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다크 히어로 탄생?…'살인자o난감'의 물음 [OTT 리뷰]
입력 2024. 02.11. 08:00:00

'살인자o난감'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신이 내린 영웅인가, 심판 받을 악인인가.'

'살인자 난감', '살인 장난감' 혹은 '살인자 이응 난감' 작품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제목을 읽는 법도 달라진다. 이처럼 이탕의 살인 행위를 영웅으로 볼 것인지, 악인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계속해서 던지는 '살인자o난감'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o난감'은 지난 9일 공개됐다.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꼬마비 작가의 동명의 웹툰 원작으로 두고 있다.

제대한 지 6개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복학생 이탕(최우식)이다. 현실 도피를 위한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를 꿈꾸며 무기력한 삶을 살던 그는 아르바이트하던 중 진상 손님을 마주하게 됐고,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며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

첫 살인을 저지른 후 그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환각을 보기도 하지만 이내 자신이 죽인 사람이 연쇄살인범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해방감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이탕은 또다시 의도치 않은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우연이라고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듯하다. 연속 살인을 저지르며 당장이라도 경찰에게 잡힐 거 같은 상황이 펼쳐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죽인 자들은 '죽어 마땅한'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는 것이 밝혀지며 살인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심지어 CCTV를 파리가 가리거나 비가 내리며 증거가 훼손되는 등 기적처럼 모든 상황이 그를 돕는다. 모든 운이 그를 따르고 있지만, 본능적인 감각으로 이탕의 뒤를 추격하는 형사 장난감이 있다. 놀림당하지 않기 위해 형사가 됐다는 그는 운은 없지만, 뛰어난 직감으로 이탕을 쫓는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범죄자를 처단하는, 법을 지키는 것이 정의라고 말하는 인물이지만, 숨겨진 진실과 가까워질수록 큰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여기에 전직 형사이지만 살인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송촌(이희준)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특히 이탕의 범죄자 감별 능력을 신기해하면서도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사명감, 의협심이라고 칭한다. 비틀린 신념을 가진 그는 이탕의 반대편에 서서 대비되는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울러 히어로가 되고 싶었지만, 능력이 부족한 노빈(김요한)은 이탕의 살인 행위를 부추기는 사이드킥을 자처한다. 살인을 저지르는 이들이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죽이고 보니 나쁜 사람이었던 것과 나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또 뭐가 다를까. '살인자o난감'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과연 죽어 마땅한 사람이 있을까? '살인자o난감'은 악인에 대한 사적 심판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은 잊을 만하면 다시 상기시키곤 한다.

범죄자 감별해 살인을 통한 정의 구현을 하는 이탕을 보다 보면 디즈니+ '비질란테', SBS 드라마 '모범택시'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기존의 다크히어로물과는 또 다른 결을 띠고 있다. 치밀한 계획 따위는 없다. 얼떨결에 완전 범죄가 되는 상상력이 가미된 인물일 뿐이다. 그런 그가 성범죄, 마약 등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사회 문제들에 대해 나서 단죄하며 한편으로는 사이다를 안기기도 한다.

법을 지키는 것이 정의라고 하지만 법이 처벌하지 못한 자들을 처리하는 이탕을 응원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연한 살인을 통해 단죄자 혹은 살인마 그 사이를 오가는 묘한 감정 속 예측 불가한 스토리는 재미를 더한다. 정답이 있기보다 여러 가지 시선이 주어지며 보는 이들을 계속 생각하게 한다.


각 인물이 처한 상황과 딜레마에 빠지는 심리 변화를 색다르면서도 디테일한 연출로 담아내 눈길을 끈다. '타인은 지옥이다', '사라진 밤' 등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은 스릴러의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장면을 트렌디한 음악과 장면 전환으로 개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

참신한 연출만큼이나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이탕을 연기한 최우식은 평범했지만, 영웅이 된 양 자신감까지 얻게 된 살인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해냈다. 장난감 역의 손석구 역시 묵직하게 극의 중심을 잡아주며, 작품의 주제 의식을 계속해 떠올리게 하는 심리 묘사가 인상적이다. 통제불능 빌런 캐릭터를 맡은 이희준의 연기 변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후반부 긴박하게 흘러갈 것 같았던 스토리는 이탕과 송촌, 장난감의 관계성에 집중돼 있다 보니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스릴러라는 장르적인 쾌감보다 캐릭터의 심리적인 묘사를 중심으로 흘러가며 늘어지는 느낌이다. 또한 장르가 띠고 있는 잔혹함의 수위도 생각보다 높지 않다. 단 일부 노출 장면에 설 연휴 가족들과 함께 보다가 깜짝 놀랄지도.

'살인자o난감'은 총 8부작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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