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캐 경신한 서인국, '이재 곧'과 운명적인 만남[인터뷰]
- 입력 2023. 12.30. 08:00:00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인생 캐릭터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높은 싱크로율의 비주얼부터 좋아하던 웹툰의 주인공을 맡기까지 이보다 더 운명 같은 만남이 있을까. '이재 곧 죽습니다'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서인국의 새로운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서인국
'이재 곧, 죽습니다'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이재가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다.
서인국은 7년 차 취업 준비생이자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삶과 죽음을 겪게 되는 최이재 역으로 분했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포기한 대가로 다양한 인물로 환생, 그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서인국은 "제가 상상했던 것 보다 그 이상이었다. 원작부터 엄청난 팬이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완결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최이재라는 캐릭터가 성격도 많이 바뀌고 상황도 추가됐다. 마블 유니버스에도 다른 세계의 인물이 있지 않나. 그런 식으로 접근하려고 했다"며 "우리 드라마만의 특별함이나 최이재라는 캐릭터가 가질 수 있는 감정이 뭘까 생각했다. 원작과 비슷하지만 다른 포인트가 있는 드라마라는 만족감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원작의 팬이었기 때문에 드라마화 됐을 때 어떨지 누구보다 궁금했다. 서인국은 "제일 궁금했던 것은 죽음의 은신처와 지옥, 피바다 등 CG가 들어간 장면이 궁금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촬영했었다. 해보고 싶었던 촬영이었지만, 어렵다는 걸 직접 체감하게 됐다. 상상으로만 하는 거라 신기했고 재밌었다. 많은 걸 느끼게 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호기심과 동시에 부담감도 있었다. 서인국은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감정 컨트롤을 꼽았다. 그는 "감정 소모가 컸다. 울다 지치는 것을 매일 했다. 특히 죽음 은신처에서 장면은 후반에 갈수록 더 심해진다"면서도 "그래도 힘든 걸 떠나서 너무 재밌었던 게 제가 느끼는 극한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드물지 않나. 최대한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 사실 부담보다는 영광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캐릭터마다 어떻게 죽었는지 상황을 항상 보여줬다. 엄청난 고민보다는 배우분들이 해주신 그대로 했어서 너무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서인국을 필두로 김지훈,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고윤정, 이재욱, 이도현 등 11명의 배우가 최이재를 연기하면서 극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서인국은 극 중 환생한 역할 중 가장 만족한 배우로 갓난아이를 언급했다.
그는 "아이가 정말 연기를 잘한다. 눈썹 연기 보셨냐. 그거 보고 스태프분들이 정말 노력했겠다 싶었다. 타이밍을 계속 기다렸을 거다. 그걸 보면서 최고의 만족도를 느낀 거 같다"며 "드라마에 맞는 소스가 나올 때까지 계속 촬영했을 텐데 그걸 보면서 최고의 만족도를 느낀 거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장 절절하게 느껴졌던 것은 연인으로 나온 고윤정과 장면이었다. 서인국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절절해진다. 현재까지는 고윤정 배우랑 한 신이 가장 절절하다. 살아 있을 때 오해가 있었지 않나. 오해로 인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후회한 게 가장 그랬다"며 "파트2에는 어마어마한 슬픈 신이 많이 있다"고 기대케 했다.
죽음 역의 박소담과 남다른 호흡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카메라 꺼지면 장난꾸러기다. 이재가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상대이기도 하고, 각자의 캐릭터로서 감정을 표출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까 잘 나온 거 같다"며 "죽음이라는 캐릭터가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없는 것에서 만들어야 했다. 많은 고민이 들어가 있더라. 찰나의 순간이나 순간의 집중력으로 죽음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목소리 톤,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배우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칭찬했다.
특히 원작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그는 "작품으로 나오면 정말 재밌겠다 싶을 정도로 재밌었다. 최이재를 맡은 것도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캐릭터도 눈 밑에 점이 있고 저도 그렇고, 감독님도 운명이라 해주신 것에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그는 "주변 친구들이 연락 와서 칭찬도 많이 해주고 반응도 좋다고 알려줬다. 기분이 좋다"며 "저도 인생캐를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서인국은 "촬영 들어가기 직전에 감독님과 저의 욕심이 있었다.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서인국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그동안 멋있는 것부터 웃긴 것까지 여러 가지 했었지만 이번 작품은 굉장히 입체적이다 보니까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저의 모습을 만들었으면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작업해서 그런지 저 또한 인생캐의 욕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여러 인물을 오가며 지옥과 현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캐릭터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이어온 서인국은 몰입도를 높였다. 또 직접 OST '기적은 없어도'에 참여하며 깊이를 더했다.
그는 "감독님이 'OST는 하냐'고 물어보셔서 '원하시면 하겠다'고 하고 한참 뒤에 결정 났다. 약간 록적인 노래라서 내가 과연 이 강렬한 음악을 하는 게 시청자들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며 "최이재가 부른다고 생각하고 불러 달라고 요청하셨다. 그래서 담담하고 가볍게 불렀다. 많은 분이 이 노래를 새롭게 받아 들여주셔서 좋은 경험을 한 거 같다"고 전했다.
오는 5일 공개되는 파트2 관전 포인트를 전하기도 했다. 서인국은 "최이재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발버둥 치게 된다. 어떻게 최이재가 역으로 이용할지, 기발하고 재밌다. 죽음이 선사하는 12개의 삶과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처절함도 재밌을 것"이라고 짚어줬다.
서인국은 이번 작품으로 성장했다. 2009년 '슈퍼스타K'에서 우승하며 가수로 데뷔한 서인국은 이후 배우로서 첫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매번 도전이었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점점 넓혀가는 느낌이 있다. 제일 처음에 연기를 도전했던 그 순간이 도전이었다. 점점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느낌이다"라며 "제가 제 직업을 너무 사랑하는 거 같다. 계속하고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제가 갖고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서인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활약을 예고했다. 그는 "2월 25일까지 뮤지컬을 계속할 거다. 또 앨범을 낼 생각이다. 작품으로도 인사를 드릴 거 같다. 바쁘게 살 예정"이라고 밝혔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