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 데뷔 20주년에 마주한 여유 [인터뷰]
입력 2024. 01.18. 08:00:00

KCM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가수 KCM이 가요계에 발을 들인지 어느덧 20년이 됐다. 데뷔 20주년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함께 맞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그다.

KCM은 지난 14일 데뷔 20주년 앨범 '우리들(US)'을 발매했다. '우리들(US)'은 2021년 10월 싱글 '오늘도 맑음' 이후 2년 3개월 만의 신보로, 오랜 시간 다져온 음악적 내공을 더해 KCM표 발라드의 진수를 선보인 앨범이다.

KCM은 "저의 기념비 같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며 "같이 작업을 많이 했던 조영수 형과 얘기를 나누다가 20주년에 뜻깊은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말해 힘을 더해주셨다"며 "정글에서 맨몸으로 뛰어다니듯 힘들게 만든 앨범이다"라고 이번 앨범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에는 뭉클함이 있었다. 데뷔할 때부터 나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을 한 장 만들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KCM은 예전과 많이 달라진 음악 시장의 분위기로 인해 앨범 발매에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케이팝은 글로벌해졌지만, 그 안에서 발라드라는 장르가 주류가 되지는 못 하는 것 같다. 흥행이 쉽지 않다 보니 저 자체도 피로감이 많이 쌓여 있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사실 피지컬 앨범 자체도 요즘에는 CD를 잘 듣지 않다 보니 다들 많이 말렸었다"며 "저는 테이프 세대 때부터 활동했다 보니 20주년에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용기내서 소량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앨범을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는 미디엄 템포 발라드곡으로, KCM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 다양한 정서를 가사에 녹여냈다. 특히 '흑백사진', 'Smile Again (스마일 어게인)', '태양의 눈물', '클래식', '멀리있기' 등 KCM의 히트곡들을 만든 조영수 작곡가가 KCM과 15년 만에 다시 만났다.

"MSG워너비를 준비하고 있었을 때, 조영수 형이 곡의 데모를 보내줬다. 그런데 곡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 지석진 형도 모니터를 하면서 발라드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영수 형도 저를 많이 생각하면서 곡을 썼다고 하시더라. 영수 형 특유의 느낌과 2000년대 초반에 저랑 함께 했을 때의 향수가 조금 느껴지면서 제가 부르게 됐다."

특히 이번 타이틀곡에 대해 KCM은 '가장 편안하게 부른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편견 없이 편안하게 들어줬으면 좋겠다"면서 "지금까지 나온 곡 중 가장 편하게 부른 것 같다. 리스너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저의 의도는 거의 다 빼고, 영수 형이 원하는 방향대로 불렀다. 신인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앨범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KCM은 "저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뉜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서도, 그렇게 해선 저만의 시그니처가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공존했다. 예전부터 갖고 있는 저의 딜레마 같다"라며 "20주년이 되고서 선배들의 말을 많이 들었다. 이제는 리스너분들이 편하게 부를 수 있는 곡으로 방향을 잡아보자고 했다. 제2의 KCM은 부담스럽기 보다는 편안한 아티스트로 보이기 위해 새롭게 마음을 다짐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저만의 시그니처는 높은 음역대에서 나오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반면에 편하게 듣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더라"며 "(김)범수 형이랑 얘기를 많이 했었다. '네가 잘하는 것은 너무 많이 보여줬다', '네가 이렇게 하는 것을 다 아니까 편안한 방향으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던 말이 크게 반영됐다. 지키고 싶었던 것을 조금 더 내려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을 제외한 11곡은 모두 KCM이 작곡했다. 특히 첫 번째 트랙 '우리들'은 첫 팬송으로, 지난해 열었던 20주년 콘서트에서 공개했던 곡이다. KCM은 해당 곡의 영감을 팬들의 메시지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1번 트랙 '우리들'의 부제가 'To my fans'다. 이번에 20주년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예전에 저를 좋아해주셨던 팬분들이 메시지를 많이 보내왔다. 그게 너무 뭉클했고, 그때 큰 영감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들'을 제목으로, 공연을 얼마 안 남기고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제가 받은 메시지들을 보면서 가사를 쓰고, 녹음도 가이드가 된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 엔딩곡으로 '우리들'을 부르게 됐다. 마지막에 가장 크게 팬분들과 교감했던 곡이고, 그래서 앨범 타이틀도 '우리들'이 됐다."

또한 그는 2021년에 발매했던 9번 트랙 '오늘도 맑음(Dear Dad)'에 대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버지께 한 번씩 인사드리러 갈 때 깔끔하게 차려입고 가면서 썼던 곡이다. 그날따라 구름 한 점 없이 날씨가 정말 좋았다. 힘들 때 아빠한테 찾아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찾아가는 길이 가장 위로가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제로 Dear Dad라고 썼지만, 이 얘기를 20주년 콘서트 때 처음 했다. 그 얘기를 하고 나니 눈물이 나서 노래를 못 부르겠더라. '오늘도 맑음'이 이제 제일 부르기 힘든 곡이 됐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돌아본 KCM의 20년은 어땠을까. 그는 "한 직업을 가지고 20년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다 감사한 일이더라. 후회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그마저도 감사한 일이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제가 꼭 지키는 두 가지가 있다. 선배를 만나면 먼저 가서 인사하기, 방송 스케줄을 포함한 모든 약속에는 무조건 30분~1시간 일찍 도착하기다"라며 "그것들이 제가 오래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감사한 20년이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달려온 KCM은 앞으로의 행보에도 기대를 갖고 있었다. 자신의 목소리에 누구보다 큰 애정을 가진 그는 오랫동안 음악을 하는 가수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저는 제 목소리를 정말 좋아해요. 누구보다도 잘 알고, 누구보다 좋아하죠. 사실 앞으로의 뚜렷한 목표나 꿈, 행보는 없어요. 그저 지금처럼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80대, 90대의 제 목소리는 어떨까 궁금하거든요. 100세 시대인 만큼 나중에 무대에서 피아노, 기타 같은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불러보고 싶어요."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미지나인컴즈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