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X형사' 최동구, 일희일비 않는 마음[인터뷰]
입력 2024. 03.28. 22:07:00

최동구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황야', '선산', '재벌X형사'까지. 말 그대로 '열일'이다. 잇따른 작품 공개로 누구보다 화려한 2024년 1분기를 보내고 있는 배우 최동구는 짧은 기쁨에 취하지 않고 내일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최동구는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극본 김바다, 연출 김재홍)에서 진이수(안보현)의 친구이자 영화사 대표 김영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영환은 친구를 이용해 사치를 부리고 마약에 손을 대는 인물이다.

"제가 연기한 김영환은 진이수한테 거머리처럼 들러붙는 놈이다. 객관적으로 나쁜 놈이고 약쟁이다. 하지만 나만큼은 영환이를 사랑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남들은 공감 못 하겠지만, 나쁜 놈이지만 안타까운 구석이 있다는 걸 느꼈다. 방송을 보니까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게 잘 표현된 것 같아 뿌듯했다."



극 중 김영환은 마약 혐의로 체포되며 퇴장했다. 풀어달라는 애원에도 진이수가 꿈쩍도 하지 않자 "나 지금까지 너 친구라고 생각한 적 단 한 번도 없어. 돈 때문에 붙어있었던 거야"라고 모진 말을 뱉기도 한다. 최동구는 그 장면이 진이수와 김영환의 차원을 가르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환이 그렇게 얘기한 건 연애할 때 밀당 같은 거로 생각했다.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고 영환이는 이수가 자신을 버릴까 봐 무서워서 선수 친 거다. 잡아주길 바랐는데 이수가 대차게 손을 놔버리니까 마음이 무너졌다. 이 장면에 대해 작가님이랑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환이는 그대로지만, 이수는 많이 변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하시더라. 제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이라 아쉽긴 했다."

최동구는 전작 '수리남', '법쩐', '범죄도시3'에서도 마약과 관련된 인물을 연기했었다. 그는 "마약 관련된 역할을 유독 많이 했었다. 전작을 할 때 형사 다큐멘터리, 인터뷰 등을 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었다. 예전부터 관련된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번에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깡패, 약쟁이 같은 타입 연기는 자칫 잘못하면 수박 겉핥기식 연기가 된다.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만 생각하면 표현만 화려해지고 실속은 없어지는 것 같다. 이 역할이 가진 서사가 무엇인지, 본질이 무엇인지 따라가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만의 캐릭터 구축 비법을 공개했다.



'재벌X형사' 방영에 앞서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황야', '선산'도 세상에 공개됐다. 매 작품마다 최동구는 긴장감을 더하는 '신 스틸러'로서 대중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요즘 OTT 생태계가 별로 안 좋다. 작품이 엎어지기도 하고, 공개가 미뤄지기도 하는 상황인데, 너무 감사하게도 1월에만 작품 3개가 공개돼서 너무 감사하다. 길에서 알아보는 분들도 늘었다. 누가 알아보니까 책임감이 생긴다. 인기는 동전의 양면 같다. 기분이 좋고 기쁘지만, 내가 해내야 하는 것이 많아진다. 더 좋은 역할을 만나고, 더 좋은 작품을 만날수록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도 많아졌다. 최동구는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다"며 "'재벌X형사'에서 제가 피 칠갑하고고 나와도 아무도 범인으로 의심하지 않더라. 다들 매니저가 범인이라고 예상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편견에 맞는 우락부락한 이미지의 배우가 깡패 역할을 했다. 그런데 요즘은 다 잘생긴 사람이 하지 않냐. 잘생긴 악역이 새로운 시도였는데, 이제는 클리셰가 됐다"며 "전형성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가 또다시 클리셰가 되는 이 시점에서 또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이전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또 다른 것을 찾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고뇌했다.

연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최동구는 들뜨기 마련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노력한다.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확고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항해할 때는 잔잔한 바다가 더 위험한 법이다. 감사한 일이 생길 때마다 '경거망동하면 안 돼', '일희일비하면 안 돼'하고 스스로를 재무장시킨다. 좋은 결과가 있어도 심취하지 않고, 끝난 건 빨리 잊고 다음 걸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저는 배우라는 직업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래바람 한 가운데 서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위기가 와도 슬기롭게 대처해서 오래오래 묵묵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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