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수: 더 그레이', 원작 벗어난 新세계관[OTT리뷰]
- 입력 2024. 04.08. 15:56:54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그레이'는 이를 표방하며 기생생물과 인간의 새로운 공존에 관해 이야기한다. 원작의 세계관만 가져온, 연상호 감독만의 색다른 크리처물이 탄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기생수'는 극 중 주인공 신이치와 오른손에 기생했던 '오른쪽이'가 시시각각 자유롭게 소통한다. 반면 한국의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는 원작의 '오른쪽이' 대신에 주인공 정수인(전소니)의 우측 얼굴에 기생하는 '하이디'와 기묘한 공생을 이어간다. 수인이 위험에 빠지는 순간에 기생수로 변신하거나 글이나 타인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식이다. 인간 정수인과 하이디, 두 개의 인격을 오가는 변종으로써 겪게 되는 혼란과 변화를 보여주며 원작과는 다른 설정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사라진 여동생을 찾기 위해 기생수를 쫓는 조직원 설강우 역의 구교환, 기생수에 남편을 잃고 기생수의 박멸을 위해 나선 더그레이 팀장 준경 역의 이정현을 비롯해 어린 시절부터 수인을 도와주는 남일 경찰서 철민 역의 권해효, 기생수와 손잡은 원석 역의 김인권 등 다양한 인물들의 서사는 극을 풍성하게 한다.
말 그대로 '연니버스'의 확장이다. 사이비종교를 모방한 기생생물의 '동족 모임'은 연니버스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그동안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 '방법', '지옥', '선산' 등을 통해 보여준 좀비, 오컬트, 디스토피아 등의 세계관을 확장해 새로운 차원의 크리처 장르물의 탄생을 알렸다. 이를 통해 인간들의 다양한 군상, 사회 조직 시스템 등을 되짚어 보게 한다.
원작의 세계관을 유지하되, 한국으로 배경을 바꿔 새로운 세계관을 완성했다. 따라서 원작에서 볼 수 있는 인간과 기생생물과의 유쾌한 케미를 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
또한 극의 분위기 자체도 어둡고 삭막하다. 이러한 분위기를 구교환이 가볍게 툭툭 던지는 듯한 연기로 소소한 재미를 불어 넣어준다. 하지만 기생생물 소탕을 위해 긴박하게 흘러가다 보니 수인이 기생생물에 대해 깨닫게 되는 과정들이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를 6부작에 짧게 압축하다 보니까 스토리적인 면에서 허술한 부분이 보이기도.
그럼에도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일명 상모돌리기 모션 등 다양한 촉수의 형태로 변형되는 예측 불가한 액션 장면들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는 자신을 기생생물에 대한 최고 수준의 전문가인 르포 기자라고 소개한 신이치(스다 마사키)의 등장으로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높인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