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었습니다' 안지호의 연기 스펙트럼 [인터뷰]
입력 2024. 01.10. 08:00:00

안지호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본 인터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 안지호를 보면 교복을 입고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이 바로 떠오른다. 아역부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던 그는 최근 몇년 간 작품 다수에서 교복을 입고 등장했다.

지난해 성인이 된 그는 '밤이 되었습니다'에서 새로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지금껏 많이 보여줬던 학생이었지만, 결코 캐릭터는 평범하지 않았다.

MZ세대 신예 배우들이 모여 호흡을 맞춘 U+모바일tv '밤이 되었습니다'는 입소문을 타고 순조롭게 흥행 가도를 달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상위 랭크를 꾸준히 유지했고, 키노라이츠에서 오늘의 웨이브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안지호는 "스무 살이 되고서 찍은 첫 작품이었다. 짧게 찍고 바로 나온 작품이라 더 뜻깊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친구들이 제가 나온 작품을 잘 안 보는 편인데, '밤이 되었습니다'는 모두 잘 봐줬다. 마피아가 누구냐는 연락도 정말 많이 받았다. 주변 친구들이 봐주는 것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는 것 같아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밤이 되었습니다'는 종료가 불가능한 의문의 마피아 게임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유일고 2학년 3반의 하이틴 미스터리 스릴러다. 저주받은 수련원에 고립된 아이들이 죽음의 마피아 게임을 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안지호는 마피아 게임이라는 소재를 통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그는 "평소에 흔히 아는 마피아 게임을 소재로 다뤄 신선하게 다가왔다. 촬영하는 과정도 재미있을 것 같고, 스토리도 재미있게 느껴져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안지호는 극 중에서 반전의 캐릭터 진다범을 연기했다. 극 초반에는 고경준(차우민) 무리에 괴롭힘 당하는 안타까운 학생이었지만, 마피아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극 후반부를 빌런으로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는 "캐릭터만의 아픔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항상 당하는 입장이었다가 처음으로 반격을 하게 되는데, 결국 다범이도 생존을 위해 했던 행동들이었다"라며 "한편으로는 다범이 안타까웠고, 많이 힘들었겠다고 생각했다. 극 후반부에서는 빌런처럼 그려지지만, 그 속에는 아픔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간 억눌렸던 감정을 폭발시키며 극 후반 안지호는 새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생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광기 어린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처음에는 대본이 다 나오지 않은 상태로, 다범 캐릭터에 반전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 점에서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 캐릭터가 너무 말라 보이지 않았으면 해서 운동도 조금씩 했고, 갈수록 변환점을 주려고 노력했다. 눈빛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등 사소한 감정선을 많이 신경썼다."

사실 안지호는 앞서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작품에서도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으로 등장한 바 있다. 비슷한 역할을 맡은 것은 어땠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다범이도 그냥 괴롭힘을 당하는 역할이었으면 많이 해왔던 거라서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것 같다. 그런데 다범이는 반전이 있는 캐릭터라서 선택하게 됐다"며 "제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보여줄 수 있어서 괜찮았다"고 답했다.



안지호와 작품에서 가장 많이 부딪혔던 건 고경준 역의 차우민이었다. 실제로는 연말에 함께 시간을 보냈을 정도로 차우민과 친한 사이라고.

그는 "숙소에 있는 헬스장에서도 우민이 형이랑 같이 운동도 했었고, 촬영할 때도 형이 워낙 잘해줬다"면서 "저를 괴롭히는 역할이지만 '컷' 소리가 나는 순간 바로 괜찮냐고 늘 물어봤다. 실제로는 대화도 잘 통하고, 편해서 제일 친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두 사람의 갈등이 최대로 고조됐던 장면은 큰 인상을 남겼다. 다범이 자신이 마피아임을 밝히면서 큰 반전을 보여줬던 경준과의 격투신은 공개 후에도 큰 화제가 됐다. 이에 "그 신을 저도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빨리 그 장면의 촬영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촬영을 정말 길게 해서 우민이 형은 정말 탈진 수준으로 힘들어했었다. 저도 체력이 방전돼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이어 차우민 외의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배우들이 모두 또래라서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파이팅 하는 분위기였다. 촬영은 빡세게 임하고, 늘 끝나고 서로에게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면서 한 팀이 되는 느낌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안지호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과거를 되짚었다. 그 계기는 바로 초등학교 전교 부회장 선거였다.

"초등학생 때 전교 부회장 선거를 나가게 됐다. 그땐 말도 잘 못하고, 성격이 정말 소심했었다. 선거 전에 전교생 앞에서 토론을 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에 쉽지 않겠다고 생각해서 연기학원에 있는 리더십 한 달 속성반에 들어가게 됐다. 한 달을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 시간이 너무 재미있었다. 상황 안에서 자유롭게 무언가를 하는 즉흥 연기도 좋았고,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때 흥미를 느끼고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연기를 더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한 안지호는 2014년 웹드라마 '그리다, 봄'으로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던 그는 벌써 10년 차 배우를 앞두고 있다. 안지호는 "원래는 어떤 일이든 빨리 질리는 편이다. 그런데 살면서 처음으로 질리지 않았던 게 연기였고, 항상 할 때마다 새로움을 느낀다"며 "새로운 난관에 부딪히면서 그것을 깨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더 파고들면서 연기를 하게 됐다. 다양한 역할을 맡으면서 그 인물이 되어보는 것도 내겐 너무 재미있다. 다른 것보다도 연기에서 느끼는 재미가 저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밤이 되었습니다'를 마친 안지호는 올해도 여러 차기작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 '2반 이희수', 'YOUTH'는 공개를 앞두고 있고, 그가 출연한 영화 '검은 소년' 역시 2월 개봉을 확정했다.

"저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꿈이다. 그래서 많이 도전하면서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다. '밤이 되었습니다'도, '리바운드'도 제게는 도전이었던 것 같다. 각 캐릭터를 다양하고 다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를 여러 작품에서 보고서 '이 배우가 이 배우였어?'하고 사람들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른손이앤에이, U+모바일tv 오리지널 '밤이 되었습니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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