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나문희 “연기 원동력은 마음, 몸·뇌·눈 운동도 중요하죠” [인터뷰]
입력 2024. 02.19. 09:00:00

'소풍' 나문희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1961년 MBC 라디오 1기 공채 성우로 데뷔 후 63년 동안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한 나문희. 아직도 식지 않은 연기 열정을 품은 그가 이번엔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으로 돌아왔다.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앞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어떤 책임감이 있었어요. 제 매니저의 아내 분이 (시나리오를) 쓰셨는데 둘이서 힘을 합친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후 김용균 감독님을 만나서 각색을 했죠. 감독님의 영화 ‘와니와 준하’를 봤어요. 영화의 감수성도 좋고, 우리 정서에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용균 감독님과 힘을 합치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겠구나 싶었어요. 제 나이에 맞는 작품이라 제 나이가 아니면 아무도 못하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했죠.”

영화는 나문희부터 김영옥, 박근형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니어벤져스’가 총출동한다. 실제로도 오랜 우정을 자랑하는 나문희, 김영옥은 영화 속에서 설명이 필요 없는 ‘찐친’ 케미를 발산한다. 박근형은 고향을 지키며 사는 친구로 등장, 그 시절 설렘을 떠올리게 만든다.

“제가 해야 한다는 의무감은 있었어요. 은심이가 주인공이라면 금순이라는 인물이 잘 들어와야 하고, 태호도 잘 들어와야 했죠. 저희가 너무 운이 좋았어요. 제 둘째 딸이 미국에 사는데 어느 날 바근형 씨가 너무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유심히 봐 보라고. 그리고 박근형 씨가 의외로 이 영화에 출연한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힘이 더해졌죠.”



대한민국 최고 베테랑 배우인 세 사람이 최초로 동반 출연하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소풍’. 연기 경력 도합 195년(나문희 63년, 김영옥 67년, 박근형 65년)의 관록 있는 명배우들의 환상적인 조화, 진솔한 호흡은 세대 불문, 공감과 감동을 전한다.

“김영옥 씨와 저는 궁합이 잘 맞아요. 김영옥 씨와 제가 친구로 출연한 건 거의 없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역으로 출연한 적은 있어요. 그때도 너무 잘 맞더라고요. 첫 컷에서 ‘오케이’했을 정도예요. ‘디어 마이 프렌드’ ‘여고동창생’ 등에서 많은 호흡을 맞췄죠. 김영옥 씨가 너무 착해요. 보기엔 깍쟁이 같지만 너그럽고, 아량이 넓어요. 이번엔 친구로 나오니 서로 ‘얼마나 좋아, 우리 하나를 남겨놓았으니 죽어도 되겠다’라는 마음으로 했어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나문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내가 사는 이유’ 등 드라마에서 폭발적인 명연기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관객 수 32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제1회 더 서울 어워즈에서 배우 인생 56년 만에 영화부문 첫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어 제38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인기스타상 2관왕을 차지하고,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제55회 대종상 여우주연상까지 3대 영화상 여우주연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어렸을 땐 배가 많이 고팠어요. 중학교 때 오락부장을 했는데 연기를 하면 그렇게 재밌더라고요. 문화극장에서 여성극단이 오면 조카를 업고 가서 보곤 했어요. 조금은 미쳐있었죠. 그래서 방송국 시험을 봤어요. 목소리로 더빙을 할 때 주인공 역할을 많이 맡았죠. 40세가 넘어서부터는 연극과 TV 연기를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요술봉이 있어 마술이 됐죠.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문영남 작가님의 작품을 하면서 KBS 대상을 받았거든요. 희화적인 연기를 하다가 노희경 작가님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리얼 연기를 하는데 쉽더라고요. 어디서 그런 마력적인 힘이 나오는지 그때부터는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연기를 하게 됐어요.”



나문희의 연기 열정은 아직, 여전히 뜨겁다. 식지 않은 연기 열정의 원동력과 이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원동력은 마음인 것 같아요. 비결은 한없이 운동하는 거죠. 몸, 뇌, 눈의 근육 운동까지. 저희는 눈이 살아있어야 해요. 또 눈, 다리가 멀쩡해야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소풍’은 개봉 이후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소중한 가족과 우정의 가치와 함께 남녀노소 누구나 겪고 있고, 또 앞으로 겪게 될 노년에 대한 이야기는 전 세대를 관통하는 공감을 전하며 세대를 통합한다. 나문희는 ‘소풍’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까.

“이 영화를 보시고, 자기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위했으면 해요. 가기 전에 다 나눠주고 그런 것들 하지 말고, 나를 위해 살았으면 하죠. 또 영화가 아닌 현실이라고 생각했으면 해요. 부지런히 운동하고, 열심히 사셨으면. 그리고 건강하셨으면 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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