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연 배우 출연료 회당 10억" 드라마 제작산업 악순환 토로
- 입력 2024. 01.25. 17:04:50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가 비싼 제작비와 일부 톱스타의 출연료 등 현 드라마 제작 실태를 꼬집으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25일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협회 사무실에서 드라마 산업의 위기와 해결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주연급 출연료 인상으로 인한 총제작비의 상승 문제와 그에 따라 발생하는 제작완성도 저하 등,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며 제작 능력은 더욱 위축, 약화되며 드라마 제작 산업의 악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드라마 제작의 위축은 필연적으로 K-콘텐츠의 중심축인 한국방송영상산업의 위기로 이어지는 만큼, 총제작비 상승 문제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 방송사 참석자는 "수없이 많은 일을 하면서 여러 협상의 과정에서 늘 생기는 문제가 연기자 출연료인데, 주연은 이젠 억소리가 아니라 회당 10억 소리가 현실이고, 이젠 어떠한 자구책을 찾아야만 할 때가 왔다"면서 "더욱이나 줄어든 편성을 놓고, 제작사들이 그나마 편성이 용이하게 담보되는 연기자들의 요구대로 회당 수억 원을 지불해가며 제작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으며, 이는 또다시 제작비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현 드라마 제작 실태를 전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최근 작품을 준비하면서 배우들의 캐스팅을 진행했는데 회당 출연료를 4억원, 6.5억원, 7억원을 불렀다. 요즘 출연료 헤게모니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플랫폼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는 언론이나 기사들에서 보는 수치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지급한다"며 합리적이고 건강한 생태계를 위한 출연료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렇게 제작비의 큰 비중을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료에 사용되다 보니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힘든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제작비에서 50%가 출연료로 지출된다고 봤을 때 가격 대비 좀 더 합리적인 배우를 캐스팅하여 촬영이나 미술에 제작비를 더 투입함으로써 더 경쟁력 있고 더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 명의 배우에 올인하여 캐스팅하고, 사업적 경쟁력을 올리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출연료 지급 방식의 또 다른 의견으로는 제작 편수와 상관없이 기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도 거론됐다. 회당 출연료를 회차로 지급할 게 아니라 총 촬영 일수, 촬영 시간 등으로 출연료를 지급하자는 방안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중국은 배우 출연료가 총 제작비의 40%를 넘길 수 없고 출연료 중 주연급의 출연료는 70%를 넘길 수 없다고 들었다"고, 한 제작사 관계자는 "출연료도 작품당 통 금액에서 상승분을 따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회당 단위로 출연료를 올리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출연료 협의를 하다 보면 방송과 OTT의 출연료 차이가 크게 난다. 방송에선 400만원 받는 배우가 OTT에선 1,500만원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출연료 구조를 볼 때 5,000만원 이하의 배우가 10% 인상을 한다 해도 500만원으로 심히 부담되지는 않겠지만, OTT로 넘어가면서 배로 뛰고, 다시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당 수억원에 이르는 스타 배우들의 인기에만 편승하지 말고, 철저한 오디션을 통하여 검증된 연기자들을 과감하게 기용하고, 연출과 촬영, 미술 등에 제작비를 더 많이 할애하여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정부의 IP 보유 권장 정책하에 선제작하는 작품의 편수가 과거 2년 동안 크게 늘었으나 방송사의 상황 악화로 인해 제작을 다 마치고도 표류하고 있는 작품이 20편 가까이 되며, 이에 약 3,000억원 정도가 잠겨있다고 하는데 이는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가져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이에 시급하게 정부 유관기관이 나서서 해소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