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강아지·JK필름…‘도그데이즈’의 치트키 [씨네리뷰]
- 입력 2024. 02.06. 08: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새해를 여는, 설 연휴에 잘 어울리는 영화다. 예상 가능한, 어쩌면 뻔하고 오글거릴 수 있는 스토리지만 배우들의 앙상블이 따뜻한 온기를 더한다.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의 이야기다.
'도그데이즈'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윤여정)는 무뚝뚝하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나 하나뿐인 가족 완다에게 만큼은 누구보다 다정하다. 민서는 큰 성공을 거두고, 모두의 존경을 받는 대상이 되지만 집에서 혼자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완다와 일상을 보내는 것만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깔끔한 성격의 계획형 싱글남 민상(유해진)은 ‘영끌’해서 산 건물의 세입자이자 동물병원 원장 진영(김서형)과 매일 티격태격한다. 그러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민서가 진영의 동물병원 고객이라는 걸 알게 된다. 민상은 진영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두 사람은 한 걸음 씩 가까워진다.
한편 정아(김윤진), 선용(정성화)은 지유(윤채나)를 입양한 초보 엄마, 아빠다. ‘가족’이 되고자 노력 중이던 이들은 우연히 길 잃은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나게 된다. 이 강아지는 민서가 애타게 찾던 완다다. 지유는 완다를 임시 보호하며 조금씩 정아와 선용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정성화, 김서형, 다니엘 헤니, 이현우, 탕준상, 윤채나 등이 주연이다.
영화는 세대, 직업, 개성, 상황 모두 다른 이들이 ‘반려견’을 매개로 관계를 맺는다. 각 인물들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기에 굳이 반려견을 키우지 않아도 각자 다른 포인트에서 힐링과 위로를 받아갈 수 있다. 특히 엔딩에서는 마치 퍼즐 조각 같았던 9명의 인물들이 퍼즐 전체를 이루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억지스럽지 않다. 윤여정이 분한 민서가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는 위로는 현대 사회의 멋진 어른의 참모습을 보여주며 깊은 잔상을 남긴다. 진우 역의 탕준상과 케미 역시 돋보인다. 유해진, 김서형의 뜻밖의 멜로 조합도 신선하다.
다만 뻔한 소재와 밋밋한 스토리가 아쉬움을 남긴다. 아이와 동물, 관계와 성장 등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요소들을 다 넣었지만 그 깊이는 얕다. 이야기의 빈약함을 강아지의 귀여움으로 덮는 듯한 느낌이다.
‘도그데이즈’는 ‘해운대’ ‘국제시장’ ‘하모니’ ‘공조’ 시리즈, ‘그것만이 내 세상’ ‘영웅’ 등을 제작한 JK필름의 신작이다. 오는 7일 극장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20분. 12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