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방송결산] SBS·JTBC 흥행 행진→'K-드라마' 대세는 女타이틀롤
입력 2023. 12.15. 08:00:00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 TV 드라마들이 살아남는 건 더욱 힘든 일이 됐다. '시청률 가뭄'이라는 위기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좋은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것이다. TV 시청행태 변화에 따라 '본방 시청률'이 갖는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좋은 작품들은 결국엔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았고 시청률에서도 값진 성과를 냈다. 올 한 해 드라마계를 빛낸 수작(秀作)들과 핵심 이슈들을 되짚어봤다.

◆치열한 금토극 대전, 최강자는 SBS…막판에 겨우 웃은 MBC

올해도 SBS와 MBC는 금토극으로 여러 차례 맞붙었다. 초중반에는 SBS가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하반기에는 MBC가 겨우 웃었다.

MBC는 일일극을 포함해 총 8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중 금토극은 '꼭두의 계절', '조선 변호사', '넘버스 : 빌딩의 감시자들',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을 편성했다.

이들 중 시청률 10%를 돌파한 건 '연인'(최고 시청률 12.9%) 뿐이다. 나머지 금토극들은 시청률, 화제성 모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씁쓸히 퇴장했다.

하반기 성적은 기대해 볼 만하다. '연인'을 바통을 이어받아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6회 만에 9.6%(전국 가구, 닐슨)를 돌파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금토극의 최강자' SBS는 올해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올해 선보인 금토드라마로 편성한 작품은 '법쩐'을 시작으로 '트롤리', '모범택시2', '꽃선비 열애사', '낭만닥터 김사부3', '악귀',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7인의 탈출'이다. 이 가운데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이제훈이 이끈 '모범택시2'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무려 21.0%(전국가구, 닐슨)를 기록했다.

나머지 작품 또한 다른 방송사의 경쟁작들과 비교하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선균, 문채원이 합을 맞춘 '법쩐'(최고 시청률 11.4%), SBS 대표 시리즈물 '낭만닥터 김사부3'(최고 시청률 16.8%)과 김은숙 작가와 김태리가 손잡은 '악귀'(최고 시청률 11.2%), 김래원 주연의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최고 시청률 9.3%) 모두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만, 현재 방영 중인 김유정, 송강 주연의 '마이 데몬'은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 경쟁작들에 밀려 시청률 4%대에 머무르고 있다.


◆암울한 KBS, '사극왕' 최수종이 겨우 살렸다

올해 K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암울한 성적을 거뒀다. 경쟁작이 거의 없었던 월화극에서도 시청률 참패를 맛봤고, 한때 '콘크리트 시청률'이라고 불렸던 주말극에서도 힘을 제대로 못썼다.

지상파 3사가 수목극을 폐지하는 등 평일 드라마를 편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KBS는 올해 월화극으로 '두뇌공조'를 선보인 후 '오아시스', '어쩌다 마주친 그대', '가슴이 뛴다', '순정복서' 등을 내놨다. 현재 '혼례대첩'도 방영 중이다.

하지만 월화드라마 중 시청률 10%를 넘긴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없었다. '오아시스'가 자체 최고 시청률 9.7%(전국가구, 닐슨)로 가장 높다. 나머지는 최고 시청률 6%도 넘기지 못했다.

일일드라마로는 KBS1 '금이야 옥이야', '우당탕탕 패밀리', KBS2 '비밀의 여자', '우아한 제국' 등이 시청자들과 만났고, 주말 드라마는 '진짜가 나타났다!'와 '효심이네 각자도생'이 편성됐다. 대하드라마로는 최수종이 이끄는 '고려 거란 전쟁'이 현재 방영 중이다.

