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NS' 전고운X임대형 감독 "전편 다 보신다면 후회 안하실 것"[인터뷰]
입력 2024. 02.12. 09:00:00

전고운, 임대형 감독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소공녀' 전고운 감독과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이 함께 만든 작품은 어떨까.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에 호기심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감독님들의 시너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프리티 빅 브라더'라는 팀으로 두 감독이 선보인 합작 'LTNS'(Long Time No Sex)은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베일을 벗은 그 속은 겉보다 더 알차고 새롭다.

최근 셀럽미디어는 유일무이한 작품을 탄생시킨 전고운, 임대형 감독을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전고운, 임대형 감독님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LTNS' 1-6화 전편 모두 공개한 소감은

- 임대형 감독: 열심히 만들었고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다. 오픈 됐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쁘다. 우리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너무 반갑다. 이솜 배우는 '은퇴작', '안재홍 배우는 '복귀작'이라고 말해주실 때 뿌듯함을 느낀다. 여러 커뮤니티를 보면서 반응들을 찾아보고 있다. 반응이 올라올 때마다 정말 즐겁다.

▶ 어떻게 이런 파격적인 소재의 드라마를 기획하게 됐나

- 임대형 감독: 어떤 소재를 쓰자고 모였던 건 아니다. 좋아하는 감독님(전고운)과 드라마 대본을 끝까지 한번 써보자는 것이 목표였다. 이렇게까지 찍을 수 있을 줄 몰랐다. 물론 쓰다 보니까 욕심은 나더라. 무에서 유를 만들었다(웃음). 대본을 쓸 때 '블랙코미디'를 해보자라는 생각은 같았다. '블랙코미디'를 좋아한다는 공통의 취향이 있었다. 웃긴 걸 한번 써보고 싶었다.

▶ 보기 드문 19금 드라마다. 섹스, 불륜 등 소재도 파격적이다. 표현 수위는 어떻게 정했나

- 전고운 감독: 둘이 드라마를 함께 하게 된 거는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OTT가 적절한 플랫폼이었다. 그래서 드라마로 오게 됐다. 신선하고 본 적 없는 이야기를 쓰려다 보니까 '솔직하게 표현해 보자'라고 생각했다. 대사라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저희도 경직되어 있었다. 최대한 다 풀어보려고 했다. 서로 최대한 다 보여줬다. 그래서 수위 조율 같은 건 필요없없다. 서로가 서로를 검열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웃음). 작품이 공개된 후 다들 너무 수위가 세다고 이야기를 하신다. 우리는 사실 무뎌져있다. 이 정도까지의 반응일 줄은 몰랐다.

- 임대형 감독: 회를 거듭될수록 재밌다는 반응이 있는 이유가 우리가 처음에는 경직된 사고와 싸웠기 때문이다. 쓰다 보니까 웬만한 건 다 재미없더라. 경직된 사고를 조금씩 뚫다 보니까 6회(마지막 회)는 화룡점정이 됐다(웃음).

▶ 제작발표회에서 'LTNS'의 관전포인트는 각 불륜 커플마다의 베드신이라고 했었다. 각 회마다 키스신으로 시작하는 것도 특이하다

- 임대형 감독: 드라마 안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젊은 불륜 커플, 장년 불륜 커플, 동성 커플 등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이들 아니냐.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커플들을 정면에 내세우고 싶다는 로망은 있었다. 각 회에 처음에는 키스신으로 시작하고 베드신도 나온다. 구조적으로 매번 비슷한 구조를 가져가서 완성도를 가져가려고 했다. 그 신을 통해서 커플들만의 양상도 드러난다. 캐릭터성도 보이고 사연도 조금씩 보인다. 베드신 현장 지위는 대부분 전고운 감독이 했다. 아무래도 여자 감독이 연출하는 것이 여자 배우들에게 더욱 편안함을 줬던 것 같다. 그런 장점을 활용했다.

- 전고운 감독: 키스신으로 시작하게 된 이유는 도파민 과잉 시대에서 앞이 재미없으면 안 볼 거라는 생각도 있어서다(웃음). 그 신이 너무 싫어서 안 볼 사람도 있고 호불호도 가릴 수도 있겠지만 (그 키스신이) 싫으면 우리 드라마 자체도 불호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맛보기 같은 신이다. 매운맛을 샘플로 보여줬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각 회의 캐릭터들의 특성을 잘 설명해 준다.

▶ 주인공들의 이름도 독특하다. '우진'과 '임박사무엘'의 의미는

- 전고운 감독: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이름이다. 우진은 심플하고 직선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두 글자로 정했다. 성이 '우'고 이름이 '진'이다. 그와 반대로 두 글자와 대비되는 이름을 찾았다. 그래서 임박사무엘이 탄생하게 됐다. 이름을 만드는 데만 1달이 걸렸다.

- 임대형 감독: 임박사무엘에는 전사가 있다. 사무엘의 어머니가 중요한 시기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큰 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엄마의 성을 갖다 붙였다는 설정이 있다.

▶ 우진과 임박사무엘의 성격도 정반대다. 극명하게 대조된 인물을 설정한 이유는

- 임대형 감독: 한 가지 목표로 했던 거는 고정된 성역할을 깨부수고 미러링 하고 바꿔보자였다. 그런 식의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현실이 변하고 있는 속도에 보면 그런 (미러링 캐릭터들이) 턱없이 부족하지 않나.

- 전고운 감독: 우진도 마찬가지다. 우진은 '가장'이다. 단순한 미러링은 아니다. 현실에도 (우진 같은 인물이) 너무 많다. 섹스에 대해 요구할 때도 우진은 굉장히 더 적극적이다.



