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더풀 월드' 작가 "시청률 11% 안 믿겨, 김남주와 부둥켜안고 울었다"[인터뷰]
- 입력 2024. 04.19. 15:01:43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극본 김지은, 연출 이승영 정상희)가 뜨거운 반응 속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최고 11.4%, 닐슨코리아, 전국가구)을 돌파, MBC 금토극의 좋은 흐름을 제대로 이어간 '원더풀 월드'다.
원더풀 월드
지난 13일 14회를 끝으로 종영한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 '가족 잃은 아픔'이라는 공통된 슬픔을 품은 수현(김남주), 선율(차은우)이 서로를 이해하고 결국에는 서로를 구원하는 아름다운 쌍방 구원 서사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원더풀 월드'를 집필한 김지은 작가는 최근 셀럽미디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작가는 작품을 쓸 때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드라마는 예술 문학이 아니라 대중문화니까. 그런데 처음으로 시청률이라는 숫자보다 오롯이 사람의 마음에 더 집중해보자 생각하고 썼던 작품이다. 현실이 답답하고 어둡고 희망이 없어 보일 때 사람들은 현실을 닮거나 현실보다 힘든 드라마를 회피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원더풀 월드'가 그런 드라마다. 담장이 없는 밝은 드라마와는 달리 우리 드라마는 ‘담장’이 있었던 것 같다.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절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11프로가 넘는 두 자리 시청률이 나온 게 믿겨지지가 않는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어쩌면, 어둡고 힘들어도 결국 연대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같이 들여다 봐주신 게 아닐까싶다. 담장이 있는 드라마에 발끝을 들고 안을 들여다 봐주신 분들의 용기와 애정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자리를 빌어서 이 쉽지 않은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같이 끄집어 내보자고 손 잡아주신 배우들과 요즘 트렌드가 아님에도 편성을 결정해주신 방송사. 그리고 제작사 식구들과 감독님. 스탭분들에게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배우들만큼 그 감정선을 따라 보시느라 감정 소모가 크셨을 시청자님들께 이 자리를 통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정말 고맙다. 이 말은 정말 꼭 하고 싶었다"라고 배우, 제작진과 '원더풀 월드'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원더풀 월드'의 흥행의 중심에는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우 김남주가 있었다. 극중 어린 아들을 잃고 인면수심의 가해자를 직접 처단하며 전과자가 돼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되는 ‘은수현’ 역을 맡은 김남주는 6년의 공백기를 잊게 하는 애끓는 모성애 연기로 방영 내내 호평을 얻었다.
"쫑파티 때 누군가 ‘작가님’하고 불러서 뒤돌아보는데 김남주 배우였다. 그리고는 둘이 아무 말도 못하고 한참을 부둥켜안고 그냥 울었다. 어디선가 은수현이 우리랑 같이 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언젠가 김남주 배우가 그런 말을 하더라. 드라마에서 한 번도 모성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그래서 김남주가 연기하는 모성을 꼭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이번 작품에서 은수현이라는 인물은 김남주 배우라는 옷을 입고 제가 만들어낸 캐릭터보다 훨씬 더 입체적인 인물로 살아났다. 대한민국 원톱 여배우로서 지문 한 줄 한 줄도 허투루 보지 않고 손짓 하나, 걸음 하나 옮기는 것조차 작품의 전체적 구도와 심리를 생각해서 너무나도 디테일하게 신중하게 표현해내는 김남주라는 배우 덕분에 '원더풀 월드'속,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김남주 표 모성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원더풀 월드'가 남긴 것 중 하나는 '차은우의 재발견' 아닐까. 이 작품은 그동안 차은우가 보여줬던 다정한 이미지를 깨고, 대중이 미처 알지 못했던 ‘흑화은우’의 치명적인 매력을 발굴해냈다. 김 작가 역시 "이 작품을 하면서 저를 가장 놀라게 한 배우가 차은우 배우였다"라며 칭찬을 늘어놨다.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권선율이라는 캐릭터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진심으로 선율이를 사랑해주며 성장시켰고, 얼마나 처절하게 고민했는지 옆에서 지켜보면서 감탄했다. 덕분에 차은우 배우는 전혀 밑바닥 인생을 그려낼 수 없을 거 같은 외모로 거친 권선율이라는 캐릭터를 너무나도 섬세하게 때로는 신비롭게 때로는 비련하고 처연하게 그려냈다. 죽어가는 것들 속에만 있었던 권선율이라는 캐릭터는 차은우라는 배우를 만나서 더 깊어졌고 아름다워졌다고 생각한다. 이 자체가 차은우 배우가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이자 노력 덕분이다."
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은수현의 입을 통해 말씀드렸듯이 ‘부디 상실의 슬픔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편안해지기를, 세상이 그들에게 조금은 더 다정하기를,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를, 그래서 언젠가는 아픔이 덜한 시간에 가 있기를’ 이것이 이 드라마 제목이 원더풀 월드인 이유이자 이 드라마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다. 아픈 과거에 고통받은 분들이 조금은 아픔이 덜한 시간에 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이 세상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원더풀 월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