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김무열 "마동석 믿고 출연, 연기=공동작업 실감"[인터뷰]
입력 2024. 05.01. 08:00:00

김무열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전편 빌런에 대한 부담감은 반대로 생각하면 앞에서 잘해준 만큼 데이터가 쌓여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시나리오 안의 캐릭터 특성 가지고 차별성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다른 빌런들 악이나 깡, 때로는 분노로 행동하는 인물들이라면, 백창기는 그런 면을 억누르고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죠."

김무열은 4세대 빌런 '백창기'로 '범죄도시'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했다. '백창기'는 용병 출신의 불법카지노 운영자로, 막강한 기술력을 지닌 인물. 전 시리즈 빌런들의 활약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긍정적인 사고로 자신만의 빌런을 구축한 김무열이다.

그에게 다양한 운동 경험이 있는 만큼 '백창기'에 적합한 배우였다는 마동석의 평이 있었던 바. 김무열은 '백창기'의 주 무기인 단검을 다루는 법을 배웠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무대연기를 주로 할 때 아크로바틱 배우려고 돌아다니다가 칼리 아르니스(필리핀 전통 무예)를 배웠어요. 그런 단검 쓰는 무술을 배운 적이 있어서 단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번 작품 전 '스위트홈' 시리즈를 촬영했는데, 직업이 UDT 중사였어요. 그 작품을 하면서 같이 연기했던 배우들이 실제 UDT, 특전사, 해병대 출신이었기 때문에 액션에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렇게 의도치 않게 '범죄도시4'로 흘러들어왔어요."

대본을 받았을 때는 사실 출연에 고민이 있었다. 인물의 속이 드러나지 않아 선뜻 확답을 내리기 어려웠던 것이 이유다. 그럼에도 김무열이 '범죄도시4'를 선택한 이유는 결국 마동석이었다.

"출연을 선택하게 된 큰 요인 중 하나는 (마)동석이 형을 비롯한 동료들이었어요. 사실 영화를 찍으면 이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이 작품은 같이 하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연기라는 게 확실히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공동 작업이라는 걸 오랜만에 실감했어요. 각자 준비한 것들을 가지고 만났을 때 스파크가 튀고, 새로운 게 만들어지고, 내 것을 지키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고 하면서 역설적으로 제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김무열은 '백창기'라는 인물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용병 출신'이라는 설정을 꼽았다. 대사가 별로 없는 인물의 특성상 그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설정값과 뒷이야기를 고려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백창기가 용병 출신이다 보니까 용병의 특성에 포인트를 뒀어요. 용병들은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생명과 직결된 작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서 계획을 세운다고 하더라고요. 또 하나는 보수에 대한 약속이에요. 원래 용병들은 선금을 받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장동철(이동휘)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단순히 돈을 주지 않은 것 이상으로 백창기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 바닥에서는 또 평판도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돈을 떼였다' 그런 식으로 소문이 나면 그 용병은 거의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백창기답게' 액션신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무표정을 유지하면서도 강한 파워를 선보여야 하는 게 부담이었다고.

"액션을 소화하면서 저도 모르는 입버릇이나 미간 찌푸리는 부분을 다 빼는 게 어려웠어요. 힘이 들어가면 얼굴에도 티가 나는데, 또 무표정으로 액션을 한다고 힘이 없으면 안 되니까. 또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빠르게 급소를 찌른다든지, 이런 것들이 쉽지 않았어요. 빠르고 정확하되 무표정으로. 이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시종일관 무표정을 유지하는 '백창기'는 마동석과의 마지막 결투에서 비로소 웃어 보인다. 김무열은 그 미소를 '가장 기다렸던 얼굴'이라고 표현했다.

"마지막에 마석도의 한방으로 자신의 의미적인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백창기가 웃어요. 백창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두었던 얼굴이기도 하고 가장 기다렸던 얼굴이에요. 그 얼굴을 생각하기 위해서 많이 고민했어요. (마지막 순간에) 백창기가 보여줄 수 있는 내면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죠. 백창기는 폭력에 중독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마지막 순간이 돼서야 비로소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이거 위험할 수 있겠는데?'라는 이 상황에 대한 느낌에서 나온 웃음이죠."



'백창기'는 마동석뿐만 아니라 같은 편인 '장동철(이동휘)'과 미묘한 신경전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장동철'은 앞에서는 '백창기'를 친구라고 부르면서도, 뒤에서는 '직원'이라고 지칭하며 하대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백창기는 장동철을 파트너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장동철은 백창기를 '직원'이라고 하면서 동업자라기 보다는 자신이 부리는 사람으로 생각하잖아요. (이)동휘랑 얘기해 보니까 장동철은 백창기를 친구로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두 사람의 입장 차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백창기가 한국에 들어와서 '너 왜 지분 안늘렸냐' 했을 때는 결국 백창기도 장동철에게 친구로서 정이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김무열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으로 '아는 맛'을 들었다. 오래오래 사랑받는 시리즈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과 함께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리즈물을 볼 때 그 세계관으로 딱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서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 어렸을 때 뛰어놀던 동네 온 것 같은 반가움이 있잖아요. 그게 시리즈를 계속 보게 하는 힘이 아닐까요? 마석도라는 매력적인 인물이 주는 익숙함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아는 맛이라는 게 검증된 맛이잖아요. 본인이 증인인 거니까. 영화에 대한 비판도 다 듣고 힘으로 만들어서 시리즈가 오래오래 갈 수 있도록 원동력을 만들어야죠. 더 좋은 '범죄도시' 시리즈가 계속 나와서 오래 사랑받는 프랜차이즈가 됐으면 좋겠어요."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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