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기완’ 최성은 “말랑말랑한 인간 최성은으로 나아가는 중이죠” [인터뷰]
입력 2024. 03.17. 09:00:00

'로기완' 최성은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사람 대 사람이 만나 하는 거잖아요. 작품이 끝나면 소통의 지점을 배웠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조금 더 소통적인 측면에서 다가가볼 걸, 아니면 내 의견에 확신을 가져볼 걸. 그게 받아들여지든, 안 받아들여지든. 어떤 생각들을 항상 하는 것 같아요.”

또 한 뼘 성장했다. 배우 최성은이 유연함과 여유를 가지며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을 일궈냈다.

지난 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3월 13일 기준)에 등극, 화제를 모은 바.

“너무 감사해요. 사실 순위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순위가 뜨니까. 오래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죠. 주변에서는 여러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사람마다 평이 갈리기도 했죠. 갑작스러운 전개가 납득가고, 좋다는 사람도 있고, 울었다는 부도 있고. 여러 가지로 나뉜 것 같아요.”

최성은은 극중 여정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마리 역을 맡았다. 마리는 벨기에 국가대표 사격 선수로 활약했지만 엄마의 죽음 이후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인물이다. 최성은은 오디션을 통해 마리와 만났다.

“오디션을 처음 봤을 땐 대본이 다 나와 있지 않았어요. 어떤 캐릭터인지에 대해 큰 그림을 볼 수 없었죠. 그럼에도 제 안에서 최대한 준비해갔어요. 예를 들면 옷을 어떻게 입고 간다던지, 제가 생각하는 인물은 이럴 것 같은데 하면서요.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되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처음에 붙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지만 ‘어떡하지?’ 싶기도 했어요.”



‘로기완’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원작으로 한다. 연출은 단편 ‘수학여행’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도립영화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김희진 감독이 맡았다.

“감독님께서는 다른 언어로 연기하는 걸 어떻게 생각 하냐, 부담이 있냐, 다르게 할 수 있겠냐고 이야기하셨어요. 감독님이 말이 많으신 편이 아니에요. 감독님이 잘 들어주시는데 어떤 부분에선 열려 있으셨어요. 수용적이고. 작업하기 전, 제일 많이 이야기를 나눴던 분 중 한 분이 감독님이에요. 따로 만나 전체적으로 읽어보기도 하고, 그런 시간을 가졌죠.”

최성은은 마리를 표현하는 외적 요소에도 중점을 뒀다. 장면 하나하나도 신경 쓰며 마리와 ‘로기완’을 차곡차곡 완성해갔다.

“의상은 실장님에게 제가 생각한 것들을 사진으로 보냈어요. 선생님이 생각한 것과 잘 맞아서 이견차이가 없이 갔죠. 그리고 감독님과 마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생각이 다른 것도 없었어요. 이해가 안 되는 지점, 여기서 마리가 왜 이런 선택을 하는지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죠. 촬영 하면서도 장면 하나하나를 놓고 이야기를 많이 했죠. 의견을 다 듣고, 조율하는 과정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최성은은 2019년 영화 ‘시동’으로 데뷔해 제25회 춘사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화 ‘십개월의 미래’로 제31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을 받기도. 이 외 ‘젠틀맨’, 드라마 ‘괴물’ ‘안나라수마나라’ 등 작품을 통해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가고 있다.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행복하다는 아니지만 그것에 대한 필요성과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조금씩 하고 있죠.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 최성은이 ‘말랑말랑’해지는 부분이 나올 때까지 저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해야 할 듯싶어요. 그래야 연기할 때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죠.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덧 데뷔 5년차를 맞았다. ‘시동’ 이후 줄곧 주연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최성은은 데뷔 초에 비해 조금 더 유연해지고, 여유를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한층 더 단단해진 최성은. 그가 걸어 나갈 연기 행보가 기대된다.

“당연히 부담은 있어요. 여전히 신인인 것 같고, 조무래기 같고. 하하. 앞선 인터뷰에서 주연으로서 책임감을 여쭤보셨는데 저도 그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구나를 다시금 느꼈어요. 연기적으로 달라진 건 글쎄. 그러나 현장에서 점점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옛날에는 감독님과 얘기하는 걸 힘들어 했고, 선배님께서 ‘이렇게 해봐’라고 하면 속으로 ‘잘못한 게 있나?’라며 크게 받아들였는데 상대 배우를 대하는 것, 스태프들을 대하는 것에 있어 조금 유연함과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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