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카 입성한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韓관객과 인연 맺는다[인터뷰]
- 입력 2024. 02.06. 11:29:23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셀린 송 감독의 첫 연출작 '패스트 라이브즈'가 '기생충', '미나리'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셀린 송 감독
6일 오전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국내 개봉을 앞두고 감독 셀린 송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 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이것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가 영화도 찍고, 과거를 돌아볼 수 있게 됐고, 두고 온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며 "뉴욕에서 함께 작업했던 모든 사람이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영화에는 겉으로만 한국적인 게 아니라 철학, 이데올로기도 한국적인 부분이 많이 드러나 있다. 자전적이기 때문에 제 안에 있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온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셀린 송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고 공개 후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 1년이 지난 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받으며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됐다. 제일 놀라운 건 데뷔작이 뽑혔다는 것이다. 정말 영광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만 알 수 있는 인연이라는 감성을 전 세계 관객들이 받아들여 주는 모습이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영화 콘셉트인 '인연'이라는 의미에 대해 재차 짚어주기도 했다. 한국적인 정서를 깊이 있게 담아낸 각본을 비롯해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로 전 세계 언론과 평단, 관객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대륙을 가로지르고 수 십년의 시간이 지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린아이부터 나이 들었을 때까지 비주얼하게 보여져야 했다. 미국, 한국 모두 느껴야만 했다"며 "지금 우리가 이렇게 만나고 있는 것 또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언제든, 어디든, 누구든 두고 온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중 우주를 넘나드는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 여러 시공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스치는 인연도 있지만, 특별한 인연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러시아 인형처럼', 애플TV+ '더 모닝 쇼' 시즌2에 출연한 그레타 리와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유태오가 섬세한 감정연기로 진한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셀린 송은 유태오와의 호흡에 대해 "오디션 테이프를 받았다. 오디션 테이프를 많이 받았는데 '이 배우랑은 다시 만나고 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어서 콜백을 했다. 코로나 시절이라 뉴욕에서 줌으로 3시간 동안 대화하고 연기도 해보고 했다. 딱 맞는 캐릭터라고 느꼈다. 영화 출연을 결정지은 그날 유태오 배우가 신인상을 탔다"고 말했다.
'패스트 라이브즈'가 글로벌 활약을 이어가면서 제2의 '기생충', '미나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그는 "너무 다른 영화라고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 영화고, '미나리'도 한국계 미국인 영화지만 또 다르기 때문에 사실 부담감보다는 좋다"라며 "또 자랑스럽다. 이렇게 다른 결의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다함께 사랑받는 것이 너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셀린 송은 "이민자라는 정체성은 한국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의 삶 속에 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든 것들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생충'이 너무 좋은 영화고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굉장한 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한국적인 요소가 있는 우리 영화도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거 같다"고 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셀린 송은 "한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고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서포트를 해주고 계셔서 감사하고 꿈만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긴장되지만 많은 분이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빨리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 어떻게 봐주실지 긴장되고 신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