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의 여왕'→'범죄도시4'…마침내 이주빈의 '때'가 왔다[인터뷰]
- 입력 2024. 05.07. 07: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운이 정말 좋았죠." 무려 데뷔 16년 만에 찾아온 '천운'(天運)이다. 올해 공개된 작품들이 연달아 '대박'을 터트렸다. 배우 이주빈은 지금의 '좋은 운'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주빈
이주빈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앤드마크 사옥에서 셀럽미디어와 만나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 김희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눈물의 여왕'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유료가구 기준 24.9%를 기록, tvN 역대 최고 흥행작 ‘사랑의 불시착’의 기록(21.7%)을 넘어섰다.
'눈물의 여왕'을 통해 시청률의 맛을 제대로 보게 된 이주빈은 "오랜 기간 기다렸던 작품이었다. 벌써 끝났다는 게 아쉽지만 너무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아쉬움보다는 기쁜 마음이 더 크다. 드라마로 '포상 휴가'까지 이야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거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 신기한 일"이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이어 "'눈물의 여왕'은 저에겐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줄 작품이기도 하다. 시청자분들과의 거리도 엄청 가까워진 계기가 됐다. 예전보다 저를 많이 친근하게 생각해 주시더라"라며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눈물의 여왕'에서 이주빈은 극 중 퀸즈가 며느리 천다혜 역을 맡아, 폭넓은 감정선을 그려내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오디션을 통해 천다혜 역에 캐스팅 됐다는 이주빈은 "오디션을 제안받았을 때 작품 자체가 업계에서 워낙 기대작이었다. 어떻게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긴장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오디션을 본 후에는 사실 안될 줄 알았다. '망했다'라고 생각했다. 회사 관계자 분들에게도 '저 안될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저를 선택해 주셨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말 최선을 다해보자 생각했었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이주빈이 연기한 천다혜는 극 초반 남편 홍수철(곽동연)을 지극정성으로 내조하는 현모양처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점점 숨겨온 야욕을 드러내며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이후 천다혜 자신을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홍수철의 모습에 이내 마음을 다잡았고,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죗값을 치르는 모습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천다혜가 완전히 '악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혜의 과거를 알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사기꾼'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까 뒤통수도 치고 정말 무례하더라(웃음). 악랄하고 위협적인 빌런이기보다는 연기를 할 때는 철이 없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천다혜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비슷한 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욕망이 큰 인물이다. 그리고 어느 면에서는 단순하다. 원대한 목표보다는 당장 하고 싶은 걸 하려는 욕구가 더 강하다. 그런 면에서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주빈은 '눈물의 여왕'에서 처음으로 아이 엄마 역에 도전하기도 했다. 주로 아역 배우인 구시우(홍건우 역)와 붙는 신이 많았던 이주빈은 "아이 엄마 역할은 처음이라서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보일까 고민을 했었다. 아이를 안는 모습 등에서 티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 건우 나이대의 조카들을 자주 만나면서 익숙해지려고 했었다. 건우를 9~10개월 정도 때 만났는데, 나중에는 나를 알아보기도 하더라. 신기했다"라고 말했다.
아역 배우와의 작업이 어렵지는 않았을까. 이주빈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이 아이의 컨디션을 제일 최우선적으로 해주셨다. 위험한 신에서는 대역을 쓰는 등 최대한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행히 건우도 적응을 잘했다"라고 설명했다.
메인 커플인 '백홍 커플'(백현우+홍혜인) 만큼이나 '홍천 커플'(홍수철+천다혜)도 절절한 서사를 완성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홍천 커플'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묻자 이주빈은 "곽동연의 연기 덕분"이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대본만 봤을 때 어떤 신에서는 '다혜의 캐릭터와 상황을 보고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수철(곽동연)의 연기를 보고 '이게 되네?'라고 생각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내가 훨씬 더 (곽)동연이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동연이가 정말 '하드캐리'를 했다. 연기로 시청자들을 '홍천 커플'을 받아들이게 만들었고, (그런 홍천 커플의 서사들을) 납득시켰다."
'눈물의 여왕' 뿐만 아니라 이주빈은 최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4'(6일 기준 800만 돌파)을 통해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주빈의 첫 스크린 데뷔작 '범죄도시4'의 800만 관객 돌파 흥행 속도는 '파묘'(2024)의 800만 돌파 시점(개봉 18일째)은 물론, 시리즈 최고 흥행작인 '범죄도시2'(2022)의 800만 돌파 시점(개봉 18일째)을 무려 5일이나 앞당긴 속도다. 또한, '범죄도시' 시리즈 사상 최단기간 800만 관객을 돌파했던 '범죄도시3'(2023)의 800만 관객 돌파 시점(개봉 14일째)까지 뛰어넘으며 시리즈 최단기간 흥행 기록까지 새롭게 세웠다.
"두 작품 모두 제가 크게 활약을 한 건 사실 없는 것 같다. 사랑 받는 작품에 살짝 올라탄 느낌이다. '운이라는 게 진짜 있구나' 싶더라(웃음). 이 운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운을 내 거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이주빈은 일찌감치 차기작도 확정된 상태다. 그는 새 드라마 '보호자들' 출연을 확정 지었으며 올해 촬영에 돌입한다. '보호자들'은 특정 범죄 사범들의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돕거나, 감시하고 구속하기도 하는, 전자감독과 '보호관찰관'의 이야기를 국내 최초로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불완전한 법을 보완할 최후의 보루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주빈은 극 중 누구보다 온정적인 인물로, 차분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가진 한도경 역으로 분한다.
"지금까지는 주축이 되는 캐릭터를 맡았다기보다는 감초 역할을 많이 했었다. 이 작품에서는 (주연이기 때문에) 중심에서 끌고 가야 한다. 저의 연기와 비주얼 등이 작품에 몰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니냐. 시청자들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감정선을 같이 끌고 가야 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전작들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연기 레슨도 받고 있다.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앤드마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