▶ 작품을 전체적으로 다 보고 나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더라. 작품을 아우르는 키워드를 정했나

-임대형 감독: '개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싸움의 끝을 보여주고 싶었다. 흔히 잘 보지 못하는 싸움들이 나오지 않나. 그렇게 한 번씩 싸워봤을 거 같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싸우면서 살진 않는다. 그 순간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대리만족'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전고운 감독: 어떤 키워드를 정하고 만들진 않았던 것 같다. 섹스리스 부부라 권태롭고 불안정한 것보다는 '솔직하게 다 싸워라'라는 생각이었다. (현재 상태보다는) 서로 더 깨지더라도 그게 나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다들 못하고 사는 거니까. 그런 부분에서 '카타르시스'를 주고 싶었다.

▶ 이솜, 안재홍은 '소공녀'부터 'LTNS'까지 총 세 작품을 하게 됐다 이들을 캐스팅한 이유는

- 전고운 감독: 이미 '소공녀'에서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의 캐스팅을 할 때 최대한 배제했다. (이들의 캐스팅이) 임대형 감독님께 어떤 작용을 할지 모르겠어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임대형 감독님은 그릇이 큰 사람이더라. 제일 잘 어울리는 사람을 떠올렸을 때 두 사람이 떠올랐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내가 더 프레임 안에 갇혀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임대형 감독님이 용기를 많이 주셨다.

- 임대형 감독: 전고운 감독님 같은 경우에는 전작에서 함께 했던 배우들과 또 함께 한다는 게 부담이 될 수 도 있다. 그래서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에 누가 제일 잘 어울리냐고 생각했을 때 두 사람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또 '소공녀'를 워낙 좋아했던 팬이다. 어떤 이야기가 나오든, (두 사람이 재회했다는 자체를) 시청자들도 재미로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진과 임박사무엘의 결말은 어떤 의미인가

- 전고운 감독: 결혼이라는 제도가 끝난 후에 두 사람이 그렇게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섹스'를 다시 한다는 건 결혼 제도에 대한 아이러니, 풍자가 담겨있다. 다 찍고 난 후에 보니까 우진의 환상 같아 보이기도 하더라. 개인적으로 그 신이 굉장히 쓸쓸했다. (해피엔딩이 아니라) 슬픈 신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면에서 열린 결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무엘의 택시 번호(6969), 우진과 사무엘의 집 호수(609호) 등 디테일들을 보는 재미가 있더라

- 임대형 감독: 사실 고심하지 않고 바로바로 넣은 거다. 다 알아봐 주셔서 너무 반가웠다. 집단 지성이다.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할 줄 아시는 분들이다.

- 전고운 감독: 그렇게 디테일을 채우고 싶었다. 주차장에서 섹스를 하는 커플들이 타고 있는 옆차 번호(4885)까지 알고 있더라. 영화 '추격자'에서 유명한 차 번호다. 작은 거 하나하나 다 알아봐 주셔서 너무 신기했다.

▶ 두 분 다 첫 드라마(시리즈물)다. 새롭게 느낀 점은?

-임대형 감독: 영화는 상대적으로 이미지고, 드라마는 대사더라. 연출자마다 다르겠지만, 스케줄이 (영화에 비해) 타이트했다. 즉흥적인 발상이나 에너지가 중요하더라. 그런 역량이 필요했다.

- 전고운 감독: 독립영화를 할 때도 이번에도 그렇고 둘 다 힘들었다. 어디에나 쉬운 건 없더라. 아무래도 'LTNS' 같은 경우에는 6시간 분량을 찍어야 하지 않나. 물리적인 힘듦이 달랐다. 물론 둘 다 힘들긴 했다. 둘 다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겼다. 저의 태도가 바뀐 건 없다.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고민해서 찍었다.

▶ 공동 연출을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작업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 했나

- 임대형 감독: 둘 다 '효율'을 가장 중요시했다. 반장과 부반장 시스템으로 일했다. 반장이 완장을 차고 현장을 지휘했다. 혼선이 갈 수 있으니까 반장이 스피커를 잡았다. 부반장은 반장에게만 이야기했다. 현장에서는 그렇게 일했다.

- 전고운 감독: 각자 반장이 되는 신들이 달랐다. 반장이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은 부반장이 채우는 식이었다. 그래서 덜 놓치게 되는 부분이 있었고, 더 디테일이 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 시즌2 계획은

- 임대형 감독: 시즌2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은 아니다. 만약 제안이 들어온다면 그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 프리티 빅 브라더의 차기작 계획도 없나

- 임대형 감독: 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해체하기는 아깝다. 우리는 마치 전우 같다. 전우와 헤어지기 아쉽다. 연출자로서 다시 하기는 힘든 경험이었다. 2년간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말 고맙다.

- 전고운 감독: 각자의 계획도 없고 '프리티 빅 브라더'의 계획도 아직 없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을 때 쏟아내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바람은 있다. 이 팀이 너무 좋았다. 언제 한번 다시 하고 싶다. 우리 조합은 꽤 괜찮았던 것 같다. 해냈다. 이렇게 안 헤어지고 인터뷰도 함께 하고 있지 않나(웃음).

▶ 전편이 공개된 후 정주행하는 시청자들도 늘어날 것 같은데, 아직 'LTNS'를 보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임대형 감독: 이제 전편이 공개됐다. 언제든 보실 거면 빨리 보셨으면 좋겠다. 정말 신선한 드라마다. 후회 안 하실 정도로 재미가 있을 거다. 많이 봐달라.

-전고운 감독: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혼자 보셨으면 좋겠다. 자꾸 가족이랑 봐도 되냐고 묻더라. 개인적으로 혼자 보시는 걸 추천한다(웃음). 심심할 때나 사회에 불만이 많을 때 즐기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자의 방에서 봐달라.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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