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조언”…‘데드맨’ 이름값 증명할까 [종합]
입력 2024. 01.29. 17:27:35

'데드맨'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2006년 봉준호 감독 ‘괴물’의 공동 각본을 맡은 하준원 감독이 직접 감독과 각본을 맡은 ‘데드맨’이 베일을 벗었다. “우리는 과연 책임을 지고 사는가, 이름값을 하고 사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라며 하준원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처럼 영화는 ‘이름값’을 제대로 증명할까.

29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하준원 감독, 배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 등이 참석했다.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이 ‘데드맨’을 통해 첫 호흡을 맞춘다. 조진웅은 “김희애 선배님은 더 이상 말씀 드릴 게 없을 정도로 협업한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다. 너무 행복했다. 디테일한 에너지가 상당히 좋았다. ‘나는 감히 들이대지도 못 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수경이는 제가 작업하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캐스팅 소식을 접했다. 저녁자리 동료들에게 물어봤더니 다들 축하한다고 하더라. 왜 칭찬을 받아야하는가는 현장에서 혁혁히 느꼈다”라고 칭찬했다.

김희애는 “조진웅 씨가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연기를 오래 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부끄러운지. 반성 많이 한다”면서 “조진웅 씨는 배우로서 좋은 분이지만 실제로도 더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인 분이다. 안팎으로 매력적인 분이라 행복했다. 이수경 씨는 무색무취, 너무 깨끗하고, 얼굴이 막 바뀌는 것 같다. 어떨 때는 지성이 넘쳐 보이고. 앞으로 이수경 씨가 출연하는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이수경은 “당연히 선배님 두 분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현장에서 두 분의 다른 점은 진웅 선배님은 역할이 카리스마 있어 어떨까 궁금했는데 말랑말랑한 분이더라. 촬영이 굉장히 즐거웠다”라며 “희애 선배님은 같이 찍은 촬영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감독님처럼 희애 선배님은 전체를 보신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 저렇게 하실까 궁금하고, 존경스러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들의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본 하준원 감독은 “시나리오를 구현해주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며 저의 첫 데뷔작이다 보니 감흥이 컸다. 오랫동안 쓰인 시나리오고, 글자 하나하나가 연기로 구현됐을 때 제가 느낀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상당히 힘든 부분인 것 같다”라며 “모든 장면에서 저 스스로 감동받으면서 모니터를 지켜봤다. 한 장면을 꼽기 힘들 정도로 저에게는 영광스러운 배우들과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조진웅은 극중 하루아침에 바지사장계 에이스에서 ‘데드맨’이 된 남자 이만재 역으로 분한다. 그는 “책을 읽고, 잘 쓰여진 이정표라는 생각을 했다. 알고 보니 감독님이 집필 전에 이런 거리에 대한 취재를 5년간 하셨다더라. 충분히 담겨있었다”라며 “신인감독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요즘 현장의 파트가 굉장히 훌륭하다. 본인이 가진 에너지, 진정성만 있으면 된다. 감독님은 현장에서 화 한 번 안 내시고, 많이 풀어주셔서 만재가 이 상황에 뛰어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희애는 지략과 강단으로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컨설턴트 심여사 역을 맡는다. 그는 “첫 번째도 대본, 두 번째도 대본일 정도로 책이 재밌었다. 전문용어, 경제용어가 나오니 어떻게 된 이야기인가 또 보게 되더라. 요즘 N차 관람을 많이 하지 않나. 저희 영화는 1, 2번 더 보신다면 못 본 부분을 다시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아버지를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이만재는 살아있다’ 채널 운영자 공희주 역의 이수경은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진 않았다. 그러나 극 전체를 다 이해하고 있어야 했다. 온전히 다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촬영이 끝나고 난 뒤에도 자신이 없었다. 오늘 완성된 영화를 보고 많이 이해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데드맨’은 지금껏 본 적 없는 바지사장 세계의 실체를 파헤친다. 바지사장이란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명의만 빌려주고,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서류상의 대표를 일컫는 단어다. 바지사장을 소재로 한 이유로 하준원 감독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름값, 책임이었다. 그래서 바지사장을 택했다”라며 “정경유착을 비판하기보다 한국사회에 대해 생각해보려 했다. 개인에서부터 자본, 권력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과연 책임을 지고 사는가, 이름값을 하고 사는가란 질문을 마음속에 오래 전부터 있었다. 고민을 대중, 상업영화로 풀었을 때 어떻게 보일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특정사건과 인물과는 전혀 무관하다. 기시감이 든다고 하면 한국사회, 정치 등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주제의식을 표현해야하는 사람 입장에선 관찰해야 한다. 특정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괴물’의 각본을 공동 집필하고, ‘데드맨’으로 첫 장편영화에 도전한 하준원 감독은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어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쉽고, 전달할까가 후반작업의 키포인트였다. 영화작업 시기에 비해 흐름이 너무 많이 바뀌고 있어 편집 감독님과 음악 감독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어떤 호흡과 리듬으로 접근해야하는지 조언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의 조언도 더해졌다. 하준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은 아주 초창기 때 1차 편집본을 보셨다. 최종 영화는 토요일, GV 때 보실 것 같다”라며 “대본에 있어선 여러 차례 수정본, 초고를 보여드려 조언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대본 리뷰를 해주실 때 신 바이 신으로 자세히 해주셨다. 곳곳의 문어체 같은 대사를 디테일하게 짚어주셔서 도움 받았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연출의 주안점은 아무래도 제가 하고자하는 테마를 어떻게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가였다. 아쉬움은 당연히 첫 데뷔작에 있어 실수투성이다”면서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도움으로 한 컷 한 컷을 만들어 갔다. 후반작업 기간이 코로나 때문에 길어지면서 편집을 굉장히 오래 열심히 했다. 물론 아쉬움이 남지만 최선을 다한 작품”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다. 오는 2월 7일 극장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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