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마동석 "나는 엔터테이너, 즐거움이 목표"[인터뷰]
입력 2024. 04.29. 07:30:00

마동석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범죄'라는 키워드가 들어갔지만 오락 액션물로 재밌는 걸 보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영화를 만들자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게 너무 커져버린거죠."

마동석은 대한민국 대표 프랜차이즈 영화 '범죄도시4'를 견인하는 주축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인공 마석도로서, 제작자로서 영화의 모든 여정을 함께하고 있는데. '범죄도시'가 프랜차이즈 영화로 우뚝 서기까지도 그의 뚝심이 작용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 '로키' 시리즈를 봤어요. 복싱도 '로키'를 보고 시작했는데, 알고보니까 프랜차이즈 영화더라고요. 그때부터 프랜차이즈 영화 만드는 게 꿈이었어요. '범죄도시1' 찍고 나서 제작진한테 '나 이거 프랜차이즈로 만들거야'라고 했더니, 다들 '이게 잘되야 만들든지 말든지 하지 않겠냐'는 반응이었어요. 다행히 잘됐죠. 욕을 먹더라도 한 편, 한 편 뚝심으로 계속 만드는 게 좋았어요. 쉽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꼭 하고싶더라고요. 그래야 우리나라에서도 제 뒤에 또 어떤 사람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범죄도시1'에 이어 '범죄도시3'가 천만 관객을 모으면서 '범죄도시' 시리즈는 '쌍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그만큼 개봉 전부터 '범죄도시4'도 천만 영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마동석은 성적에 대해서는 담담한 자세를 취했다.

"('삼천만'이라는 성적은) 많이 생각은 안하고 있어요. 이 프랜차이즈가 계속되는 것이 역사적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손익분기점이 목표에요. 저희는 최대한 재밌게 만들려고 노력하죠. 사실 영화가 좋아도 손익분기점 넘기기 너무 어려워요. 요새 시장이 부흥기가 아니기도 하고. 2,3,4편 늘 불안정한 상태에서 개봉을 했는데, 저희는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해서 관객들의 마음을 사려고 노력하고, 그 다음은 하늘의 뜻에 맡겨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시리즈가 계속되는 것에 대한 고민은 당연하다. '아는 맛'과 '새로운 맛' 사이에서 줄타기 연속이기 때문. 이러한 이유로 '범죄도시3'은 좋은 성적을 거둔 것과 반대로 '가벼워졌다'는 혹평을 얻기도 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학생이나 여성 관객들이 좀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3편은 경쾌한 오락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3편은 가볍게, 4편은 세게 톤을 잡고 작업했죠. 촬영 시기는 거의 동일했는데, 같이 찍었는데도 다르게 나와서 만족스러워요. 시리즈마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 공감합니다. 이미 시나리오 작업할 때 예상했던 것들이 그대로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만들다 보면 포기해야 하는 지점이 생겨요. 3편은 너무 가볍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어르신이나 학생들이 좋아해주셨거든요. 모두의 취향을 노리는 게 아니라 어떨 때는 이 분들이 더 좋아해주시고, 저럴 때는 저 분들이 더 좋아해주시게 만드는 것 같아요."

마동석은 이번에도 괴물형사 마석도로 분했다. 그는 마석도 역시 시리즈를 거듭함에 따라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매번 똑같이 주먹을 휘두르고 범인을 때려잡는 것 같아보이지만, 디테일한 면에서 차이를 주고 있다고. 이번에는 자신이 약한 '디지털 수사'를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빌렸다.

"마석도도 성장을 해요. 4편에서 능수능란해진 점은 사이버팀을 투입해서 자기 작전을 펼친다는 점이에요. 1편의 마석도는 아마 그런 생각을 못했을거에요. 마석도의 성장에 있어서는 권일용 교수님께 검사도 받았어요. '실제로 이런 형사가 있다', '마석도가 그렇게까지는 똑똑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조언을 듣고 수정했죠. 아마 마석도 전기 영화였다면 그런 성장이 더 잘 표현됐겠지만, 액션 영화잖아요.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정도만 주는 거죠. 마석도도 조금씩 노련해지고 하면서, 승진을 하거나, 다른 곳에 간다거나, 약점이 생긴다거나 다양한 스토리에 변주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조금씩 보여드릴겁니다."

악역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1편에서는 윤계상, 2편에서는 손석구, 3편에서는 이준혁, 그리고 뒤를 이은 김무열은 시리즈 최고 전투력을 자랑하는 용병 출신 불법온라인카지노 운영자 백창기로 변신했다. 앞서 마동석은 언론시사회 등에서 "김무열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면서 캐스팅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빌런을 만들 때는 '이런 사람을 만들어야겠다'라고 노리는 게 아니라, 사건을 구성하다보면 이런 빌런이 나오는거에요. 사실 극 중 사건이 아무리 단순해보여도 여러 사건을 합쳐서 만들거든요. 4편 빌런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번 빌런은 전투력과 기술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했어요,. 사실 몇 개월 영화를 위해 준비하는 것만으로 부족했죠. '범죄도시'는 액션 비중도 크잖아요. 그런 점에서 김무열이 떠올랐죠. 인성도 훌륭하고, 연기력도 좋고."

최강 빌런과 함께 마석도는 시리즈 최대 위기를 맞이한다. 마동석은 백창기와 마석도의 결투를 '폭력성과 투지의 대결'이라고 명명했다. 마석도의 인간으로서, 형사로서 사명감이 최고조로 치닫는 편이라는 것.

"백창기는 주먹으로는 마석도한테 져요. 그런데 백창기가 칼을 들면 온몸이 흉기로 변하죠. 마지막 장면에서 처음에는 백창기한테 칼이 없으니까 마석도한테 밀려요. 그러다가 칼을 얻게 된 다음부터는 마석도가 계속 당하기 시작해요. 마지막 힘은 정말로 피해자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짜낸거에요. 아마 마석도가 실력으로는 안됐을거에요. 형사가 그렇잖아요. 승산이 없어도 끼어들 수 밖에 없는거죠. 마석도는 지난 시리즈에서 쌓아온 감정과 형사로서의 사명감으로 목숨 걸고 싸운거에요."



'범죄도시4'에서는 반가운 얼굴 장이수가 돌아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유머러스함을 거의 대부분 책임지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마동석은 모든것이 "의도된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동안도 악당 쪽에서는 유머가 없었어요. 악당들은 살벌하고 극악무도하게 나오고, 형사 쪽이나 마석도 관련 인물이 유머를 펼치는 식이었죠. 악당 쪽에서 유머를 하게 되면 악당이 약해져요. 그런데 '범죄도시4'에서는 감정적인 부분이 있다보니까 마석도가 날뛰면서 유머를 하면 안되는 지점이 생겼어요. 그래서 장이수한테 유머를 많이 몰아줬죠. 처음에는 박지환이 부담스러워했어요. 그렇지만 훌륭하게 잘해줬죠."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8편까지 기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고 있는다. 그는 '즐거움'이 곧 이 시리즈의 목적이라고 분명히 했다. 처음의 의도대로 끝까지 밀어붙일 생각이다. 마석도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마동석스러운 마석도를 지켜나갈 예정이다.

"앞으로도 '범죄도시' 시리즈는 처음의 목적대로 즐거움을 드리는 영화로 만들고 싶어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는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해서 마석도를 연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게 저에게 원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또 다른 모습, 전혀 다른 캐릭터로서의 마동석은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은 제 아이덴티티를 잘 활용하고 싶어요."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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