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피는 꽃' 이기우의 신의 한수 [인터뷰]
- 입력 2024. 03.07. 08:00:00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데뷔 20년 만에 첫 사극에 도전한 이기우. 그에게 '밤에 피는 꽃'은 앞으로 연기 생활에 있어서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만큼 그에게는 큰 의미가 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이기우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정명인, 연출 장태유·최정인·이창우, 이하 '밤피꽃')은 밤이 되는 담을 넘는 15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완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그는 "티 나지 않게 동생을 챙겨줘야 하고 적극적이지 않게 연선이(박세현)에게도 다가가야 하는 역할이었어서 어느 정도로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궐 안에 들어갔을 때와 궐 밖으로 나가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무게감도 있어야 했고 왕과 함께 사건을 추적해야 하는 것도 중요했기 문에 너무 가볍거나 허술해보이지 않기 위해 조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3년 영화 '클래식'으로 데뷔해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게 됐다. 그동안 큰 키 때문에 사극 도전의 기회도 적었지만, 누구보다 그 시대를 잘 소화해낸 그였다.
이기우는 "첫 사극이라 걱정도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많이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잘 마무리했으니까 다음에도 사극이라는 장르에 도전할 과제가 다가왔을 때 지금처럼 크게 겁먹지 않고 도전해볼 수 있을 거 같다"라며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망설임이 있었다. 큰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여든 거 같아서 사극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졌다. 사극 뿐만 아니라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 거 같다"고 말했다.
첫 도전을 통해서 사극에 대한 매력도 배가됐다. 그는 "사극이라는 시대가 주는 재미와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진짜 그 시대로 돌아가는 거 같은 흥분되고 떨림이 있었다. 마치 놀이동산을 가는 느낌이었다. 촬영할 때도 더 극적인 드라마틱한 연기를 할 수 있는 거 같다. 현대극과 달리 또 다르게 허용되는 부분이 있어서 다른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전에는 키 큰 사람이 사극을 하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지고 배우들도 피지컬이 좋아지면서 큰 사람이 나와도 멋스럽게 나오게 된 거 같다"라며 "한복이 예쁘기도 했고, 한국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좋았다. 외국 분들도 예쁘다고 생각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박윤학은 등장 인물과 흥미로운 관계성을 이어가며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갔다. 임금 이소(허정도)부터 좌의정 석지성(김상중)을 비롯해 러브라인이 형성된 연선까지. 특히 연선 역을 맡은 박세현과는 무려 17살 차이가 났지만, 따뜻한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기우는 "초반에는 나이 차이를 인지 못했다. 박세현은 통통 튀면서 연기도 잘 한다. 재밌는 관계에 좋은 아저씨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신분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보니까 박윤학과 연선이의 애틋한 관계가 보여졌을 때 더욱 따뜻하게 바라봐주신 거 같다"고 안도했다.
이하늬, 이종원과의 케미도 좋았다. 그는 "이하늬는 정말 에너지가 남다르다. 유쾌하고 밝은 에너지 덕분에 현장을 화기애애 하게 만들었다. 현장 1등 공신이었다. 이종원도 밝고 명량하다. 그늘이 없는 친구고 워낙 예쁘게 생겨서 스태프들도 흐뭇하게 봤던 거 같다. 연기 경력이 많지 않지만 엄청 열심히 적극적으로 흡수하려고 하는 친구였다"고 칭찬했다.
스토리는 물론 배우들의 호흡이 좋았던 덕분에 '밤피꽃'은 7.9%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18.4%로 막을 내렸다.
그는 "주변에서 드라마를 보고 연락이 많이 왔다. 한복을 입은 제 모습도 20년 만에 처음이라 친구들도 재밌다고 해줬다. 이불을 덮고 나온 거 같다고 놀리기도 했다"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장이었다. 분위기가 굉장히 끈끈했고 화기애애 했다. 겨울 끝자락부터 무더위를 지나면서도 누구하나 짜증없이 잘 넘어간 좋은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이기우에게 '밤피꽃'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는 "처음 사극이라는 걸 경험했고 물론 아쉬움을 있지만 잘 마무리 해서 앞으로 연기자 생활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 좋은 한 수가 된 거 같다. 지금은 이 한 수가 나중에는 10년, 20년이 흘러 신의 한 수가 될 거 같다"라며 "저에게도 첫 도전에 자축할 만한 의미가 있고 덕분에 새로운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는 눈을 가지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20년 내공에도 여전히 그는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깊이 들여다 보곤 한다고. 그는 "배우로서 고민은 항상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애써 비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동료 배우들과 감정 상태를 교환하기도 하고, 연극반 출신이었던 아내에게도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연기자는 아니지만 연기자를 이해하는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 너무 유익하다"고 말했다.
그는 "꾸준히 불러주시는 덕분에 저도 새로운 롤을 하게 되는 거 같다. 그런 부분이 연기하는 데 있어서 큰 원동력이 되는 거 같다"며 "그리고 그런 역학을 맡았을 때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하게 하는 건 가족"이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이기우의 도전은 계속될 예정이다. 그는 "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망가지는 것도 좋고 야비한 역할도 좋다"라며 "이미 찍어놨던 영화나 드라마가 올해 풀릴 예정이다. 열심히 차기작을 고르고 있다. 그 전에 재정비 시간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