주말극 상황도 비슷했다. KBS의 유일한 자부심이기도 했던 주말극은 이전만큼의 시청률은 물론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성 혐오 대사 등 여러 논란으로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는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23회가 방송된 현재까지 시청률 2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위기 속 KBS를 살린 건 '대하드라마'다. 지난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고려 거란 전쟁'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첫 방송 시청률 5.5%에서 10회 10.0%까지 치솟으며 순항 중이다. '고려 거란 전쟁'의 흥행에 힘입어 최수종이 KBS 연기대상의 강력한 대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어차피 승자는 JTBC? 올해도 줄줄이 터졌다…그러나

지난해 말 '재벌집 막내아들'(최고 시청률 30.1%)로 대박을 터트린 JTBC는 올해도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올해 JTBC 첫 드라마인 '대행사'를 비롯해 '신성한 이혼', '닥터 차정숙', '나쁜 엄마', '킹더랜드', '기적의 형제', '힙하게', '이 연애는 불가항력', '힘쎈여자 강남순', '웰컴투 삼달리'까지. 지상파, 비지상파 등을 통틀어 '올해의 드라마'라고 불리는 작품들이 대부분 JTBC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성'을 키워드로 2023년 드라마 라인업을 짠 JTBC드라마국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그중 '대행사'(16.0%), '닥터 차정숙'(19.4%), '나쁜 엄마'(12.6%), '킹더랜드'(14.5%), '힘쎈여자 강남순'(10.4%)은 높은 시청률과 압도적인 화제성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방영 중인 신혜선, 지창욱 주연의 '웰컴투 삼달리'도 4회 6.5%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 최종 스코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러 드라마를 연달아 흥행시켰음에도 불구하고 JTBC는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JTBC가 예상한 올해 적자는 520억 원. 이에 JTBC는 경영난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추진 중이며 현재까지 직원 약 80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JTBC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상파 3사(KBS, SBS, MBC)를 포함해 방송사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그 원인으로는 TV 광고시장 위축, '콘텐츠플레이션'(콘텐츠+인플레이션) 현상, 플랫폼 다양화로 인한 복잡해진 수익구조 등이 꼽힌다.


◆'K-드라마' 대세는 女타이틀롤, 방송가 강타한 '우먼파워'

올해 흥행에 성공한 TV 드라마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성 주인공을 '타이틀롤', 혹은 '메인 캐릭터'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흥행 타율'이 좋은 JTBC의 흥행작들 중에는 무려 4편('대행사', '닥터 차정숙', '나쁜 엄마', '힘쎈여자 강남순')이 '여성 원톱물'이었다. 특히, '대행사', '닥터 차정숙', '나쁜 엄마'는 중년 여성 배우를 주인공으로 앞세워 한계를 뛰어넘는 'K-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의 변화와 성장을 보여줬다.

올해 SBS 히트작 중 하나인 '악귀'에서는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김태리의 1인 2역 연기가 연일 화제를 모았고, 마니아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tvN '이로운 사기'에서는 주인공 천우희의 다채로운 '부캐 플레이'가 시청자들에게 주목받았다.

하반기에도 '우먼파워'가 거세다. 최근 박은빈이 타이틀롤을 맡아 활약한 tvN '무인도의 디바'(9.0%)는 시청률,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세영), SBS '마이데몬'(김유정), tvN '마에스트라'(이영애) 역시 여자 주인공들이 타이틀롤 혹은 메인 캐릭터로서 극을 이끌며 맹활약 중이다.

'K-드라마'의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외신들도 주목했다. 최근 영국 BBC 방송은 'K-드라마'에 다루며 남성의 사랑에 기대는 여성 주인공, 이른바 '캔디 여주'와 '신데렐라 캐릭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BBC 방송은 "현재 많은 'K-드라마'에는 과거와 달리 사회와 미디어 관행의 중대한 변화를 반영하는 복잡하고 강력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제는 남성만큼이나 여성 주인공도 많이 생겼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BBC는 'K-드라마'가 변화한 배경으로 경제 발전에 따른 여성의 지위 상승과 사회적 성공의 갈망,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들의 과감한 투자 등을 꼽았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해당 포스터, 셀럽미디어DB]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