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X형사' 안보현, 같은 재벌 다른 느낌[인터뷰]
입력 2024. 03.29. 12:00:00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이번 생도 잘 부탁해', 그리고 '재벌X형사'까지 벌써 재벌 역할만 세 번째다. 앞선 두 작품에서는 안하무인 재벌, 첫사랑을 못 잊는 아련한 재벌을 맡았던 안보현이 이번에는 일명 '재벌 잡는 재벌'로 등장했다. 같은 재벌이지만 또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의 연기가 통했던걸까. 5.7%로 시작했던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극본 김바다, 연출 김재홍)는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8회에서 자체 최고 11.0%까지 기록했다. 쟁쟁한 금토극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제작까지 결정됐다.

"시청자 분들도 느끼셨을진 모르겟지만 정말 행복했던 현장이었다. 인상 한번 찌푸리는 일 없이 모두가 하나 돼서 즐겁게 촬영했다. 정말 좋은 작품과 캐릭터였고, 제 인생에서도 큰 캐릭터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은 현장이었다. 유독 이번 작품은 많은 분들이 봐주신 걸 체감했다. 주변에서 본방을 할 때마다 연락이 오기도 하고 정말 반응이 좋았다. 다같이 열심히 했던 게 잘 묻어난 것 같다."

다행히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사실 방영에 앞서 걱정도 있었다. SBS 금토극이라는 것에 더해 '열혈사제', '모범택시' 등 '사이다 유니버스'의 맥을 잇는 작품이라는 소개부터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처음 인사드릴 때도 저희 작품을 남궁민, 이제훈을 잇는 사이다 유니버스라고 MC분이 소개해주셨다. 이미 명성이 어마어마한 SBS 주말극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했고, 제가 거기에 숟가락을 감히 올릴 수 없다고 생각해서 부담감이 컸다. 사실 저희 안에서는 행복하게 잘 찍었으니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 기대치가 그렇게 높지도 않았다. 아직까지도 '모범택시' 등 선배님들의 극은 우러러보게 되고, 저희도 그런 사회적인 요소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다면 다행인 것 같다."




안보현은 철부지 재벌 3세이자 낙하산 형사 진이수 역을 맡았다. 노는 데에 누구보다 진심인 이수는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갑작스럽게 형사가 된다. 수사에 방해가 될 것만 같았던 그는 오히려 막강한 재력을 활용해 막힌 수사 방향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대부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생각하는 재벌들이 있다. 이수는 정말 그 중간 지점에 있다고생각한다. 정말 밉상 같고 꼴불견이지만 그러면서도 밉지 않은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했다. 겉으로 보면 정말 재수 없어 보이지만, 마냥 돈이 많다고 과시하는 아이는 아니다. 캐릭터의 내적인 부분들이 대본 안에 풀어져 있어서 그걸로 융화를 시켜주려고 했다."

안보현은 캐릭터의 스타일링에도 많은 연구를 거듭했다. 그는 "의상의 경우 맞춤 수트로 다 제작을 했다. 스타일리스트가 정말 많이 고생했다"며 "머리의 경우에는 여러 시도를 해봤는데, 결국에는 옆을 다 밀고 스프레이를 반 통씩 써가면서 '탕후루 머리'를 완성을 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재벌 3세답게 안보현은 이번 작품에서 요트, 헬기, 스포츠타, 오토바이 등을 운전했다. 특히 이번 작품을 위해 안보현은 촬영 전에 요트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스턴트맨 분이 계시다고 해도 그분께서 요트 자격증이 없으신 경우가 많다. 결국 누군가는 시간을 할애해서 면허를 따야 했다. 그래서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시간이 좀 있으니 내가 직접 따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반포에 일주일 동안 9시 출근, 6시 퇴근을 하면서 마지막에 시험을 쳐서 면허를 따게 됐다. 나름 뿌듯하기도 하면서 제가 직접 운전을 하니 재미도 있었다. 그만큼 그림도 잘 나온 것 같아서 자격증을 따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안보현은 화기애애한 '재벌X형사' 촬영장 분위기에 인터뷰 내내 애정을 드러냈다. 시즌2 역시도 드라마 촬영 중간에 다녀온 MT에서 말했었다고. 사실 즐거운 현장 분위기는 그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강하 경찰서 배우들 중에서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았다. 이런 현장이 처음이라 사실 부담감도 있었고, 내 컨디션이 정말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이수라는 캐릭터 자체가 텐션이 높기 때문에 제 컨디션이 안 좋다는게 나타나면 표가 날 것 같았다. 그 텐션을 유지하는 데에 친구들이 많이 도움됐다. 정말 큰 힘이 됐고, 저를 믿어준 느낌이라서 의지도 서로 많이 했다. 지금도 사석에서 계속 만나고, 서로 밥도 먹고 생일도 챙기면서 지내고 있다."

인터뷰 당시 안보현은 시즌2와 관련해 미팅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즌2에 합류하게 된다면 더욱 잘 표현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시즌1에서 감독님께서 애드리브를 많이 요구하셨는데, 사실 촬영 땐 확신이 조금 적었다. 그런데 편집된 완성본을 보니 제가 한 애드리브들이 늘 나오고 있더라. 그런걸 보니 조금 더 과감하게 했어도 됐을 것 같더라. 이제 이수의 장단점을 잘 파악했으니 시즌2에서는 그 점들을 확실하게 풀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시즌1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아서 러브라인까지 보여줄 수가 없었다. 일단 러브라인이 맛보기 정도만 나온 상태인데, 주변에서 은근히 기대하는 반응들이 많더라. 시즌1에서 가족사가 정리가 됐으니 이제 다음 시즌에서는 이수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가도 좋을 것 같다."



모델로 활동했던 안보현은 2014년 드라마 '골든 크로스'를 시작으로 '태양의 후예', '이태원 클라쓰', '유미의 세포들', '군검사 도베르만' 등에 출연하며 탄탄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는 그 과정에서 생기는 성장을 즐기면서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고, 일단 연기가 재미있다는 게 제일 좋다. 연기로만 승화시킬 수 있는게 정말 많다. 다양한 직업군도 연기로만 경험할 수 있고, 평상시에 눈물이 많이 없는 편인데 이것도 연기로 도전을 한다. 늘 캐릭터를 소화할 때 다른 색을 보여드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태원 클라쓰'와 '유미의 세포들'을 보면 알 수 있듯 많은 분들이 볼 때 흔히 말하는 갭 차이가 느껴졌으면 좋겠다. 제가 안보현이 아니라 그 캐릭터 이름으로 불려졌으면 한다."

지금껏 그래왔듯 안보현의 열일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그의 차기작은 윤아와 함께 출연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로,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사실 '이태원 클라쓰'가 제게 터닝포인트가 됐지만, 코로나 시기라서 크게 체감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화보 촬영 차 해외를 나갔을 때 그곳에서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어쩌면 평생 볼 일이 없을 수도 있는데도, 그리고 제가 해줄 수 있는 것도 크게 없는데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것을 볼 때 이걸로 부담감을 느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이것을 이겨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조금 더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앞으로 또 어떤 작품을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다양한 색깔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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