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이름값VS부담…'웹툰 원작' 드라마 명과 암
- 입력 2024. 03.12. 11:55:2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최근 '내 남편과 결혼해줘', '살인자ㅇ난감', '피라미드 게임' 등 웹툰 원작 드라마가 줄이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모든 웹툰 원작 드라마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피라미드 게임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 연출 박원국 한진선, 이하 '내남결')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본격 운명 개척 드라마다.
원작 소설인 성소작 작가의 동명 웹소설은 웹툰으로도 연재되는 등 큰 사랑을 받은 바. 웹툰 역시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프랑스어 등으로 번역돼 전 세계에 수출됐다. 드라마 '내남결' 역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최고 시청률 12% 기록, 7주 연속 화제성 1위 등 인기를 증명했다.
현재 방영 중인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극본 최수이, 연출 박소연) 또한 달꼬냑 작가의 동명 웹툰을 각색한 드라마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 성수지(김지연)가 전학을 오면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렸다.
공개 직후 원작자 달꼬냑 작가는 "각 캐릭터에 배우들의 해석이 들어가 생동감 있게 표현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외신의 호평도 더해졌다. 영국 BBC는 "새로운 '오징어 게임'"이라며 "두 작품 모두 한국인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엿보인다는 점에서 독특한 유사점을 갖는다"라고 조명했다.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원작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내남결'의 박민환 역을 맡은 이이경은 '은퇴설'에 휩싸일 정도로 '하남자' 면모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장다아, 신슬기, 류다인 등 신예들의 대거 합류로 초반, 우려가 쏟아졌던 '피라미드 게임'은 '합법적 왕따' F등급을 피하기 위한 학생들의 복잡미묘한 심리변화를 세밀하게 담아낸 연출과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심리를 있는 그대로 그려낸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탄탄한 팬층이 있다는 것은 시작부터 비교 대상을 가지고 시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처음 작품을 보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원작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KBS2 '환상연가'(극본 윤경아, 연출 이정섭)와 MBC '오늘도 사랑스럽개'(극본 백인아, 연출 김대웅, 이하 '오사개')는 섣부른 드라마화로 씁쓸함을 맛봤다.
'환상연가'는 상반된 두 인격을 가진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풋풋한 사랑과 지독한 집착을 넘나드는 판타지 사극 로맨스. 반지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소재로 한 '환상연가'는 1화 4.3%였던 시청률은 후반부 1%대로 하락, 2.3%로 막을 내렸다.
'환상연가'에는 드라마화 과정에서 사조현과 악희(박지훈)의 과거, 연월의 성장 스토리 등이 추가됐다. 그러나 각색된 부분이 기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고, 전개가 다소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방영된 이혜 작가의 동명 웹툰 원작의 '오사개'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오사개'는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와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치트키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남자의 예측불허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차은우, 박규영이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율과 비주얼 합을 자랑해 방영 전 화제를 모았다.
원작 웹툰은 평균 별점 9.99를 기록하는 등 1020 여성 사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또 태국어, 중국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돼 한국 웹툰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 '오사개'는 1화 2.2%로 시작해 1.5%로 종영하는 씁쓸함을 맛 봤다. '오사개'의 참패 원인은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것. 주 1회 편성이라는 특수한 편성환경과 더불어 스포츠 중계 등으로 인한 잦은 결방으로 흐름이 끊겨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14부작 드라마인 '오사개'는 종영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는 흥행이 담보된 원작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웹툰을 통해 '이 스토리가 통할 것인가'가 이미 검증됐기에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제작비가 치솟고 드라마 제작이 축소되는 현 시점에서 안전한 콘텐츠를 찾고자 하는 것은 방송사와 제작사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원작 웹툰은 좋은 소재에 불과하다. 좋은 소재가 모두 성공한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니듯, 좋은 드라마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드라마에 맞는 각색, 캐릭터에 잘 맞는 배우 등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티빙, KBS2,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