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자’ 강동원, 멈추지 않는 도전 “미친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인터뷰]
- 입력 2024. 06.03. 07: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이번엔 ‘흑미남’이다. 배우 강동원이 이번에는 청부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로 돌아왔다.
'설계자' 강동원 인터뷰
‘설계자’(감독 이요섭)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고로 조작된 청부 살인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강동원은 청부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 역을 맡았다. 세상의 모든 사고가 조작될 수 있으며 자신 또한 누군가의 타겟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주변에 대한 의심을 키워가는 인물이다.
“저음에 감정이 없는 캐릭터로 톤을 잡았어요. 기본적으로 실제 영일도 그렇긴 하지만 어떤 CEO 같은? 조그마한 회사의 CEO지만 소시오패스 같은, 그러면서도 조금 자기 사람들에 대한 집착도 있고, 약간의 가스라이팅도 하는 인물이라 생각했죠. 재키(이미숙)한테도 뭐라고 했다가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하잖아요. 월천(이현욱)이 같은 경우도 외로운 친구인데 마치 마음을 줄 듯 말 듯 가스라이팅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짝눈(이종석)이한테도 마찬가지였죠.”
영일은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력, 한 치의 오차 없는 철저한 플랜으로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하게 조작한다. 하지만 가장 믿고 의지했던 동료 짝눈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죽음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것이 아닐까 의심을 떨치지 못한다. 강동원은 영일의 서사를 어떻게 잡아갔을까.
“조그마한 회사를 차리고, 둘이서 일을 하다 보니까 일손이 딸려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야하니 필요한 것도 없고, 삶의 희망도 없는 사람을 데려다가 일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요양원이나 이름 없는 무덤에 묻힐 것 같은 사람을 찾아다닌 거죠. 그 첫 인물이 재키인 거죠. 정신병원에서 만났을 것 같아요. 월천은 변장을 잘 하는 사람을 찾아야하는데 이태원에 가서 그중에 절실해 보이는 사람으로 골라 영입했을 것 같아요. 그러다 월천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밑에 한 명 더 뽑아달라고 하죠. 나이는 어린데 돈이 필요하고, 딱 봐도 절대 배신할 것 같지 않은 알바생을 눈여겨봤다가 데려온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인물들을 캐스팅하고, 가스라이팅을 시작한 거죠.”
영화는 2010년 정 바오루이 감독이 내놓은 홍콩 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설계자’는 ‘음모론’이라는 소재를 더해 현대 사회를 담아낸다. 특히 영화는 살인 사건을 단순 사고로 위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독특한 소재에 강동원 주연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설계자’는 애매한 열린 결말로 끝이 나면서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다.
“대본을 먼저 받고, 원작을 봤어요. 되게 신선했죠. 개발을 더 잘하면 얘기가 재밌겠다 싶더라고요. 원작은 끈적끈적한 영화에요. 우리는 반대로 차갑게 갔죠. 오픈 결말로 갈지, 지금처럼 명확하게 갈지 고민들이 있었어요. 감독님은 지금 결말을 선호하셨죠. 저는 오픈 결말로 알고 있었는데 바꾸셨다고.”
강동원은 지난해 추석 시장,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기대작으로 꼽힌 이 영화는 최종 관객 191만 명에 그치며 흥행 실패라는 쓴맛을 봤다. 이번 영화는 원톱 주연이기에 흥행 부담이 클 터.
“흥행 부담은 없을 수 없어요. 특히 단독 주연, 이야기를 끌고 가는 롤이면 없을 수 없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이냐 생각했을 때 열심히 잘 해야 하는 것밖에 없어요. 나머지 일은 더 할 수도 없거든요. 제가 맡은 것 안에서 최대한 하는 건데 늘 부담감은 있어요. 늘 다음 기회가 오길 원하면서 일을 하고요. 이미숙 선배님이 제가 하는 행보가 되게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활동 거의 없이 영화만 하다 보니까 필사적으로 하는 게 놀랐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필사적으로 하는 줄 몰랐다고. 그런데 저는 늘 그렇게 해요. 다음 작품이 안 들어오면 안 되니까요.”
강동원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그의 차기작으로는 박찬욱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넷플릭스 시리즈 ‘전,란’과 전지현과 호흡을 맞추는 드라마 ‘북극성’이다.
“저는 시나리오가 좋으면 선택해요. 또 현장에 있으면 재밌는 장난감을 만드는 느낌이죠.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게 장난감을 만들어가는 느낌이더라고요. 심지어 (제작진, 스태프와) 다 같이 만드는 거니까 재밌어요. 앞으로 뭐가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미친 캐릭터도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완전 그런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어서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AA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