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무대 오른 전도연…카메라 대신 관객 앞에 선 배우들, 괜찮을까
- 입력 2024. 04.05. 07: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TV 속 배우의 연기를 직접 보면 또 다를까? 연극, 뮤지컬 캐스팅 라인업에 익숙한 배우들의 이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도연, 박보검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약하던 배우들이 이제는 관객 앞에 나서기 시작했다.
전도연-박보검-안소희
전도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벚꽃동산'에 출연한다.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으로, 전도연은 여주인공 류바 역을 맡아 30회 차 공연을 모두 소화한다.
전도연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공연은 빠른 속도로 티켓을 판매했다. 특히 지금까지 열린 회차 모두 가장 좋은 좌석인 R석은 대부분 매진된 상태다.
전도연 뿐만 아니라 진서연, 안소희도 연극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두 사람이 참여하는 연극 '클로저'는 현대 런던을 배경으로 앨리스, 댄, 안나, 래리라는 네 명의 남녀가 만나 서로의 삶에 얽혀 드는 과정을 좇는 작품이다.
유독 지난해부터 많은 매체 배우들을 극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박보검은 지난해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뮤지컬 '렛미플라이'를 택했다. 또한 손석구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로, 박하선은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무대 위에 올랐다. 김유정과 전소민은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출연하고, 소녀시대 수영은 연극 '와이프'로 무대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무대로 발길을 돌리는 배우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TV나 극장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이 무대를 찾아온 배경은 무엇일까.
◆ 드라마·영화계 불황→공연에 도전하는 ★들
최근 다수의 배우들이 드라마·영화 제작업계 불황에 대해 언급했다. 김하늘은 앞서 유튜브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예전에는 작품이 많이 들어왔고 '쉬게 해달라'고 하기도 했는데 작품 수도 많이 줄어서 대본이 오는 게 소중하다는 걸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이 밖에도 이장우, 고현정, 김지석, 오윤아, 한예슬 등 많은 배우들이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작품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와 같은 작품 기근의 원인은 급격히 늘어난 제작비와 출연료에 있다. OTT 시장이 확대되면서 드라마, 영화 등을 공개하는 채널은 늘어났다. 하지만 제작비와 출연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드라마 제작이 진행되지 못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촬영을 마쳤으나 공개되지 못한 작품들도 상당수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배대식 사무총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드라마가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적게는 100편, 많아도 110편 미만의 드라마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는 촬영을 마치고도 개봉하지 못하고 있는 영화 역시 100여 편에 이른다고 전했다.
반면 공연계는 코로나19의 영향을 회복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3년 총결산 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음악·대중무용·뮤지컬·연극 등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은 약 1조 2697억원이다. 이는 2022년 대비 23.5% 증가한 수치다.
쉽게 말해 공연계가 활성화되면서 배우들의 선택지가 뮤지컬, 연극으로 확장된 것이다. 소속사 관계자 A씨는 "엔데믹 이후 극 작품 수와 관객 수 모두 대폭 증가했다"면서 "수요에 따라 캐스팅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매체 배우들의 공연계 진출에 영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극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배우들이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한다. A씨는 "극에 출연하면 연기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동시에 무대 위 날 것의 연기도 접해볼 수 있다"며 "다양한 매체에서의 도전이 배우의 연기적 역량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또 관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은 연기적 경험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연 관계자 B씨 역시 "최근 연극이나 뮤지컬에 참여해 보고 싶어 하는 배우들이 늘어났다"며 "매체 연기와 결도, 준비 과정도 다르다 보니 여기서 새롭게 얻어 가는 점들도 많다"고 전했다.
◆ 화제성 높이는 스타들…그렇다면 '스타'만 보는 관객들은?
매체 배우들의 무대 진출은 사실상 공연 업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매체에서 활약하던 배우들이 무대로 넘어오면 이는 곧 흥행 보증 수표가 되기 때문이다.
'렛미플라이'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박보검 출연 회차가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뮤지컬 '헤드윅' 역시 현재 열린 날짜들 중 조정석 회차는 모두 매진된 상태다. B씨는 "매체 배우들이 극에 들어오면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져 홍보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스타들로 인해 대중성이 확보되면 새로운 관객층도 쉽게 흡수할 수 있다. 공연 관계자 C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선택한 작품을 관심 있게 바라보면서 함께 작품을 공부하고 응원하는 팬들이 유입된다"며 "그렇게 유입된 팬들이 연극·뮤지컬 장르의 매력을 알아가기도 한다"고 장점을 언급했다.
물론 이들이 공연계로 넘어오면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생겨났다. '스타'만 바라보는 관객들이 일부 존재해 티켓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스타가 출연하는 극만, 스타가 출연하는 회차만 흥행에 성공하면 결국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다.
또한 스타 캐스팅으로 인해 떨어지는 공연의 퀄리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관객층 확대를 목표로 한 캐스팅에 승부수를 두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스토리, 넘버 등 공연의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무대로 역진출하는 배우들이 늘어나면서 올해도 더 많은 관객들을 모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스타 캐스팅은 배우들에게 좋은 기회로, 공연 업계에도 좋은 영향으로 다가오게 됐다. 하지만 이들로 인해 공연의 본질이 퇴색되어선 안된다. 연극도, 뮤지컬도 시간과 돈을 지불하고 극장에 찾아온 관객을 만족시키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 스타에 대한 애정도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바뀔 수 있도록 배우와 제작자들도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사진=셀럽미디어DB, 유튜브 '짠한형 신동엽' 채널 영상 캡처, 프로스랩, 레드앤블루, 글림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