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도시4', 아는 주먹 맛에 더해진 시의성[씨네리뷰]
- 입력 2024. 04.16. 16:00:0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국제적 스케일로 커진 범죄, 전투력 최강의 악당과 함께 마석도의 고뇌도 깊어졌다. 유쾌함에 진중함까지 한 스푼 더해 시리즈 4편으로 돌아온 영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다.
범죄도시4
영화는 어두운 필리핀의 밤거리를 급박하게 뛰어가는 남자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그 남자를 향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단검을 꽂아 넣는 손길, 거북함을 찾아볼 수 없는 눈빛, 새로운 '빌런' 백창기(김무열)의 첫 등장이다.
마석도(마동석)는 필리핀에서 죽은 조성재 사건을 조사하며 사건 속으로 들어간다. 마석도가 자금 세탁, 온라인 불법 카지노, 그리고 QM 홀딩스와의 관계에 도달하는 사이 백창기와 장동철은 모종의 이유로 갈등을 빚는다.
'범죄도시4'는 온라인 불법 사이트를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백창기와 한국에서 더 큰 판을 짜고 있는 장동철에 마석도와 광수대, 사이버팀이 함께 대항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초반, 3명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조성재(백승환)의 죽음을 파헤치는 마석도, 코인 상장을 위해 로비하는 장동철, 그리고 장동철의 배신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백창기. 세 인물이 각자의 타임라인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집중력을 높인다.
전편의 무술감독 허명행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큼 액션신은 전체적으로 한층 깔끔해졌다. 마석도의 펀치가 여전히 강력하고 통쾌한 것은 물론, 용병 출신답게 백창기의 지체 없는 단검 액션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백창기의 액션은 불필요한 칼놀림 없이 간결하고 세련되게 이어진다.
'범죄도시4'는 유명인 사칭 사기, 코인 사기 등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범죄 피해가 큰 세태를 반영한다. 이에 마석도 역시 어느 때보다 진지해졌다. "형, 나 저 XX들 잡아야 돼"라며 간절함을 드러내고 수사권을 잃고 분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유쾌한 액션에 '형사로서' 마석도의 고민도 담아냈다.
그럼에도 '마석도 표' 유머는 여전하다. 특히 이번에는 데이터 동기화, 오픈소스 등 IT 용어들이 등장하는 바. 마석도는 기술에 문외한 모먼트를 만들어내면서 저항 없이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돌아온 장이수(박지환)가 '웃음벨'로 역할을 톡톡히 책임진다. 장이수는 여전히 마석도에게 속으면서도 순수한 열정을 보여 짠함까지 자아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예상치 못한 권일용 교수의 특별출연도 반가움을 더한다. 예기치 못한 타이밍에 나타난 '아는 얼굴'에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린다.
다만 '범죄도시' 시리즈 최초 두뇌 빌런이라는 타이틀의 장동철 캐릭터 활용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동철'이라는 캐릭터의 교활함 비중이 컸다면 시리즈에 참신함이 필요한 이 시점에 '범죄도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지 않았을까.
'범죄도시4'는 지난 2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 전 세계 164개국에서 선판매되는 등 정식 개봉 전부터 글로벌 흥행 몰이를 예고했다. 국내에서는 개봉 열흘을 앞둔 지난 14일, 98,232장의 예매율을 기록해 시리즈 최고 사전 예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09분.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