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설수 속 피어난 장미…'오겜' 후계자 노리는 '더 에이트 쇼'[OTT리뷰]
- 입력 2024. 05.16. 13:00:0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온갖 논란 속에서도 명작은 탄생한다. 느낌 있는 연출과 날카로운 풍자를 겸비한 '더 에이트 쇼', '오징어 게임'을 뛰어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오는 1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에이트 쇼'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한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각색한 작품이다.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더 에이트 쇼'는 3층(류준열)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3층은 쇼에 입장해 1분당 3만 원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1분에 3만 원, 한 시간에 180만 원, 하루에 4320만 원. 긍정 회로를 돌리며 얼마를 벌어 나갈 수 있을지 설렘에 부푼 3층의 기대가 추락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8층으로 이루어진 구조물, 각 층에 입주한 8명의 참여자. 이들은 '돈'이라는 공동 목표를 이루기 위해 힘을 모은다. 그러나 음식과 물, 청결이라는 자원이 한정된 상황 속에서 시간이 갈수록 대립, 배신이 난무한다.
처음 입장 시 참여자들에게는 숙식 제공, 시간이 소진되거나 누군가 죽으면 쇼가 끝난다는 등 간단한 룰만이 주어진다. 이들은 쇼 속에서 직접 크고 작은 룰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생기는 '불문율'까지. 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더 에이트 쇼'의 관전 포인트다.
'더 에이트 쇼'의 또 다른 매력은 '익숙한 듯 다른' 데서 온다. '시간이 곧 돈'이라는 명제는 낯설지 않다. 대표적으로 영화 '인타임'을 떠올리게 되는데, '더 에이트 쇼'는 재화의 불균등한 분배로 인해 일어나는 비극보다는 우스꽝스러움을 강조했다.
또한 '더 에이트 쇼'는 사회적 계층을 8개의 층으로 극단적 단순화해 보여준다. 인물들은 각각 1층부터 8층까지 자신이 고른 숫자로 불리며, 개인이 아닌 계층을 대표하게 된다. 각 계층은 위계에 따라 다른 계층을 지배하고, 굴복하고, 때로는 거역하는 등의 행동양식을 보이며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단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더 에이트 쇼'는 여기서 한 발 나아간다. '인플루언서 사회'의 법칙을 더해 색다른 매력을 예고한 것. 아프리카TV '별풍선', 유튜브 '슈퍼챗'을 연상케 하는 룰 덕분에 참여자들은 불규칙적으로 늘어나는 시간을 끌어모으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한다. 장기 자랑부터 시작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까지. 시청자들은 이 쇼의 '시청자'가 돼 다음 콘텐츠를 기대하게 된다.
아울러 쇼의 수위를 조절하려는 자와 한 번에 수위를 뛰어 넘으려는 자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멀티캐스팅으로 참여한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배성우가 각 층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특히 천우희는 '더 에이트 쇼'에서 세상 근심 없는 겉모습 뒤에 영악함을 지닌 안하무인의 8층 캐릭터를 다채롭게 표현해,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더불어 세련된 연출과 음향도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화면의 비율 변화, 에이콘(Akon)의 '론리(Lonely)'를 배경음악으로 한 오프닝부터 폭력적인 장면을 희극적으로 바꾸는 비발디 '사계 중 겨울 1악장'까지 장르에 국한하지 않는 음향은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넷플릭스는 구독료 인상, 계정 공유 유료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1월 이후 이용자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기생수: 더 그레이', '닭강정', '선산' 등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들이 이렇다 할 화제를 모으지 못하면서 장기적인 침체를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더 에이트 쇼'가 다음 주자로 나선다. 탄탄한 극본과 연출, 연기를 무기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준비를 끝낸 '더 에이트 쇼'. 부진의 늪에 빠진 넷플릭스에 단비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