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험한 것보다 더 살벌한 배우들 연기 [씨네리뷰]
입력 2024. 02.22. 07:00:00

'파묘'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신들린 연기’란 이런 것일까. 역할을 집어삼켰다. 흙을 먹으며 명당 찾는 풍수사 최민식부터 대살굿으로 판을 압도하는 무당 김고은까지. 연기의 신들이 오컬트 장인 장재현 감독을 만나 완성한 ‘파묘’다.

화림(김고은)은 젊은 나이에 출중한 실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대한민국 탑클래스 무당이다. 그는 경문을 외는 젊은 남자 무당 봉길(이도현)과 함께 움직인다. 이들에게 미국에서 사는 교포의 의뢰가 들어온다. 화림과 봉길은 조상들의 묫자리가 좋지 않다는 ‘묫바람’이라 진단하고,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에게 이장 작업을 제안한다.

상덕은 조선 팔도 땅을 찾고, 땅을 파는 40년 경력의 풍수사다. 화림을 통해 거액의 이장 제안을 받고, 묫자리를 보러가지만 악지에 자리한 묘에 수상한 기운을 느끼고 이장을 거절한다. 상덕의 반대에도 화림은 의뢰인의 진심 어린 호소에 ‘대살굿’을 하면 괜찮을 것이라 설득한다.

결국 이장에 나선 상덕, 화림, 영근, 봉림. 그러나 이들은 파묘 후 기이한 일들에 휩싸이게 되는데.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로 K오컬트 장르의 새 지평을 연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134분 동안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전까지 긴장감 또한 놓칠 수 없다. 산꼭대기 악지의 스산한 분위기부터 파묘를 시작한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들 사이의 극적인 긴장감, 그리고 ‘험한 것’의 오싹하고도 불길한 기운까지 피부로 와 닿는 공포다. 마치 어디선가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 현실감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긴장감, 두려움, 공포심은 배우들의 호연 덕이다. 데뷔 35년차 연기 베테랑인 최민식은 노련하게 극을 이끈다. 유해진은 현실성을 더해 몰입을 높인다.

특히 영화의 백미는 무속인 역을 맡은 김고은과 이도현의 연기다. 신들린 듯 굿판을 벌이는 김고은과 경문을 외는 이도현, 두 사람의 시너지는 스크린과 관객을 압도한다. 예고편에서 살짝 공개 됐지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는 ‘음양오행’ ‘이름 없는 묘’ ‘혼령’ ‘동티’ ‘도깨비불’ ‘쇠말뚝’ 총 6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초반,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후반부에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다룬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한반도 곳곳에 쇠말뚝을 박아 민족의 정기를 막으려 했다는 설을 녹여낸 것. 이러한 전개에 극의 분위기 또한 반전되기에 관객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다.

‘파묘’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포럼 섹션에 공식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됐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사전 예매량 32만장(21일 오후 9시 기준)을 돌파하며 최고 기대작으로 떠오른 ‘파묘’는 오늘(22일) 극장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34분. 15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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