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TNS' 이솜 "오히려 더 과감하게, '우진' 캐릭터 통해서 잘 놀았죠"[인터뷰]
- 입력 2024. 02.11. 09: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군가가 알맞은 때에 적절한 방법으로 자기도 알지 못했던 잠재력을 끄집어내 주는 순간이 있다. 배우 이솜에게 그런 존재는 전고운 감독이 아닐까. 이솜이 인생작 '소공녀'에 이어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LTNS'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 그다.
이솜
지난 1일 전편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극본·연출 전고운, 임대형)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과 사무엘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불허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이다. 극 중 이솜은 현실에 치여 돈도, 아이도, 관계도 없는 부부 사이로 인해 사나워진 아내 우진 역을 맡아 안재홍(사무엘 역)과 호흡을 맞췄다.
이솜은 'LTNS' 대본을 처음 봤을 때를 회상하며 "전고운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봐달라고 하셨었다. 첫 페이지부터 과감한 대사들이 나오더라. 수위가 높았다. 읽다보니 센 말맛이 재밌더라. 너무 재밌어서 소리를 내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순식간에 대본을 읽었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우진의 대사를 말하고 있더라. 그만큼 정말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이솜은 이번 작품에서 걸크러시 아내 우진으로 완벽히 동화되어 매 화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미묘한 눈썹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작은 추임새까지 그녀만의 디테일이 가득 찬 연기로 역동적인 캐릭터를 완성해 냈다.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이솜은 "시청자 반응들을 어떻게 찾아봐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캡처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많이 보여줬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반응은 '안재홍 이어 이솜도 은퇴?'라는 댓글이었다. 들었을 때 정말 감사하더라. 많이 내려놓고 보여주려고 했다. 그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다는 생각에 너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LTNS'는 과감한 소재, 신선한 시도로 'K-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선 처음으로 섹스와 섹스리스 부부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주목받았다. 부부간 사랑과 관계를 솔직하고 대담하게 풀어내 첫 공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있다.
"'LTNS'는 대사가 시원시원하다. 특히 우진의 대사가 그렇다. 나도 저런 성격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6회에서 우진과 사무엘이 비를 맞으면서 싸우는 신은 정말 재밌었다. 이해가 됐다. 현실에서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우진과 사무엘의 국밥집 신도 정말 좋아하는 신이다."
직설적이고 수위 높은 대사들을 소화하는 데 어려운 지점은 없었을까. 이솜은 "오히려 그런 대사나 신이 있으면 '과감하게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말맛이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대사를 강하게 하다 보니까 얼굴 표정도 자연스럽게 세지더라. 물론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금세 적응이 되더라. '우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놀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촬영 중 기억에 남았던 신으로는 우진과 사무엘이 서로의 비밀을 알고 난 후 극단적으로 싸우는 장면을 꼽았다.
"그 신은 대본으로 봤을 때 페이지가 많았다. 대사가 정말 많다. 감정선도 고조된 상태에다가 비를 맞으면서 연기를 해야 하는 신이었다. 이틀 동안 나눠서 촬영을 했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감정선도 계속 끌고 가야 하니까 힘들더라. 첫날에는 비와의 싸움이었다. '비를 이겨야 한다'라는 마음이 컸다(웃음). 온갖 비타민을 다 먹으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신을 찍을 때 배우들도 감독님도 주변 스태프들도 집중도가 어마어마했다. 특히 스태프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감사했다."
안재홍과는 '소공녀',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에 이어 'LTNS'까지 이번이 세 번째 작업이다. 이솜은 "이전 작품들에서는 사실 짧게 호흡을 맞췄다. 이번 작품에서야 말로 호흡을 제대로 해본 느낌이 들더라.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안재홍 배우가 어떤 스타일의 배우인지 알게 됐다. 정말 사실적으로 담아내려고 하는 스타일이더라. 실제 감정들을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 섬세한 배우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그런지 똑같은 문장이라도 안재홍 배우가 하면 다르게 느껴지더라. 뉘앙스 하나하나에 신중하게 접근하더라. 옆에서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진짜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결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전했다. 이솜은 "보시는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다. 저는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다 우진의 꿈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사무엘이 '나야 사무엘'이라고 말을 하는데, 울컥하더라. 눈물이 났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두 사람이 마지막에 재회하는 것이) 이게 다 우진의 꿈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슬프게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시즌2 제작 가능성에 대해 묻자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두 분의 감독님과 안재홍 배우가 하게 된다면 나도 하겠다. 그래야 가능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솜은 'LTNS'를 아직까지 접하지 못한 시청자들에게 "'LTNS'는 감독님들이 시청자들에게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다. 굉장히 무거운 소재일 수도 있는데 '블랙코미디' 장르를 입혀서 밸런스있게 잘 풀어내주셨다. 전편을 봤을 때 5, 6화가 가장 재밌다. 개인적으로 6화를 정말 좋아한다. 빨리 많은 분들이 6화까지 다 보셨으면 좋겠다. 연출력이 정말 신선하다. 보지 못했던 것들이 다 쏟아진다"라며 시청을 독려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