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거전' 김동준, 부담 이겨내고 성장[인터뷰]
입력 2024. 03.21. 09:00:00

김동준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배우 김동준은 패기 넘치는 10대의 현종부터 왕이 돼가는 과정을 깊이 있게 담아내기 위해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또 공부했다. 대하사극의 첫 도전은 그에게 부담감이었지만,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히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아이돌 출신이 아닌 어엿한 배우로 성장한 김동준이다.

김동준은 '고려거란전쟁'(이하 '고거전')에서 고려 8대 왕 현종 역을 맡았다. 혼란한 정세 속 점차 성장하는 현종처럼 김동준도 함께 성장했다.

그는 "실존 인물이고 제가 살아가는 나라를 지켜준 분이라 부담감이 없을 수가 없었다. 부담감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은 이분을 어떻게 하면 더 소개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준비하면서도 공부를 해왔지만, 하면서도 또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절에서부터 시작해 궐에서 왕으로 보이기까지 깊이 있는 변화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과 마지막이 다르게 하기 위해 목소리부터 발성까지 다른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불안한 존재이다 보니까 신하들과 이야기할 때도 소극적인 왕이었는데,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현종을 무사히 연기할 수 있는 데에는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으로 분했던 최수종이 있었다. 김동준은 최수종을 '은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선배님은 저에게 은인이다. 도움을 넘어선 수준이었다. 대사에서 '때로는 광인 같고 친구 같고' 이런 대사가 있는데 현종에게 스승으로 강감찬이 존재했다면 사람 김동준에게는 최수종이 있다.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마음을 드러냈다.

김동준은 "장난기가 정말 많으셔서 친구처럼 대해주셨다. 또 한편으로는 연기 광인이시다. 존경밖에 없었다. 체력적으로 힘드셨을 텐데 촬영장에 늦게 오시는 것도 못 봤고 흐트러진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모두가 최수종 선배님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본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연기적으로 조언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발성도 그렇고 매 장면이 중요했다. 선배님과 만나는 장면마다 매번 물어봤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떤 모습이 왕다울까요' 등 항상 선배님, 감독님과 함께 회의했다"라며 "선배님을 닮아가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들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면 큰 산이 이뤄질 거 같았다. 그래서 비슷하게 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호흡으로 두 사람은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총 32부작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김동준에게 시작부터 부담감으로 가득 찼다.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것은 물론 실존 인물인 현종을 잘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됐다. 하지만 어딘가 자신과 닮은 듯한 모습에 더 마음이 갔던 그다.

그는 "준비하면서 현종에 대해 많이 찾아봤다. 그런데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성군이고 대단한 업적을 이룬 분인데 내가 너무 몰랐구나 싶어서, 내가 감히 연기해도 될까 싶었다. 그래도 감독님과 최수종 선배님 등을 보면서 이분들과 함께라면 잘해 나갈 수 있겠다 싶었다"라며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데 부담이 없을 수가 없었다. 현종도 같았을 거 같다. 그 부담감을 오히려 더 이용했던 부분도 있다. 긴장하고 날 선 부분을 더 붙여서 연기했었다"고 털어놨다.

김동준은 지난 2010년 그룹 제아 싱글앨범 '네이티비티(Nativity)'로 데뷔했다. 해체 후 배우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함께 배우로 활동 중인 멤버 임시완, 박형식과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며 함께 연기 고민을 나누고 응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 잘 선택한 거 같다고 시완이 형이 응원해 줬다. 그런 얘기를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너무 좋다. 17살 때 서울에 올라와서 멤버들을 만났다. 삶의 반을 함께 했고 목표를 같이 했던 사람들이라 가족 이상의 관계라서 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같은 고민을 할 수 있는 나이대, 상황들이 비슷해서 더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고거전'은 마지막회 13.8%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군 제대 이후 첫 작품으로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에 '고거전'을 만나며, 그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이를 호평으로 바꾸며 마지막까지 열연을 펼쳤다.

김동준은 "전역 이후 열정이 맥스였다. 군대에 있을 때 일을 하지 않고 바라만 보는 입장이어서, 그 열정을 가지고 나와서 대본을 받았을 때 감사함도 너무 컸고, 이 도전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다. 선배님들을 만나면서 부담이 생기기도 했고 또 이겨내기도 했다. 현종이 성장해 나가는 시간만큼 저도 같이 성장하는 시간이 됐다.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거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 김동준은 다양한 모습으로 도전할 예정이다. 그는 "사극에 또 불러주시면 할 것"이라며 "캐릭터 크기는 상관없다.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모습이 있다면 언제든 변신할 예정이다. 그동안 현종으로 살았으니까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 이게 제일 큰 계획이지 않을까 싶다. 매번 다른 인물로서 찾아뵙는 게 연기를 하면서 이뤄가야 할 목적지가 아닐까"라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밝혔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메이저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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