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찝찝? 허무? 진실은 저 너머에 [씨네리뷰]
입력 2024. 03.27. 07:00:00

'댓글부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일까. 눈에 보이는 것은 ‘진짜’이며, 보이지 않는 것은 ‘가짜’일까. 모호한 경계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다.

기자로서 사명보다 특종을 노리던 기자 임상진(손석구)은 대기업 ‘만전’의 횡포를 고발한 기사가 ‘오보’라는 여론에 밀리고, 정직 당한다. 그로부터 1년 뒤, 임상진은 “기자님 기사에 달린 악플은 전부 만전의 비리를 숨기기 위한 공작”이라는 익명의 제보를 받는다.

임상진에게 댓글부대의 존재를 알리는 제보자는 찻탓캇(김동휘)이다. 그는 아마추어 소설 카페에서 활동하며 작가로 꿈을 키우는 익명의 작가다. 찻탓캇, 찡뻤킹(김성철), 팹택(홍경)은 우연한 기회로 온라인 여론 조작을 시작하고, 생각보다 쉽게 돈을 벌자 일명 ‘팀알렙’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점점 판을 키워가던 팀알렙은 의도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으로 온라인 여론 조작을 그만두려 한다. 그러나 꼬여가는 상황에 궁지로 몰리자 찻탓캇은 임상진에게 댓글부대의 존재를 알리며 은밀하게 제보한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온라인 여론 조작’, 주변에서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다. 댓글부대라는 소재 또한 소문으로는 익숙하다. 그러나 어딘가 낯설고도 신선하다. 그 누구도 두 눈으로 확인한 적 없는, 실체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메가폰을 잡은 안국진 감독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댓글부대의 실체를 스크린 위에 펼쳐 보인다. 앞서 안 감독은 2015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한국사회의 ‘웃픈’ 현실을 적나라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한 바. 이번 영화에서도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방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나비효과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현 사회에 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다.

영화적 연출과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극 초반, PC통신 세대와 촛불 시위의 역사를 속도감 있게 훑으며 몰입을 높인다. 손석구의 내레이션이 덧입혀져 자칫 다큐멘터리 같기도 하지만 현실에 발을 디딘 사례들이기에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러나 결말에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겠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열린 결말이기에 찝찝함이 남는다. 또 고발 대상이 불분명한 점도 허무하게 다가온다.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는 흠 잡을 곳 없다. 기자로 분한 손석구는 진실과 거짓 사이 고군분투하며 관객들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 각양각색의 진한 개성을 지닌 팀알렙의 김성철, 김동휘, 홍경은 손석구와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마지막까지 의심을 거둘 수 없게 만든다.

‘댓글부대’는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오늘(27일) 개봉됐다. 러닝타임은 109분. 15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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