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상호 감독, '기생수'로 구축한 색다른 '연니버스'[인터뷰]
- 입력 2024. 04.12. 08:00:00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부산행', '반도', '지옥' 등 독창적인 세계관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를 구축해온 연상호 감독. 이번에는 '기생수: 더 그레이'로 원작의 세계관을 확장해 그만의 연니버스를 완성, 새로운 챕터를 여는데 성공했다.
연상호 감독
'기생수: 더 그레이'는 30개 이상의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천 5백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과 류용재 작가의 손길이 더해져 재탄생, VFX 기술력을 더하며 독보적인 콘텐츠로 완성됐다.
그만의 새로운 세계관을 확장했으나 원작이 전하고자 했던 공존과 공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했다. 특히 방대한 원작의 이야기를 6부작으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속도감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긴박하고 스릴 있는 이야기가 완성됐다.
"작품 만들 때 원작이 가지고 있는 공존과 공생에 대한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원작에서 이야기하는 방식과 다른 면이 있다. 이 이야기는 6부작이고 속도감을 있게 가고자 해서 액션과 스릴 중심으로 진행하는 동시에 수인과 하이디가 공존하는 부분이 극적이기를 바랐다. 신이치와 오른쪽이(미기)는 대화를 나누면서 우정을 쌓아간다면 수인과 하이디는 말이 안 통하는 친구, 직접적인 소통이 불가한 친구이지만 서로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 전체 내용이다. 또 그 과정에서 강우(구교환)나 철민(권해효), 중경(이정현)까지 들어오게 되는 것이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다."
특히 제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신이치의 오른쪽 손이 기생생물로 변하는 것처럼 수인은 오른쪽 얼굴이 변한다. 원작과 다르게 손이 아닌 머리에 집중돼 색다른 소통을 이어간다. 이 같은 설정은 극적으로 흘러가기 위함이었다.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 같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수인과 하이디의 이해가 극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이치는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지만, 극적이려면 이들의 소통이 어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격도 완전히 다르고. 공존을 위해서는 또 전달해 줘야 하는 사람이 필요해서 강우를 넣게 됐다. 강우 또한 메신저로서 함께 하게 되면서 공존이라는 것과도 잘 맞을 거 같다."
또 기생생물 모임을 종교 단체로 설정하면서 다양한 조직과 개인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려고 했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발명하는 것이 나을까 생각하다가 조직에 대해 보여주려고 했다. 강우는 말 그대로 조직 폭력의 설정이 돼 있고 기생생물들은 종교단체, 더그레이라는 조직도 있꼬.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았다. 권혁주(이현균) 목사는 기생생물이 보는 인간 세계의 상징성이라고 생각해서 조직과 개인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여러가지 조직이 나온다."
마지막 엔딩에서는 원작 '기생수'와 세계관이 연결되는 듯, 신이치가 등장하면서 마무리된다. 한국판 '기생수'에서의 신이치는 일본 배우 스다 마사키가 맡았다. 중경에게 손을 오른쪽 손을 내밀며 끝이 나면서 시즌2에서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한일 세계관이 합쳐질지 주목되고 있다.
"시즌2는 넷플릭스의 결정이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뒤에 이어질 내용은 구상을 이미 했었다. 어느 시점에 신이치가 만나러 와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시즌2에서는 진지하고 예상 밖의 이야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기생수 세계관에서 독자적인 부분이 필요했는데, 스다 마스키가 찾던 이미지와도 잘 맞았다. 워낙 인기 있는 배우라고 들었는데 흔쾌히 해줘서 감사하다."
연상호 감독은 '기생수: 더 그레이' 인기를 이어 '지옥 시즌2'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면서 연니버스의 세계관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 그는 자신의 연니버스에 대해 "대중적인 것과 항상 부딪힌다"고 말했다.
"'지옥2'는 후반 마무리 상태다. 조만간 뵙지 않을까 싶다.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흥행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옥1'을 좋아하셨다면 더 깊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재미 없게 보신 분들도 다시 재밌게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연니버스라는 말은 부담이 되기도 하고 많은 감정이 든다. 저는 대중적인 사람이 아니라 대중성과 항상 부딪히는 거 같다. 오히려 에너지를 얻기도 하지만, 오류가 나기도 하고. 투쟁을 벌이고 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