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잠든 사이’, 멜로+미스터리 절묘한 조화[종합]
- 입력 2024. 03.14. 20:19:4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1990년대 멜로물 중 최고 흥행작이었던 ‘접속’의 장윤현 감독이 돌아온다. 이번엔 멜로에 미스터리 장르를 덧입힌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장윤현 감독, 배우 추자현, 이무생 등이 참석했다.
장윤현 감독에 이어 추자현에게도 스크린 복귀는 오랜만이다. 추자현은 “극장에서 제 얼굴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나더라. 한국에 복귀 후 드라마로 인사드리다 감독님을 뵙고, 우생 배우를 만나서 열정적으로 감사하면서 찍었다. 사실 이 자리가 데뷔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추자현, 이무생은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이무생은 “장윤현 감독님께서 감독이라고 해서 하게 된 게 가장 크다. ‘접속’ ‘텔 미 썸띵’을 보며 자란 영화 키드로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오랜 팬으로 영광스러운 자리가 될 것 같았다”면서 “또 추자현 배우와 함께할 수 있어 든든하고, 진정성 있는 배우라 함께 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기대했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추자현은 “배우들이 막연하게 어떤 캐릭터나 장르의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게 있지 않나. 제가 40대가 되다 보니 더 나이가 먹기 전, 진정성 있는 멜로를 꼭 해보고 싶었다. 그것이 드라마가 되던, 영화가 되던 그렇게 구분 짓지 않고”라며 “배우가 나이를 먹어도 할 수 있는 직업이지만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캐릭터다. 마침 감독님이 대본을 보내주셨다. 보통 멜로가 썸을 타고,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게 아닌, 사고라는 현실보다는 영화적인 요소가 더 많이 들어가지만 부부로 살고 있는 찐 사랑에 매료됐다. 저도 무생 배우,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무생은 극중 한없이 자상한 남편이자 비밀을 지닌 준석으로 분한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데 그 무게감이 무겁지 않았으면 했다. 또 너무 가볍지 않았으면 했다. 중간이 어디일지 고민하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무거워지지 않으려는 큰 이유는 덕희의 무게감을 큰 걸 알기에 ‘당신이 잠든 사이’라는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극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들의 진폭이 너무 파도처럼 흔들리는데 개인적으로 배우 이무생이 아닌, 인간 이무생으로 힘들었다. 감정을 다 잡는 것에 힘듦을 느꼈다. 그 부분에 추자현 배우와 감독님이 잘 잡아주셨다”라고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추자현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교통사고로 인해 선택적 기억 상실을 경험하는 덕희 역을 맡았다. 그는 “이무생 배우와 과거 신을 찍을 때 말고는 다 힘들었다. 과거 신에 두 사람이 만나 연애를 시작하는 달달한 신 외에는 매일 촬영장 가는 게 마음이 힘들었다. 일단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계산이 전혀 안 서더라. 너무 접해보지 못한, 상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니까 연기를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연기하면 거짓일 것 같았다”면서 “또 몰입해서 연기했을 때 스크린에 어떻게 담겨질지 두렵기도 했다. 현장감에 몸을 맡겼던 것 같다. 매신, 매 장면을 찍을 때마다 많이 힘들었다”라고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고충을 털어놨다.
추자현, 이무생은 완벽한 호흡도 자랑했다. 추자현은 “(이무생은) 화면에서도 매력적이지만 실제로도 매력적인 배우다. 대본을 받자마자 이무생 배우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고 싶다고 해서 인연이 닿아 저 또한 감독님과 같이 ‘행운’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너무 아쉬운 건 저희 영화가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감정을 많이 다룬 장르라 상대배우와 소통도 많이 하고, 입체적, 다각적인 면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오롯이 내 것에만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했다.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어떻게 보면 공주님처럼 대접 받으면서 행복하게 촬영했다”라고 웃음 지었다.
이를 들은 이무생은 “저도 같은 마음이다. 왕자님이 됐다”면서 “기본적으로 추자현 배우에게 따뜻함이 있다. 첫 인상이 끝까지 가는 배우였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나도 무언가 더하지 말고, 빼지 말고 하자고 생각했다. 어떤 캐릭터로 비춰지고 싶은 마음가짐을 갖는 건 쉽지 않다. 모든 걸 내려놓고 덕희만 바라보는 추자현을 봤을 때 저 역시 내 역할에 충실하고 시너지가 나오기만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다. 둘의 호흡이 잘 보여진 것 같아 만족한다. 그런 부분에서 조율을 감독님이 너무 잘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두 사람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장윤현 감독은 “추자현, 이무생 씨가 ‘예스’를 하지 않았으면 절대 만들어질 수 없는 영화였다. 두 분이 하겠다고 얘기를 했을 때 큰 행운이 오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면서 “추자현 씨는 너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꼭 해보고 싶었다. 이무생 씨 경우, 제가 생각한 준석과 비슷한 이미지였다. 따뜻하고, 감정적인 것도 있는데 소설가 이미지가 있어서 하고 싶었다. 두 분을 만나면서 완성이 되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두 배우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한 장 감독은 “이 자리가 제일 힘들다. 처음 시사를 하고 나서 배우들에게 제일 미안하다. 현장에서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했고, 힘든 과정을 거쳤는지 알기에 그 연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게 하는 게 저의 의무다. 어떻게 잘 전달됐는지 불안하고, 무섭다”라며 “현장에서 두 분은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이 영화는 작은 이야기다. 배우들이 해줘야하는 역할이 영화의 전체나 다름없다. 배우들이 하는 연기를 카메라 가까이 가서 담아내면 됐다. 그런 연기라 두 분의 역할이 너무 중요했다. 촬영 때도 많이 울었는데 편집 때도 많이 울었다. 오늘은 제가 영화를 못 봤다. 마지막에 잠깐 봤는데 눈물이 나더라. 이런 감정들이 관객들에게 따뜻하게 전달되길”이라고 바랐다.
장윤현 감독은 계속해서 영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장 감독은 “해야 되는 시점이 저에겐 위기였다. 작은 기회가 왔는데 그 기회를 최대한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시나리오를 썼던 것 보다 몰입을 주기 위해 미스터리 지점을 강조하긴 했다. 애초에 생각한 건 멜로 감성이 들어간 이야기다. 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고, 배려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멜로 장르였는데 미스터리가 보강되고, 입혀진 느낌이다”라며 “저는 지금 이 영화를 상영하게 된 상황이라 너무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의욕적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힘들게 시작한 만큼 어려운 지점을 지나온 게 아닌가. 정신 차리고 다시 한 번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주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라고 다짐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3월 중 극장 개봉 예정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트윈파트너스플러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