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트홈2' 송강이 성숙해지는 법 [인터뷰]
- 입력 2023. 12.22.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송강, 소년의 이미지가 바로 떠오른다. 풋풋한 모습으로 맡았던 '인기가요' MC, '스위트홈' 시즌1에서 연기한 10대 소년 차현수 등은 그를 '소년'이라는 단어로 정의했다.
'스위트홈' 시즌2에서는 성장하고, 성숙해진 송강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극 중 차현수의 내면이 더욱 단단해졌듯 송강의 연기와 내면도 3년 사이 한층 성장해 있었다.
지난 2020년 '스위트홈' 시즌1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시즌 2, 3의 제작이 확정됐다. 송강은 "사실 시즌1이 끝날 때, 시즌2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얘기는 미리 들었다. 감독님, 배우분들과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소식이 정말 즐거웠다. 한 번 친해진 사람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게 제게는 정말 큰 행복이었다"고 전했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송강과 이응복 감독은 시즌2 제작 결정 후 재회했을 때 울컥했다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송강은 "오랜만에 감독님을 만나니 울컥하게 되더라. 감독님 얼굴을 마주 보니 저도 모르게 그랬다"면서 "반갑기도 하면서 알 수 없는 감정이 나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시즌2에서 송강에게 중요한 포인트는 성숙해진 현수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시즌2, 3에서 확실한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서 송강은 현수의 감정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어떤 감정이 느껴져도 바로 표현하지 않고 참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감정들을 감추면서 사람들을 지키려 하는 마음가짐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 극 초반에 현수가 특수재난기지에 가서 '내가 뭘 하면 되죠?'라고 묻는 신이 있다. 그게 가장 먼저 현수를 잘 보여준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 대사 안에 많은 의미들이 있다. 시즌1은 괴물화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끝났고, 시즌2에서는 다시 그런 욕망이 생겨서 그 기지로 직접 찾아갔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현수의 감정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일기를 쓰기도 했다. 송강은 "현실에서 벗어나 현수로서 일기를 썼다. '내가 오늘은 더 외로운 삶을 살았다', '어떤 사람으로 인해서 내 감정이 더 극대화가 됐었다', '나는 여기서 어떻게 버텨야 될까'와 같은 감정으로 시작을 했다. 감정에 대해서 특히 많이 작성했다"고 밝혔다.
송강은 '스위트홈'의 현수를 '감정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살면서 그렇게까지 울어본 적이 없었는데, 현수를 연기하면서 그렇게 울어봤다. 또 살면서 그렇게까지 우울했던 적도 없는데, 작품에서 우울한 감정들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면서 "그러면서 저로서의 삶을 살 때 '이런 소소한 삶들이 행복한 거구나' 하고 깨닫게 되더라. 행복을 알게 해주는 인물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송강은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감독님과 배우들에 대해서도 큰 신뢰를 드러냈다. 특히 송강은 이응복 감독에 대해 자신에게 멘토 같은 존재라고 밝혔다.
"감독님께서 사람에 대한 파악을 되게 잘하셔서 배우들마다 디렉팅이 다르신 것 같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저는 자유롭게 풀어줘야 되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연기를 그날 준비해왔는지에 따라서 계속 구도를 바꾸면서 찍었다. 감독님이 촬영하기 전에 '나는 너를 믿으니까 너도 나를 믿어라'라고 말해주셨는데 그 덕분에 정말 믿으면서 촬영을 했다."
시즌2에서는 송강과 이진욱이 맞붙는 신이 자주 등장했다. 이진욱이 정의명(김성철)에게 몸이 빼앗기면서 가치관으로 계속 충돌하는 송강과 이진욱의 새로운 대립 구도를 볼 수 있었다.
"정말 진욱이 형이 그 인물 자체가 돼서 오셨더라. 그래서 제게 더 자극이 됐다. 만약에 상욱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연기를 하면, 현수는 어떻게 할까를 많이 생각했다. 그리고 액션 신에서 제가 많이 생소하다 보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알려주셨다. 어떻게 하면은 더 세 보일지, 어떻게 하면 힘을 덜 들이고 커 보일지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시즌2의 현수는 은유를 뒤에서 지켜주는 역할로 등장한다. 은유가 위험에 빠질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구하는 것에 대해 "은유가 누구를 기다리는지 현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것"이라고 추측하며 "현수는 시즌1에서 계속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 안에서 현수를 알아보고 구원해준게 은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수도 은유를 좋아하고 배려하면서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서른 살이 되는 송강은 '스위트홈2'를 마지막으로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아쉽게도 내년 여름 공개되는 시즌3 공개 시기에는 함께하지 못할 예정이다. 그는 "입대를 앞두고 불안하다거나 두렵다는 마음은 없다. 몇 년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왔으니 어떻게 쉴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휴식에 대해 잊고 살았던 것 같다"면서 "조금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언어를 배운다거나 책을 일주일에 한 권씩 읽는다는 등 무엇을 할지 계속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스위트홈'은 현수 뿐만 아니라 송강의 성장을 담고 있는 작품이 됐다. 그에게 '스위트홈'은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됐을까.
"저는 원래 덤덤한 아이였던 것 같아요. 감정 조절을 많이 배웠죠. 일을 할수록 잔잔했던 감정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전에는 없던 우울함도 있을 수 있고, 더 큰 행복이 있기도 하고요. 시즌3 마지막 촬영을 부산에서 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내내 시원섭섭하더라고요. 시즌1에서 설레고 기뻤던 감정도 떠오르면서 제게 정말 고마운 작품인 것을 깨달았죠. 많은 것을 느끼기도 했고, 많은 배우들을 알게 해줬어요."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