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거란전쟁' 지승현, 양규 장군 향한 깊은 진심[인터뷰]
- 입력 2024. 01.24. 15:54:31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배우 지승현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고려를 지킨 양규 장군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인기상, 우수상까지 거머쥐는 등 호평을 이끌어냈다. "양규 장군을 알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누구보다 진심으로 임한 지승현이다.
지승현
6, 7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그는 "뜻깊은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 마지막 전투를 3일 동안 찍으면서 고생했는데 잘 나온 거 같아 다행이다. 정말 한 획을 긋는 장면이 아닐까"라며 "많은 분들이 알게 된 거 같아 뿌듯하고 숙제를 잘 마친 거 같아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냥 단순히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훈련이 잘 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연출, 편집 등 기술적인 부분으로도 잘 나와서 저의 연기도 잘 보여드릴 수 있었던 거 같다. 양규 장군이 너무 멋있는 인물이라 저도 많이 사랑해주신 거 같다. 잘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너무 행복했다. 또 '꼭 양규 장군을 알리겠다'고 했었는데 그렇게 돼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가 진정성을 가지고 임했기 때문에 양규 장군의 캐릭터가 살 수 있었다. 그는 "캐릭터 빌드업을 할 때, '정치가는 정치를 잘하고 맡은 바를 잘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안성기 선배님의 대사를 인용하기도 했는데 그런 정신을 가지고 갔던 거 같다. 진정성 하나만 가지고 표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지승현은 극 초반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무게감을 잃지 않으며, 양규 장군을 알리는 데에 한몫했다. 흥화진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이후 거란군에 맞서 온몸으로 화살을 맞고 장렬하게 전사는 과정을 심도 있게 그려내며 지승현을 향한 호응도 이끌어냈다.
이로 인해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우수상에 이어 인기상까지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인기가 어느 정도 있는지 잘 몰랐다. 넷플릭스에서도 같이 오픈되면서 젊은 분들의 호응도 이끈 힘이 됐던 거 같다. 볼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하다 보니까 잘 활용한 케이스가 된 거 같다.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제는 퓨전 사극도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과하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상을 받았을 때 머리가 정말 하얘지더라. 제가 받을 상이 아니라 생각해서 더 생각을 못했던 거 같다. 양규 캐릭터를 정말 많이 사랑해주셨구나 싶다. 아직 트로피를 받지 못했는데 제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받고 나면 정말 실감이 날 거 같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인기에 대해 제작진, 함께 한 배우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촬영, 분장의 신들이 모여서 시너지가 난 거 같다. 성공의 요인 중 하나가 된 거 같다"며 "그리고 CG도 한몫한 거 같다. 편집, 음악 하나 하나가 모두 완벽했다. 진정성 있게 다가갔기 때문에 더 사랑해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총 32부작으로 제작되는 '고려 거란 전쟁'에서 중간에 하차하는 아쉬움을 없었을까. 지승현은 "아쉽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드라마가 끝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시원하다. 더 한다고 해서 더 좋은 연기와 그림을 보여드릴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현장에서 불살랐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오히려 안 들었다. 그만큼 집중하고 불태웠던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지승현은 2007년 드라마 '히트'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어느덧 데뷔 16년차를 맞았다. 그는 "데뷔 초에는 낮은 목소리 때문에 '목소리를 왜 그렇게 까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 단역을 많이 경험하면서 지금의 자양분이 된 거 같다. 안 해 본 역이 없을 정도다.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거 같다"고 전했다.
'고려 거란 전쟁'을 통해 전성기를 맞게 된 그는 "빨리 잘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일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는 어른 멜로도 해보고 싶다. 많이 연락 달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또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 것에 대해 "처음 상을 받은 작품이다 보니까 의미가 남다르다. 너무 심각하게 연기를 생각하게 될까봐 늘 그랬었다"며 "일이 잘 안 풀리면 심각하게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부정적인 에너지를 가져오게 되는 거 같았다. 하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잘했다'고 칭찬해주신 걸로 알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연기를 진지하게, 침착하게 잘 해나가고 싶다"고 마음을 다졌다.
끝으로 지승현은 "역사적으로는 나와있지만, 앞으로 각 인물들이 어떤 대사를 주고 받을지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려고 기대하고 있다. 끝까지 사랑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빅웨일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