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풍’ 나문희·김영옥·박근형, ‘시니어벤져스’가 그릴 우정→노인의 삶 [종합]
- 입력 2024. 01.23. 17:37:45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연기 내공 도합 195년차에 빛나는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이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으로 만났다. 이들은 16살, 그 시절의 추억 속으로 ‘소풍’을 떠남과 동시에 노인의 삶을 조명하며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소풍'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소풍’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김용균 감독, 배우 나문희, 김영옥, 류승수 등이 참석했다.
이어 “감히 그 마음을 짐작하기 힘들어서 연출을 어떻게 할지 난감한 적 많았다. 제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제가 어떤 방향을 정하거나, 마음에 확신을 가지고, 이렇겠다고 감히 연출한다는 게 어쭙잖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계속 여쭈어봤다”라며 “제가 첫 번째 관객으로서 지켜보는 매력이 컸다. 관객들도 고스란히 닿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영화는 실제로도 오랜 우정을 자랑하는 나문희, 김영옥이 영화 속에서도 ‘찐친 케미’를 발산한다. 나문희는 “연기를 계속 해왔는데 이게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연기가 따로 있는 것 같다. 이 역할은 김영옥 씨와 저 아니면 그만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다. 아직도 건강만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김영옥은 “이 이야기가 오래 됐다. 영화 하나가 탄생하는 게 어려움이 많더라. 제가 영화 전체를 하고, 보고 느낀 건 두 노인의 이야기가 이뤄지는 게 차츰 자식들이 어떻게 대처해줘서 편안하게 살다 가게 할 수 있을까, 작품 전체의 힘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나문희는 “우리 영화가 노인네만 나온다니 투자자가 없었다. ‘아이 캔 스피크’ 제작사 대표님, ‘열혈남아’ 제작사 대표님들이 큰 용기를 내줘서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 진심과 진심이 모였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극중 나문희, 김영옥의 뽀뽀 신이 등장하기도. 나문희가 “김영옥 씨와는 뽀뽀 많이 해도 된다. 화면에 보인 것만큼 못 했다. 더해도 되는데 정말 좋았다”라고 하자 김영옥은 “화면에 나온 것보다 우린 더 절친하다고 볼 수 있다. 찐친을 얻은 것 같다. 전화도 더 많이 하며 매일 하고 있다”라고 우정을 자랑했다.
두 사람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김용균 감독은 “제가 선생님들을 캐스팅한 게 아니다. 캐스팅된 선생님들이 저를 캐스팅해주셨다”면서 “기획자, 시나리오 작가와 나문희 선생님, 김영옥 선생님과 구두로 계약되어 있는 상태에서 저를 만나게 됐다. 저도 몇 년 전에 어머님을 보낸 경험이 있다. 그런 찰나에 나에게도 이건 다가올 이야기구나, 노인의 일상을 소풍처럼 다룬다는 게 힘들겠구나, 나에겐 좋은 작품이 되겠다는 직감을 느꼈다. 제가 간절히 시켜달라고 매달린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 속에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영화에 최초로 삽입됐다. 김용균 감독은 “저희 영화가 80대분들이 나오는 80대 삶을 다루는 이야기지 않나. 연출자로서 영화 음악을 사용할 때 아이러니함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음악감독님이 보사노바 풍을 제안해주셨을 때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채워지지 않았다. 마무리를 장식해줄 위로, 희망, 포근함일 수 있는 복합적인 감정의 곡이 필요했다”면서 “편집실을 가는데 우연히 이 곡을 들었다. 임영웅님의 곡이 정말 잘 어울릴 텐데 싶더라.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저희 제작진이 온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썼다.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님이 출연하며 이런 이야기다라고. 그리고 임영웅님이 어르신들에게 정말 잘해주시지 않나. 돈을 떠나 음원 저작권료를 따로 기부하셨다.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 정말 감사드리고, 지지해주시는 영웅시대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비화를 밝혔다.
임영웅의 팬이라는 김영옥은 “‘모래 알갱이’를 살짝 틀었는데 잔잔하지 않나. 음악감독이 매칭 시키면 좋겠다 싶었나보다”라며 “악조건에서 허락한 거라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영화에는 나태주 시인의 손글씨 타이틀과 헌정시가 등장한다. 김용균 감독은 “김영옥 선생님이 나태주 시인의 시를 오디오 녹음하셨다. 촬영이 끝나는 날 시집을 선물 받았는데 선생님 덕분에 읽게 됐다. 회고를 나태주 시인이 써주면 좋겠다 싶어 이번에도 제작진이 읍소했다. 배우님들과 우리 이야기에 바로 공감해주셔서 시도 써주셨더라. 너무 감사한 일이 이 작품에 오는 게 작품과 선생님들의 공인 것 같다”라고 했다.
‘소풍’은 오는 2월 7일 설 연휴 극장가에 개봉된다. 김용균 감독은 “너무 감사하게도 ‘소풍’이 구정에 개봉하게 됐다. 구정은 고향 가는 날이다. 고향은 마음의 안식처 같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마음속에는 자신만의 안식처가 있는 것 같다. 고향은 떠올리기만 해도 몽글몽글해지지 않나. 가슴시리고, 애틋한 감정이 있는 것 같다. 그 감정들을 배우님들이 잘 표현해주신 것 같다. 관객들도 보시고, 공감해주시고, 사랑하는 사람끼리, 가족, 친구끼리 팔짱 한 번 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나문희는 “롯데에서 우리 영화를 배급하는데 12월부터 기다렸다. 손꼽아 많이 기다렸다. 우리 영화가 감히 구정에 상영이 되니까 축복받은 것 같고 감사드린다. 관객 여러분들도 구정 때 ‘소풍’을 보면서 따뜻하게 보내시길”이라고 소망했다.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2월 7일 개봉.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