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전재준→윤은성?" 뭐라고 부르든 결국엔 박성훈[인터뷰]
입력 2024. 05.07. 07:30:00

박성훈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이름(본명)을 잃어버린 배우라고요? 작품을 하다 보면 또 다른 (배역) 이름으로 불리겠죠. 그러다가 결국엔 제 이름을 찾게 되지 않을까요?"

KBS2 '하나뿐인 내 편' 고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전재준,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윤은성까지. 작품마다 인상적인 연기로 '이름을 잃어버린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박성훈이 또 다른 이름을 얻게 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셀럽미디어와 만난 박성훈은 "또 악역으로 주목받게 됐다. 첫 번째로는 감사한 마음이 크다. 대중분들에게 각인이 됐으니 이제는 악역은 여기까지만 하고 당분간은 선한 역할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이제는 로맨틱 코미디를 좀 해보고 싶다"라며 웃었다.



'눈물의 여왕'에서 박성훈은 매운맛 빌런 연기에 정점을 찍었다. 박성훈이 연기한 윤은성은 홍해인(김지원)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윤은성의 광기 어린 집착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소름을 안겼다.

"감독님이 '더 글로리' 전재준과 기시감이 들까 봐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 눈에는 윤은성과 전재준은 완전 다른 캐릭터로 보였어요. 두 캐릭터가 겹쳐 보일까 봐 부담감은 없었어요. 다만, 제가 성형이나 특수 분장을 안 하는 이상 비슷하게 보시는 분들은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외적인 모습도 전재준과는 다르게 보이려고 했고, 말투에도 신경 썼죠. 특히 윤은성은 젠틀하고 꾹꾹 누르는 화법이고, 재준이는 엄청 비아냥 거리는 말투거든요. 화내는 방식도 달랐어요. 강세를 다르게 주기도 하고, 무게감도 다르게 주려고 노력했어요."

열연 덕분에 '윤은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기도 했지만, '더 글로리'의 전재준의 존재감이 워낙 강렬한 탓에 여전히 '전재준'으로 불리기도 한다.

"'눈물의 여왕'을 보시는 분들도 아직까지도 저를 재준이라고 계속 불러주시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오히려 재밌게 느껴졌어요. 사실 박성훈이라는 이름이 각인되기 어려운 이름이기도 하고요. 포털사이트에 제 이름을 치면 65명 정도 나오거든요. 예전에는 '활동명'을 만들어볼까 생각도 했어요. 열심히 해서 '제일 유명한 박성훈이 되자'라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웃음)."

극 중 윤은성의 최후는 '더 글로리' 전재준 못지않게 비참했다. 윤은성은 홍해인의 사랑을 받지 못하자 이성을 잃고 폭주했다. 홍해인을 향해 총을 쏘려고 했던 윤은성은 결국 경찰들이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했다.

"윤은성의 엔딩은 만족스러워요. 윤은성은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백홍 커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요(웃음). 만약에 감옥에 갔다가 석방이 돼도 또 홍해인한테 집착을 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엔딩 장면을 연기할 때는 윤은성이 좀 짠하고 애처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윤은성의 굉장히 복잡한 마음이 담긴 신이었고, 레어이가 많은 대사들이었거든요. 극단적인 사랑과 집착을 표현하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박성훈은 드라마 업계에서 '스타 작가'로 통하는 김은숙 작가와 박지은 작가가 선택한 배우다. 두 작가와 연거푸 작업한 박성훈은 "두 작가님 중 누가 더 좋냐고 묻는 건 '엄마냐, 아빠냐', '짜장이냐, 짬뽕이냐' 같은 질문이다. 비교할 수 없다. 두 분이 저를 낳고 키우셨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당분간 악역을 쉬겠다고 했던 박성훈은 "김은숙, 박지은 작가가 또다시 악역을 제안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두 작가님이 하라고 하신다면 또 할 것"이라고 힘주어 답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눈물의 여왕' 이후에도 '열일의 아이콘' 박성훈은 쉴 틈 없이 달린다.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는 물론 영화 '열대야' 등 다양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쉬는 걸 불안해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취미 생활도 딱히 없어요. 어떻게 쉬어야 할지 잘 모르기도 하고요.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스타일이라 일할 때 성취감과 즐거움이 정말 커요. 현장에서 얻는 것도 많고, 그곳에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죠. 앞으로도 쉬지 않고 계속 일하고 싶어요."

특히, '대학로 출신' 박성훈은 오는 6월 개막을 앞둔 연극 '빵야'를 통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그는 "사실 '눈물의 여왕'과 '오징어 게임2'를 동시에 함께 찍었다. 두 작품 모두 어마어마한 기대작이지 않았나. 다음 작품은 조금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시기에 다시 '연극을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초심을 찾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 좋아하는 연출님이 계시는 데 마침 그때 저에게 대본을 주셨다. 대본이 정말 훌륭했기 때문에 바로 참여하겠다고 했다. 6월 18일이 첫 공연이다. 기대해 달라"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만 39세인 박성훈은 "나이가 들어가는 게 너무 좋다. 20, 30대에는 풋내가 났다. 주름도 생기고 지금이 정말 좋다. 즐거운 마음으로 나이를 먹고 있다. 사주를 믿는 편인데, 40대부터 정말 잘 된다고 하더라(웃음).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고 있다"라고 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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