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운드트랙 #2' 노상현의 새로운 도전 [인터뷰]
- 입력 2023. 12.29.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파친코'의 이삭,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상욱에 이어 이번에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사운드트랙 #2'의 지수호로 변신했다. 인터뷰 내내 긴장하면서도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노상현을 보니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던 그의 원동력이 더욱 궁금해졌다.
노상현
노상현은 "뿌듯하기도 하면서 재밌었던 경험"이라며 "아무래도 기존에 해왔던 역할들이나 작품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금 더 가볍고 좀 재미있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한 것 같다. 촬영할 때도 저도 신이 나서 촬영을 했었다 보니 즐겁고 긍정적인 기억으로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마무리 소감을 전했다.
앞서 '사운드트랙 #1'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시즌1의 한소희, 박형식을 이어 주연을 맡게 된 만큼 노상현에게는 부담과 설렘이 함께했다. 그는 "시즌1도 정말 재미있게 봤었다. 아무래도 스토리나 역할들이 다 달라서 별개의 작품으로 인식하려 했다"면서 "부담감도 있었지만 더 설레는 마음으로 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극 중 노상현은 현서(금새록)의 전 남자친구이자, 그와 이별 후 성공한 영앤리치 CEO 지수호 역을 맡았다. 앞선 작품들에서 노상현이 맡았던 캐릭터들과 달리 '사운드트랙 #2' 속 지수호는 유머러스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반전 매력의 인물이었다. 그는 "이런 역할을 계속 도전하고 싶었다. 예전에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라는 웹드라마를 한 적이 있는데,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비슷하다. 다시 이런 캐릭터를 맡아서 표현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노상현이 바라본 수호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그는 "수호는 굉장히 일에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인물이다. 일도 사랑도 그냥 열심히 하려는 사람 같았다"고 소개했다. 또 수호에게 공감되는 부분과 다르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모두 있었다.
"아무래도 프리랜서들은 많이 느끼겠지만, 정말 미래가 불투명한 순간들이 많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수호에게 이입하면서 응원하게 되더라. 또 수호처럼 올 한 해 일만 하면서 워커홀릭으로 살아온 것 같기도 하다. 저와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관계 속에서의 판단이나 결정인 것 같다. 제가 만약에 장기 연애를 했다가 헤어진 연인과 다시 재회를 한다면 수호처럼 할 수 있었을까 생각됐다. 과거의 큰 상처들을 뒤로 하고 그럴 수 있다는 것에 사실 약간의 의문이 있었다."
수호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CEO가 됐지만, 한편으로는 찌질한 면도 갖고 있는 캐릭터였다. 이번 작품에서 코믹한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한 노상현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많은 애드리브를 넣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애드리브나 대본에 없는 새로운 액션들을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풀어주셨다. 덕분에 신나서 더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 수호의 철 없고, 눈치 없는 부분들을 부각시켜야 현서의 감정이 시청자들에게 잘 이해되겠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살리려고 집중했다. 과거에 카페에서 슬라임 방송을 하는 장면에 사실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다. 방송 내용도 그렇고, 커피를 소리 내서 마시는 것, '우리 엄마도 이거 좋아해'와 같은 눈치 없는 대사 등이 모두 애드리브였다. 현서가 과거에 수호 때문에 힘들었던 것을 시청자들이 잘 납득할 수 있도록 연기했다."
노상현은 4년 전 과거의 수호와 현재의 수호를 나타내는 것에서도 차별점을 두려고 했다. 성숙해지면서도 원래의 성격을 그대로 잇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수호는 과거와 현재 경제적, 사회적 위치는 다르지만 사람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감독님들과 상의를 했을 때에도 강조하셨다. 나도 그 부분에 동의해서 현서와 재회했을 때도 짓궂고 유치한 장난을 칠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면서 삶에 대해 깨달은 것들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후반부에 현재에서 수호와 현서가 겪는 갈등 속에서 조금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성숙해진 방식으로 갈등에 대처하는 모습으로 변화한 것 같다."
노상현은 '사운드트랙 #2'에서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그는 앞선 작품들과 비교해 이번 작품에 대해 "훨씬 더 어려웠다. 제게는 도전이었다"며 "수호의 가볍고 유머러스한 면과 진지함 그 사이 중간지점을 찾는 데에 집중했다.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한쪽으로도 너무 치우치지 않게 했다"고 얘기했다.
또한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노상현은 책임감도 함께 깨닫게 됐다. 처음으로 극을 이끌게 된 그는 "연기 외에도 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함께 일하는 스태프, 배우분들과 함께 좋은 앙상블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했다"며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선배님들이 대단하시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첫 로코, 첫 주연, 노상현에게 '사운드트랙 #2'는 여러모로 '도전'에 가까웠다. 그는 "나는 취미가 걱정이다. 감독님들이 또 취미생활한다고 말씀하실 정도"라면서 "새로운 도전이라서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감독님들과 계속 확인하고 소통하려고 했다. 사실 나올 때까지도 어떨지 모르겠었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기가 어려웠다. 제 모습에서 흠만 찾으려고 하고 '이렇게 했어야지' 싶은 아쉬운 부분들만 더 부각돼서 보였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노상현은 모델로 데뷔한 후 단역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미국에 있었다. 연기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경험은 없었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한국에 왔다가 우연히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다. 모델 일부터 기회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입대도 미루고, 대학도 빨리 졸업하고 돌아와서 다시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연기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가 연기에 빠져든 이유는 '재미'였다. 노상현은 "연기가 재미있어 보였고, 제 관심을 끌었다. 저걸 어떻게 하는 건지 경험해 보고 싶어지면서 호기심도 생겼다. 처음 시작할 땐 대배우가 되겠다는 것보다는 이 필드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연기를 하면서 생긴 목표가 있냐고 묻자 "수식어를 붙여주면 걸맞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해보겠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아직 찾는 중이라서 하나로 딱 정의를 못하겠다"고 답했다.
노상현은 '파친코' 시즌2, '대도시의 사랑법' 등 차기작 공개도 앞두고 있다. 올 한 해도 바쁘게 달려 온 그는 "2023년은 정말 쉼 없이 일했다. 스스로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내년에도 좋은 작품으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함께 드러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