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죽음의 바다’ 정재영 “진린, 이순신에게 애정 큰 인물” [인터뷰]
입력 2023. 12.22. 07:00:00

'노량: 죽음의 바다' 정재영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깊은 내공의 묵직한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정재영. 그가 김한민 감독이 이끄는 배에 몸을 실었다.

정재영이 연기한 인물은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 진린은 이순신 장군을 도와 조명연합함대를 함께 이끄는 명나라 장수다. 정재영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중국어 선생님을 만나 매일 연습했고, 그 결과 고대 중국어 연기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극 몰입을 높였다.

“발성 자체가 다르잖아요. 쉬는 시간에 수다를 떨다가 명나라 말로 대사하려면 더 힘들더라고요. 계속 유지하려면 한국말을 덜 해야 했어요. 최대한 입술, 혀 상태가 익숙하게끔 유지해야 했죠. 어떻게 하면 쉽게 할 수 있을까, 덜 고생할까 고민했는데 방법이 없더라고요. 무조건 많이 연습하고, 배우고, 듣고, 따라하고, 검사하고 이런 방법밖에 없었어요. 5~6달 동안 중국어 공부를 했죠. 그 정도로 공부를 했는데도 힘들었어요. 이 말을 체계적으로 배운 게 아니기 때문에 대사 위주로 하다 보니 힘들었죠.”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2014년 개봉한 ‘명량’을 시작으로 2022년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노량: 죽음의 바다’는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영화다.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되게 궁금했어요. 노량,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최후의 전투, 우리가 아는 그거 나오는 건가? 싶었죠.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했어요. 시리즈 중 다른 건 통쾌하다고 해야 하나. 대승을 거두는데 이건 정반대였어요. 대승해서 물리치곤 했지만 끝이 너무 먹먹했죠. 오만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마치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가 사라진 것 같았죠.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고, 마지막이라 참여를 해야겠다 싶었어요.”



진린은 전쟁의 끝이 눈앞에 보이는데도 진정한 항복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이순신 장군과 빈번이 부딪히며 자신과 명나라의 실리와 이순신과의 의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 정재영은 극중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하며 무게감을 더했다.

“그때그때 진실 되게 충실했던 것 같아요. 이순신 장군과 이야기 할 때는 확고하게 했죠. 진린은 이순신 장군에 대해 애정이 깔려있는 사람이에요. 실제로는 진린이 (이순신 보다) 2살 많아요. 그런데 이순신에게 ‘노야(어르신)’라고 호칭하죠. 사적인 애정이 있다는 거예요. 진린은 반대하고, 회유하려 애쓰지만 이순신에게 애정을 가진 사람임을 깔고 갔죠. 역사에서도 명나라 장수 중 가장 호의적으로 이순신 장군의 작전을 도왔다고 나와 있어요. 그만큼 뭔가 이순신의 매력에 통한 거죠. 유유상종이라고 하잖아요. 진린도 광둥성 시골에서 자랐는데 자수성가한 인물이에요. 그러면서 모함도 당하고, 감옥에 갔다가 복직하고. 우여곡절이 많았죠. 나라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순신은 애국자, 군인과 군인으로 봤을 때 그런 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정재영은 이번 영화를 통해 김윤석과 첫 호흡을 맞췄다.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정재영은 김윤석과 호흡에 대해 “현장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느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적으로는 알았지만 작품에서는 처음이었어요. 이순신 장군을 유지하며 연기하는 걸 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죠. 무거운 갑옷을 입고, 뭔가 고민에 빠져있는 느낌. 직진만 하는 사람 같지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면서 내리는 결론인가, 그런 느낌들이 현장에서도 보였죠. 그래서 더 주변사람들도 몰입할 수 있었어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역사가 스포인 만큼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유언, “내가 죽었단 말을 내지 마라”. 특히 전투 중 이순신 장군이 온 힘을 다해 치는 북소리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운을 더한다.

“시나리오 볼 때보다 훨씬 좋았어요. 생각하지 못한 게 있었죠. 돌아가실 때 말씀하신 것과 끝맺음 말씀이었죠. (이순신 장군이) 눈을 뜨고 돌아가시잖아요. 눈을 못 감고 장면이 넘어가는데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한’이라고 해야 할까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먹먹함 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왔어요. 북소리가 마치 그런 걸 다 복합해서 얘기해주는 것 같았죠. 북소리가 저렇게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구나. 영화를 보면서 시나리오를 때는 잘 못 느꼈는데 가장 큰 여운이었어요. 기가 막혔던 것 같죠. 너무 세련되고, 백 마디 쓸 데 없는 말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어요.”

올 하반기, 한국영화 마지막 주자로 나선 ‘노량: 죽음의 바다’는 일찌감치 연말 흥행 작품으로 손꼽힌 바. 앞서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이 흥행에 성공했기에 ‘노량: 죽음의 바다’ 또한 유의미한 성적표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된다는 건 관객들이 잘 봐주신 거니까요. 많이 봐주시고, 입소문이 좋게 났다는 결과인 것 같아요. 제가 나온 부분도 큰 이질감이 없었다는 것도 결과니까 감사한 일이에요. CG만 해도 800명이 되는 인원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만들었다고 해요. 많은 분들이 시간, 열정, 에너지를 쏟은 작품이니까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하죠. 참여하신 분들은 ‘참여하길 잘 했다’, 관객들은 ‘보길 잘 했다’는 훈훈한 마무리가 됐으면 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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