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량: 죽음의 바다’, 눈앞에서 펼쳐질 이순신 최후의 전투 [종합]
- 입력 2023. 12.12. 17:56:26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가슴이 웅장해진다.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내지만 끝내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임진왜란의 마지막을 담은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가 1598년, 장엄한 승리의 전투 속으로 관객들을 이끌고자 한다.
'노량: 죽음의 바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노량: 죽음의 바다’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김한민 감독,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최덕문, 안보현, 박명훈, 박훈, 문정희 등이 참석했다.
김한민 감독은 해당 장면에 대해 “노량은 원래 어떤 역사적 기록 자체도 큰 해전이었다. 거기서 많은 조선의 장수들뿐만 아니라 명나라 장수들도 죽는다. 그만큼 치열했고, 근접해서 싸운 난전이었다. 이 해전을 과연 내가 표현해낼 수 있을까, 그런 의구심을 용기 없음이 있을 때가 있었다. 그걸 극복하고, 결국 왜 내가 단순히 스케일을 크게 한 치열한 전쟁을 보여주는 게 목적이냐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전장에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있었고, 이순신은 온전하게 벌어진 해상 전투신에서 과연 어땠을까. 그걸 따라가 보고 싶은 생각이 매우 강했다”면서 “롱테이크에 어떤 지점을 가지고 가야 이순신 장군이 난전 속, 삼국의 아비규환 속에서 온전히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지점에서 표현이 자연스럽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을 시작으로 ‘한산: 용의 출현’을 이은 세 번째 작품이자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를 그린다. ‘명량’의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의 박해일에 이어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는 김윤석이 노량에서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는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았다.
김윤석은 “‘명량’과 ‘한산’에 이어 ‘노량’을 여러분에게 선보이게 됐다. 너무 부담스러운 역할이기도 하고, 영광스러운 역할이 이순신 장군님인 것 같다. 만약 세 작품을 하게 된다면 저는 ‘노량’을 하고 싶었다. 7년 전쟁의 모든 게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끝이 아닌 7년 이후의 장군님의 생각, 어떻게 올바르게 끝을 맺고, 어떤 영향력으로 후손들에게 정신을 물려주고, 다신 이 땅을 넘볼 수 없게 하는 지 그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생각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대사로 만들어내느냐가 제일 힘들었다.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속내는 가늠할 수 없고, 신념은 믿고 따르고 싶고, 더 외로워진 이순신 장군님을 표현하라고 주문하시더라. 모두가 이 전쟁을 그만하자고 할 때 이순신 장군님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그 부분이 힘들었지만 벅찬 순간이었다”면서 “가장 힘듦에 봉착했을 땐 원테이크로 명나라 군사를 따라가고 조선 군사를 따라가다 왜병 이후 저를 비춘다. 어영담, 이억기 수사를 만났을 때 어떤 감정이었을까. 분명 떠오르는 해를 봤고, 돌아가신 장군 혼령이 나타나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목격했을 때 과연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일단 찍고 뱉어보자 싶었다.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했다.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뱉어내야 했는데 거기 계신 모든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으로 나서게 돼 부담이 컸을 터. 그럼에도 이 작품을 택한 이유로 “‘덩케르크’ 같은 경우, 배우, 감독이 바뀌면서 계속 이어간다. 어릴 때 김진규 선생님이 이순신 역을 연기하신 걸 봤다. ‘잘해봤자 본전이다’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너무 영광스럽지만 부담스러운 역할이다. 내려놓고, 또 내려놓으면 장군님의 실체가 느껴지는 정도였다. 기를 쓰고 잘 해내고, 어마어마한 열정으로 다가가기엔 실체를 파악도 못한 채 끝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량’과 ‘한산’의 이순신 장군님 모습을 고스란히 가슴에 담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바람은 앞으로도 더 저보다 뛰어난, 훌륭한 연기자가 또 다른 감독님과 함께 장군님의 역할을, 영화를 계속 이어지게 만들어줬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를 통해 한산해전에서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 명량해전에서 ‘용장(勇將: 용맹한 장수)’, 노량해전에서 ‘현장(賢將: 현명한 장수)’의 이순신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김한민 감독은 “시나리오 쓸 때부터 이 영화를 왜 만드느냐 했을 때 이순신 장군이 가졌던, 그분만의 고독한 완전한 항복, 전쟁이 그렇게 종결되어선 안 된다는 것, 열도 끝까지 쫓아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장군님이 돌아가시고, 전후처리가 애매해져 역사는 반복된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가 왔지 않나”라며 “제 고향이 순천인데 왜성이 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때 세워진 성인 줄 알았는데 400여년 전, 임진왜란 때 세워진 성이라는 걸 알았다. 시대를 뛰어넘어 반복되고 있다는 게 굉장한 두려움이었다. 그 두려움이 저에겐 화두가 되어서 ‘노량: 죽음의 바다’를 감독하고 만들게 된 큰 씨앗이 아니었나”라고 영화를 제작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를 관통하는 건 북소리다. 마지막 전투에 임하는 이순신 장군의 고뇌와 결단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북소리가 최후의 전투만이 선사할 수 있는 울림을 고조시킨다. 마지막 장면에 대해 김한민 감독은 “어떻게 그릴까 했는데 가장 솔직하게, 진실 되게 담아보자 싶었다. 오버스럽지 않고, 담백하게 보일 수 있지만 솔직담백함 속에서 조용하게 치러지는 전장의 중심에서 표현되는 게 진정성과 진실함이 더 담아 있고, 상황적인 지점에서 개연성도 훨씬 있겠다 싶더라”면서 “개인적으로 그 장면을 보면 운다. 왜 이렇게 슬픈지. 거기 담겨있는 유언 등 어떤 이야기들이 제가 담고자했던 ‘노량’의 정수가 있는 것 같다. 거북선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조선 병사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이런 생각 속에서 기록은 없으나 거북선을 참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에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서울의 봄’ 흥행 바통을 이어가고자 한다. 김윤석은 “‘노량’이 여름에 개봉하냐, 겨울에 하냐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VFX 경우, 신기원을 여는 영화다. 감독님은 어제까지 작업을 하고 오셨다. 계속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들을 극장에 와서 직접 보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김한민 감독은 “10년이라는 긴 여정이었는데 이순신 장군의 영화를 개봉할 때 사회적으로 큰 일이 있었다. 2014년엔 세월호 참사, ‘한산’과 ‘노량’은 코로나라는 큰 제약이 있었다. 이런 것들이 결국은 극장, 특히 한국 영화의 위기를 불러오기도 했는데, 이 위기를 결국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극장에서 이겨내면 좋겠다. 이 시대, 이 시기, 그리고 지금의 상황들을 같이 이겨내고 싶다. ‘노량’이라는 이순신 장군 죽음과 관련된 해전을 관객들이 극장서 공감해주셨으면 한다”라며 10년 간 이어온 이순신 프로잭트를 마무리한 소감을 건넸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오는 20일 극장 개봉.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