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2' 이진욱의 모험 [인터뷰]
입력 2023. 12.27. 08:00:00

이진욱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같은 작품 속 다른 캐릭터다. 미스테리한 전직 살인청부업자에서 인간에게 복수하려는 특수감염인이 됐다. 이진욱은 사실상 1인 2역인 편상욱을 연기하며 또 한번 모험에 뛰어들었다.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송강)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시즌1에서 '그린 홈'에서 벌어지는 일만 다뤘던 것과 달리, 시즌2에서는 그곳을 벗어나면서 새로운 인물, 배경이 다수 등장한다. 방대해진 세계관에 시즌2는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진욱은 "세계관을 넓힌 이유는 단순히 괴물화에 대한 실마리를 푸는 게 아니라 이런 세상 속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고, 서로의 밸런스를 찾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려고 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당연히 시즌1에서 시작한 저희 이야기도 다루는 게 맞다"면서 "시간적인 제한이 있어 이야기를 많이 다루다 보니 거기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욱은 시즌2에서도 편상욱 역으로 분했다. 하지만 시즌1과 달리 정의명(김성철)이 몸에 들어와 모든 것이 달라진 편상욱을 연기해야 했다.

그는 "전작에서 죽은 캐릭터가 몸에 들어오는 것을 연기한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처음 들었을 때는 이걸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연기를 따라해야 하나 생각했다. 그래서 성철이의 도움을 초반에 많이 받았다. 초반 대본을 어떻게 읽는지 들어보고 싶어서 원래는 만나서 코칭을 받아보려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녹음본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시즌2 말미에는 정의명의 정체가 서이경(이시영)의 남편인 남상원이며, MH-1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민 끝에 이진욱은 캐릭터의 의식을 따라가기로 마음 먹었다. 이진욱은 이전의 연기를 따라하기만 하면 작위적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하며 이 인물의 과정을 쫓기로 했다.

"장기 이식자에게 기증자의 성격이나 습관이 전이되는 현상이 있더라. 사람의 기억도 체형이 바뀌면 행동이나 마인드가 바뀌듯이 섞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남상원이 정의명이 되고, 정의명이 편상욱이 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쭉 따라가려 했다. 그 과정을 담으면 연기에 좀 더 심플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표정에서 모든 인물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에 대해 이진욱은 "유리(고윤정)의 환영을 보는 장면에서 편상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 부분 말고도 대중들에게 묘한 얼굴의 느낌을 주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육체의 주인인 편상욱은 슬픈 표정을 짓고 있을 것 같아서 왼쪽 얼굴로 그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 또 몸을 지배 하고 있는 정의명의 표정은 오른쪽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진욱이 연기한 편상욱은 원작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원작에서는 모두가 조폭이라고 오해하는 전직 형사 캐릭터였지만, 드라마에서는 전직 살인청부업자로 등장한다. 이에 원작 팬들은 초기 불만을 토로했지만, 새롭게 해석한 편상욱이 극에 잘 묻어나면서 이진욱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사실 제가 원래 맡으려고 했던 역할은 정의명이었다. 정의명 캐릭터를 보고서 재밌겠다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미팅날 혹시 이 캐릭터는 어떻게 생각하냐면서 편상욱 캐릭터를 보여줬다. 원작을 보면 아시겠지만, 원작의 편상욱은 마동석 형을 모티브로 만든 것 같다. 그런 외형과 느낌을 가진 배우가 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그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필요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시더라. 감독님을 믿고 시작해서 여러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제겐 도전이고 모험이었는데,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정말 감사하다. 제가 배우 인생을 이어가는 데에 있어 큰 힘이 됐다. 배우 인생에서 큰 포인트가 된 중요한 작품이고 고마운 작품이다."

일각에서는 송강과 이진욱 등 주요 캐릭터의 분량이 줄어들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시즌2 초반에는 현수(송강)과 상욱이 대립하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중반부터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분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다. 이진욱은 이에 대해 "물론 많이 나오면 좋겠지만, 분량을 고민해 본 적은 없다. 시즌1과 연결되는 초반에서 이야기가 일단락 지어지고, 이후에는 넓어진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한 다른 이야기들이 나온다. 다 의도된 부분이라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시즌3에서는 궁금하고 답답했던 이야기들이 풀리게 된다. 남상원이 정의명으로, 정의명이 편상욱이 되는 이야기들도 풀리면서 재미있는 요소들이 여럿 풀릴 거라고 생각된다"고 예상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진욱은 '뷰티 인사이드', '이두나!' 등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뷰티 인사이드'는 '늑대의 유혹' 강동원, '관상' 이정재와 함께 3대 등장신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는 "배우 입장에서는 잊히고, 거론되지 않는 게 가장 슬프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식으로든 그렇게 출연작이 거론된다는건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하게 3대 등장신이라고 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출연했던 '이두나!'의 등장신과 '뷰티인사이드' 등장신 중 더 만족스러운 장면을 묻자 그는 "여기서는 '이두나!'라고 얘기해야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처럼 로맨스에서 빛을 발하던 '멜로 장인' 이진욱. 시청자들만큼 그 역시도 멜로물을 기다리고 있다. 이진욱은 "늘 작품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고, 기회만 된다면 하고 싶다"면서 "요즘 제 나이 또래의 로맨스가 많이 없는 느낌이다. 진한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정통 멜로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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