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누굴 위한 방송인가…'이혼할 결심', 정서적 아동학대 논란
- 입력 2024. 01.29. 19:59:44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누굴 위한 방송일까. 아무리 가상 이혼이라지만, 부모의 이혼 상황을 자녀들도 겪게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서적 아동학대로까지 번지며 논란의 중심에 선 '이혼할 결심'이다.
'이혼할 결심'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하 '이혼할 결심')'은 결혼 45년차 이혜정-고민환 부부를 비롯해 결혼 10년차 정대세-명서현 부부, 결혼 4년차 류담-신유정 부부가 출연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파격적인 콘셉트의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난 28일 '이혼할 결심' 3회에서는 정대세, 명서현이 가상 이혼에 합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대세가 처가살이를 끝내고 분가해 독립하기로 했다. 그렇게 가상 이혼 합의서와 친권 포기서를 쓴 정대세는 딸과 아들을 불러 가족이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프로그램 설정이기는 했지만 정대세는 아이들에게 직접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것에 심적으로 부담이 됐다. 그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아무 죄가 없지 않나. 이야기를 하기 전에도 조심스러웠다"라며 "아이들한테 어떻게 전하면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더라"라고 말했다.
아내 명서현 역시 "엄마, 아빠가 집을 또 하나 샀다. 엄청 좋겠지?"라며 애써 밝은 척에둘러 표현했지만, 아이들에게 이혼을 설명하는 과정 속 힘든 내색이 역력했다.
아들도 무언가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듯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아들은 "슬프다. 집 사지 마라. 가족이 더 좋다. 엄마, 아빠랑 같이 살고 싶다. 왔다 갔다 하고 싶지 않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를 들은 정대세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더라. 오죽하면 그런 말을 하겠냐"고 안타까워했다.
아무리 가상이라지만, 45살 성인인 이혜정 아들도 부모의 이혼 앞에서는 슬픔을 가눌 길이 없었다. 부모의 갑작스러운 이혼은 나이를 떠나 자녀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대세의 자녀들은 고작 10살, 8살이었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방송 후 시청자들의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이혼 시물레이션으로 부부,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어린 자녀들까지 동원되는 것은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부부의 갈등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를 만들어보고자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불안함을 심어주고 상처를 내는 꼴이 된 셈이다. '건강한 부부' 관계 만큼이나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도 중요해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서적 아동학대라는 강도 높은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아직은 상황극이라는 방송 시스템을 온전히 인지하기 힘든 아이들의 경우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와 관련해 제작진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로, 향후 방송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N '이혼할 결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