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꽃' 장동윤이 끝내 피워낼 꽃 [인터뷰]
입력 2024. 02.10. 08:00:00

장동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장동윤의 1년은 365일이 아닌 것 같다. 그는 지난 2023년 한 해동안 무려 여섯 작품에 출연하고, 심지어 직접 연출에도 참여했다. 자신의 꽃을 피우기 위해 장동윤은 쉬지 않고 도전하고 있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극본 원유정, 연출 김진우/이하 '모래꽃')는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장동윤)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주명)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장동윤은 "굉장히 애정을 가지고 연기한 캐릭터였는데, 무사히 종영하게 돼서 뜻깊다"며 "이번 작품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모두 스트레스가 적어서 힐링하면서 촬영한 것 같다. 대구에서 출퇴근하며 촬영을 해서 일을 했다기 보다는 좋은 추억을 잘 만들고 떠나 보내는 기분"이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장동윤은 고민 없이 '대본'을 꼽았다. 그는 "일단 대본이 너무 좋았다. '모래꽃'을 보신 분들이 느꼈던 재미를 저도 대본을 보면서 느꼈었다. 함께 참여했던 배우분들이나 동료분들도 모두 다 재밌는 대본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향을 탈 만한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재밌고 좋은 대본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대본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새로운 실험을 한다는 도전에 대한 거리낌보다도 대본이 재밌어서 하고 싶은 마음이 훨씬 더 커서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모래꽃'은 국내 최초로 씨름을 소재로 한 드라마로, 장동윤은 극 중 해체 위기의 거산군청 씨름단 소속 태백급 선수 김백두를 연기했다. 씨름이 생소한 만큼 장동윤 역시 작품에 임하기 전, 많은 준비를 해야만 했다.

"제작사에서 배우들의 씨름 훈련을 위해서 준비해주셨다. 전설적인 장사이신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이태현 교수님이 레슨을 해주셨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한 두 달 정도 연습하고, 저는 씨름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촬영 중간중간에도 훈련을 했었다. 씨름 장면들이 꽤 본격적으로 나와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저도 한 명의 시청자로서 씨름 자체가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에 반해 국제적인 인지도가 조금 떨어진다. 그래서 더 활성화되고, 잘 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생길 정도로 애정이 생긴 것 같다."

씨름 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장동윤은 무려 14kg을 증량했다. 평소 65~67kg을 유지하다가 작품 전 80kg까지 찌웠다고. 그는 "피자도 많이 먹었고, 평소에는 술도 자제를 많이 하는 편인데, 증량 할 때는 친구들의 술자리 권유를 피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하며 웃었다.

"나중에 80kg일 때 촬영했던 장면들을 보면 배도 많이 나오고, 살이 찐 게 제 눈에도 보이더라(웃음). 그래도 가장 씨름 선수 답게 듬직한 모습이었다. 물론 고민도 많았다. 제가 내려놓아야 될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가 포기를 한다기 보다는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경기 중에도 거의 팬티만 입고 출연하는 것과 다름 없다. 하지만 저를 김백두 캐릭터로 계속 생각하다 보니 충분히 받아들이고 도전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당당하게 촬영했었다."

증량 만큼 촬영 중 체중을 유지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장동윤은 "80kg은 3개월 정도 지속했는데, 촬영 중에도 계속 체중이 왔다 갔다 했다. 촬영이 힘들면 조금 빠져서 후반부에도 많이 빠졌다. 백두가 많이 뛰기도 하고, 땀도 엄청 흘려서 많이 먹어도 칼로리 소모가 많았던 것 같다. 들쭉날쭉 한게 제가 봐도 보이더라"고 털어놨다.

장동윤은 촬영을 마치고 감량까지 무사히 마쳤다. 그러면서도 감량에 대해 "솔직히 힘들었다"며 "제가 고무줄 체형인데, 과거에 비해서 감량이 조금 힘들어진 것 같다. 예전에는 운동이나 식단을 조금씩만 해도 잘 빠졌던 것 같은데, 이번엔 초강수를 두지 않으면 빠질 생각을 안 하더라. 최근에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잘 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모래꽃'에서는 20년 만에 재회한 소꿉친구 김백두, 오유경, 주미란(김보라), 곽진수(이재준), 조석희(이주승)와 시골 마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민현욱(윤종석)까지, 청춘 6인방의 케미도 돋보였다. 극 중에서 친구 사이로 등장하던 장동윤, 이주명, 윤종석, 김보라, 이재준, 이주승 등은 실제로도 친한 사이라고.

"모래꽃 6인방의 나이가 다 비슷하다. 서로의 나이 터울이 5살 이내로 끝난다. 그래서 정서적으로도 잘 통하는 또래 배우들이고, 드라마에 잘 어울리는 나이대였다. 확실히 정서적으로도 배우로서 비슷한 나이대에서 고민하는 지점도 비슷했다. 이 드라마에 그런 점들이 좀 잘 묻어나서 케미가 잘 이루어지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만약에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면, 이만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노력이 많이 필요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정말 수월했다."

특히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주명 배우에 대해서는 "가족 같은, 남매 케미"라고 설명했다. 장동윤은 "제가 현장에서는 말도 많이 하고,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는 편인데, 가끔 그게 과한 측면이 있다.(웃음) 상대 배우가 부담스러워 하거나 어느 순간 반응을 안 해주면서 장난스럽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주명과는 케미가 굉장히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연기 케미도 좋았고, 실제로는 남매 케미였다. 서로 잘 챙겨주고 생각하고, 작품에 대한 고민 등 대화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 고맙고,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지난해 장동윤은 드라마 '오아시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모래꽃', 영화 '롱디', '악마들' 그리고 자신이 연출한 영화 '내 귀가 되어'까지 총 6작품으로 찾아왔다. 쉴새 없이 열심히 달려온 이유를 묻자 그는 "워커홀릭의 기질이 있다"며 일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일에 대한 욕심이 있고, 목마름도 아직 있다. 사실 배우라는 직업이 물리적으로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만 따졌을 땐 직장인보다 적다. 직장인들은 매일 출근지만, 주인공은 촬영 현장이 주 52시간 돌아간다고 해도 52시간을 모두 촬영하지 않는다. 물론 촬영을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들도 일에 포함시킨다면 달라지겠지만, 촬영 현장에 있는 모든 인물들 중에 배우가 가장 물리적인 노동 시간이 짧다. 그래서 저는 힘들다고 불평을 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인드로 일하다 보니 남들보다 더 욕심 내고 열심히 해도 이게 당연한 게 아닌가 생각하는 것 같다."

지난해 공개됐던 여섯 작품만 살펴 보아도 정말 다양한 장르, 역할이었다. '악마들'에서는 악역을, '오아시스'에서는 전라도 사투리를, '모래꽃'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장동윤은 매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안 해봤던 것에 대한 시도를 좋아한다"며 "작품을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데 워커홀릭 기질도 있다 보니 목마름을 해소하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여전히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크기 때문에 그런 걸 해소하는 시간이 계속 되겠지만, 더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장동윤은 자신의 전성기가 늦게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도전하며 성장하고, 끝내 꽃을 피어내겠다는 그의 포부였다.

"저의 목표는 항상 비슷한 것 같아요. '하던 대로 하자'는 거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하다 보면 더디더라도 성장은 하고 있겠죠. 저는 언젠가는 올 전성기가 최대한 늦게 왔으면 좋겠어요. 전성기가 늦게 왔다는 건 그만큼 성장을 오래 한다는 거니까요. 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고,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갔으면 좋겠어요."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장동윤, EN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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