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이 되었습니다' 차우민이 보여준 반전 매력 [인터뷰]
- 입력 2024. 01.06.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본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차우민
'약한 영웅 Class 1', '밤이 되었습니다'에서 만났던 강렬한 캐릭터가 아닌 순수문학소년 그 자체였다. 반전 매력이 가득했던 배우 차우민이다.
U+모바일tv '밤이 되었습니다'는 종료가 불가능한 의문의 마피아 게임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유일고 2학년 3반의 하이틴 미스터리 스릴러다. 저주받은 수련원에 고립된 아이들이 죽음의 마피아 게임을 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U+모바일tv에서는 공개 첫날 전체 시청 건수 1위를 기록했고, 넷플릭스에서는 공개 단 하루 만에 대한민국 넷플릭스 TOP10 중 3위에 진입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냈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차우민은 "SNS 팔로워 수를 볼 때 가장 실감이 난다. 반응을 직접적으로 찾아보는 편은 아닌데, 지인들을 통해서도 반응이 많이 들리더라"고 밝혔다.
이어 "정말 오래 알아왔던 친구들은 제가 작품에서 많이 세게 나오다 보니 찍으면서 많이 힘들었겠다는 말도 많이 해줬다"고 덧붙였다.
차우민은 '약한영웅 Class 1'을 인상 깊게 봤던 감독님의 제안으로 '밤이 되었습니다'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먼저 미팅 제안을 주셨다. 처음 뵌 자리에서 저와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씀해 주셔서 저도 흔쾌히 받아들여서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극중 차우민은 좋은 집안과 높은 성적으로 유일고 서열 1위를 차지하고, 폭력을 일삼으며 학생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고경준 역할을 맡았다. 차우민은 "캐릭터의 행동을 미화하기보다는 조금 더 과감하게 접근하려고 했다"면서도 차우민은 경준이 18살 학생이라는 점을 함께 담아내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경준이는 악역이지만, 캐릭터의 드라마틱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안 보이는 부분도 봐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5화 엔딩에 그 느낌을 담아냈다. 평소에는 세 보이지만 사실은 패닉 속에서 엄마가 보고 싶은 아이의 모습도 있다. 감독님께서 저를 믿어주셨다. 디테일을 잡아주시면서도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할 수 있게 열어주시는 편이었다. 그래서 5화 엔딩에서도 감독님의 계획에도 없었던 장면을 표현할 수 있었다."
차우민은 웨이브 '약한 영웅 Class 1'에서 극중 UFC 선수 우영을 맡아 주인공인 연시은 무리와 대립했고, 영화 '용감한 시민'에서도 한수강(이준영)과 학교 폭력에 함께 가담한 패거리의 일원 이문기 역을 맡았다.
'밤이 되었습니다'까지 이어서 빌런 역할을 맡은 차우민은 "'약한 영웅'을 찍을 때부터 느끼지만, 누군가를 때리는 신을 찍고 나면 멍해지더라. 체력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마음이 안 좋아서 그런 것 같다"며 "비하인드 영상을 자세히 보면 액션신이 끝나고 나서 제가 멍하니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밤이 되었습니다'에서 맡고 싶은 다른 캐릭터로 오정원을 꼽았다. 그는 "저와 가장 닮은 구석이 많은 캐릭터다. 스스로가 혼자 다니는 것을 자처하는 것도 그렇고, 무언가에 꽂히면 몰두하는 것도 비슷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밤이 되었습니다'는 20대 또래 배우들이 다수 출연해 끈끈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촬영한 만큼 훈훈한 현장 분위기를 자랑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늘 촬영 전에도, 촬영이 끝나고서도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나오는 신이 있으면 뭘 더할 수 있을지 계속 아이디어도 주고 받았다. 나이가 서로 비슷하다 보니 의견을 얘기할 때도 편하고, 친해지는 속도도 정말 모두 빨랐다. 비슷한 또래라는 점에 대한 메리트가 컸던 것 같다."
그러면서 "종영 이후에도 정말 많이 만났다. 이번 크리스마스 때도 다범 역의 지호, 박우람 역의 동현과 같이 시간을 보냈다"며 "평소에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스타일이 아닌데, '밤이 되었습니다' 출연 배우들끼리는 계속해서 자주 만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많은 동료와 동시에 친구까지 얻은 만큼 '밤이 되었습니다'는 차우민에게 애정이 큰 작품으로 남게 됐다. 그는 "모든 작품이 다 너무 소중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애정이 많이 간다. 촬영 현장에서도 이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다"고 얘기했다.
2021년 데뷔 후, 주로 강렬한 임팩트의 빌런 역할을 맡았던 차우민은 알고 보면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정반대의 인물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수영, 유도 등을 하며 오랜 기간 운동을 해왔고,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즐겨 봤던 아이였다.
"학창 시절에도 정말 '운동하는 애' 그 자체였다. 뒷줄에서 맨날 자고 있고, 일어나면 밥 먹고 운동 가는 학생 있지 않나. 그런데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영화를 너무 좋아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영화 리스트'를 하나하나 지워가면서 보기도 했고, 하루에 18시간씩 영화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에는 거리감이 느껴져서 나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영화를 너무 좋아했는지 중학교 때 직업 희망란에 '영화 포스터 제작자'를 적었던 기억도 있다. 원래도 운동을 계속 할 생각은 없었기에 뭘 하고 싶을지 생각하다가 연기학원을 가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또 차우민은 영화 뿐만 아니라 독서, 음악 감상도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평소에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많이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고전적인 철학, 그리고 소설, 시 등을 많이 읽는다"며 "노래는 재즈를 즐겨 듣는다. 작년부터 LP판 모으는 것에 흥미가 생겼다. 턴테이블을 위해서 변압기까지 샀다"며 눈을 빛내며 취미를 말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평소 느꼈던 모습과 전혀 다른 차우민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 또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로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 정통 멜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작품에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며 "투명하고 솔직한 너드 스타일의 역할을 맡고 싶다"고 전했다.
차우민의 차기작은 드라마 '스터디그룹', '스피릿 핑거스'다. 두 작품에서도 학생으로 등장하는 그는 "'스터디그룹'에서는 또 빌런 역할을 맡게 됐지만, '스피릿 핑거스'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데뷔 이래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가고 있는 차우민은 지난해에도 세 작품을 연달아 촬영하며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그는 "2023년 동안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말하면 돼'였다. 모든 말을 단정 짓고 해내자고 하면 결국 하게 되더라. 올해 작품을 3개 해야겠다고 말을 했더니 그게 자신감이 돼서 정말로 제가 움직이게 된 것 같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차우민은 즐겁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는 롤모델을 묻자 휴대전화 배경화면의 히스 레저를 보여주며 "제가 히스 레저의 연기를 보면, 연기를 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는 게 느껴졌다. 어떤 장면, 어떤 감정인지에 관계없이 그 배우가 연기를 즐겁게 하고 있다는 게 눈에 보였다"고 말했다.
"제가 히스 레저를 바라봤던 시선으로 누군가가 저를 바라봐 주면 좋겠다. 저 사람은 연기하는 게 즐겁다고 느껴졌으면 한다. 이 부분은 제가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서 되는게 아니라, 제가 즐기면 그렇게 보일 거라고 생각된다. 스스로 계속 연기를 재미있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