와 뮤직비디오에 이어 2001년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그는 어느덧 데뷔 25년차를 맞이했다.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은 건 데뷔 후부터 그랬어요. 배우로서 여러 캐릭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경험이 많아지는 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잖아요. 해도 해도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는 것 같아요. 욕심도 있고요. 잘하고 싶은 그런 게 아직까지 남아있어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장르물도 하고 싶고, 로코 같은 것도 기회가 되면 계속 하고 싶어요.”
신민아의 연기 열정은 아직도 뜨겁다. ‘3일의 휴가’ 개봉에 이어 넷플릭스 새 드라마 ‘악연’, tvN 새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까지 차기작만 두 편이다. 내년에도 ‘열일 행보’를 예고한 그는 건강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연기를 시작하고 초반에는 저를 몰아세웠던 것 같아요. 그게 도움이 되느냐 했을 때 스스로 자신을 아껴야 나 자신을 사랑하고, 사람들도 아낄 수 있으니 냉정하게 몰아세우지 말자고 생각하죠. 그 밸런스를 유지하고 싶은 게 최근 가장 많이 든 생각이에요. 저를 잘 보듬어주고 가야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