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어송라이돌' 정세운의 독보적인 정체성 [인터뷰]
- 입력 2024. 01.04.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가수 정세운이 1년 8개월이라는 긴 공백기 끝에 돌아왔다. '싱어송라이돌'이라는 정세운만의 독보적인 정체성,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담아낸 앨범으로 위로를 전한다.
정세운
정세운은 4일 여섯 번째 미니 앨범 '퀴즈(Quiz)'를 발매하며 약 2년 만에 컴백했다. 정세운은 "약 1년 8개월 만의 컴백이다. 오랜 시간 끝의 컴백인데,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쌓아왔다. 쌓아온 에너지를 이번 활동에 모두 풀면서 매 순간 즐기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퀴즈'는 '나'라는 존재를 찾아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앨범으로, 상상과 현실을 오가며 느낀, 세상을 향한 질문을 쏟아낸다.
이번 앨범의 포인트는 '소속감'과 '정체성'이다. 정세운은 '싱어송라이돌'이라는 수식어로 등장했던 본인의 경우를 토대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했다.
"한 가지 주제가 아닌 여러 가지 주제가 모여서 소속감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는 이제 '싱어송라이돌'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게 되었는데 이게 아이돌에 가면 싱어송라이터로, 싱어송라이터 사이로 가면 아이돌인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데뷔할 때부터 어느 한 곳에 뭔가 소속되지 못하고 떠다니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속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이번 앨범의 주제, 방향성으로 쓰게 됐다."
그렇다면 정세운은 이번 앨범을 통해 '싱어송라이돌'로서의 정체성을 찾았을까. 그는 "데뷔하고서 3년 정도가 지난 후로는 적응도 되고, 이제 뭔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도 조금씩 생기면서 이런 내용을 많이 생각했었다"며 "지금은 이제 제가 7년 차가 됐다. 이제는 이것 또한 저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돌의 모습도 가지고 있고, 싱어송라이터의 모습도 꺼내서 쓸 수 있는 사람이다. 그 모습을 마음껏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고,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좋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타이틀곡 '퀴즈'는 세상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진 정세운이 자신의 방식대로 해답을 제시하는 미디엄 팝 스타일의 곡이다.
정세운은 "'퀴즈'를 쓸 때만 해도 타이틀곡이 될 줄은 몰랐다"며 "선우정아 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두 사람의 색깔이 합쳐졌더니 다른 곡들보다 튀고 귀에 들어오는 면이 있었다. 그래서 타이틀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타이틀곡은 가수 선우정아가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해 더욱 화제가 됐다. 정세운은 선우정아에 대해 오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선우정아 님의 노래를 연습생 때부터 워낙 많이 들었다. 혼자 새벽에 연습하면서 노래를 듣고 울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 분이었다. 사실 예전에도 같이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땐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이었다. 당시에는 앨범 프로듀싱을 막 시작한 단계라서 아직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때 아끼고 아껴뒀다가 여러 앨범을 프로듀싱해보고 시스템을 조금씩 확립하면서 지금쯤 함께 작업하면 제가 배울 수 있는 게 많겠다 싶어 연락을 드리게 됐다. 정말 바쁘신데도 흔쾌히 해보고 싶다고 답해주셔서 감사하게 작업을 하게 됐다."
정세운은 선우정아와의 협업을 통해 배운 점들도 많았다. 그는 "음악을 정말 오래 하셨던 만큼 저보다 가지고 있는 노하우나 테크닉이 많다"며 "보컬적인 표현에 대해 고민하던 부분이 있었다. 음악을 더 살아있는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같이 작업하면서 그 한계를 뚫어주신 것 같다. 그리고 같이 작업을 하면서 제가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들도 디테일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을 알고,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신보의 콘셉트 포토들도 눈길을 끈다.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른 민소매 티셔츠, 짧은 머리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반전 매력을 뽐냈다.
정세운은 "최근에 변화가 낯설고 무섭지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변화를 하면 보는 사람도 재미있고,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며 "가장 1차원적으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게 이미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머리도 짧게 잘라보고, 민소매도 입어보게 됐다. 변화에 열려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트랙에서도 정세운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도전을 엿볼 수 있다. 3번 트랙 'sharpie'는 미국 얼터너티브 팝 밴드 Nightly(나이틀리)와 함께 작업한 팝송으로, 정세운은 해당 곡의 작사에 참여했다.
그는 "5개국어가 꿈이라서, 요즘 그 시작으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음악적으로도 변화를 가져오고 싶었는데, 디테일한 소스의 변화 등은 제작자가 아니면 눈치 채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영어로 작업을 하거나 해외 아티스트와 처음으로 작업을 같이 해보는 게 이번 앨범의 변화라는 느낌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영어 가사를 쓸 때는 내가 어떤 영어를 알고 있느냐에 대한 한정이 되어버리니까 힘든 부분이 있더라(웃음). 한글 가사로 쓰고 영어로 번역해도 어색한 느낌도 있어서 그런 부분이 확실히 많이 힘들었다. 힘들면서도 영어로 가사를 쓰는 게 한편으로는 신선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7년 차가 된 정세운은 긴 시간 동안 많은 변화를 마주했다. 그는 "확실히 데뷔 때보다 많이 뻔뻔해진 것 같다. 저를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음악 외에도 예능, 드라마 OST,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정말 다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었다. 저는 그동안 기타를 치면서 음악을 공부하던 사람이라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에는 익숙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뮤지컬에서는 대사, 손짓, 표정 등으로도 나의 느낌을 전달해야 했다. 초반에는 익숙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스스로 표현하는 데에서 벽이 많이 허물어졌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이번 앨범에 저를 더 표현하고 느낌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해서 열려있는 편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정세운은 이번 활동에서 음원차트 진입, 음악방송 우승 등이 아닌 아티스트 친밀도 상승이라는 소박한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그는 "재미있게 활동 하고 싶고, 저는 이번 앨범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앨범적인 면에서도 만족을 한다. 듣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편하게 제 음악을 듣고, '정세운이 이런 음악을 하는구나' 정도를 알게 된다면 충분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세운은 인터뷰 내내 '오래 음악을 할 것'이라는 바람을 꾸준히 비쳤다. 그는 "치열해야 오래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변해도 끊임없이 본인만의 연구를 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음악을 하는 것 자체로도 너무 좋을 것 같다"면서 "나중에 오래 음악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제가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얻었듯 제 음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걸로 보람을 느끼는 삶을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세운 미니 6집 '퀴즈'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