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윤, '선재 업고 튀어'의 첫 단추[인터뷰]
- 입력 2024. 06.04. 07: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상상조차 안된다. 배우 김혜윤이 없었다면 지금의 '선재 업고 튀어'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교복을 입은 김혜윤의 '연기 차력쇼'가 이번에도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다.
김혜윤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김태엽)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 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한다.
또한 티빙이 서비스된 이래 tvN 드라마 중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2위를 기록했고, 15화 공개까지 누적된 유료가입기여자수는 공개 첫 주 대비 약 2100% 증가했다. 4주 연속 주간 방송 VOD와 실시간 채널을 합산한 시청 UV(순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방송 VOD와 실시간 채널 합산 시청 시간만 16억 분(2,720만 시간)을 돌파해 그 위상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5월 28일 기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플랫폼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5월 4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 4주 연속 1위, 변우석과 김혜윤은 TV-OTT 출연자 종합 화제성 조사 4주 연속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재 업고 튀어'의 흥행 주역인 김혜윤은 작품의 인기를 체감하느냐는 물음에 "밖에 돌아다니지 않아서 피부로 와닿은 적은 없다. SNS 등에서 리액션 후기 영상을 많이 봤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신기하더라. 그런 반응들을 보면서 작품이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구나 싶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촬영이 올해 4월까지 이어졌다. 촬영에만 집중했다. 반응이 어떨 거라는 예상까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더 놀랍다"라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작품의 인기 요인으로는 '쌍방 구원 서사'를 꼽았다. 김혜윤은 "반응들을 열심히 찾아보는 편은 아니다. 선재의 시점이 나올 때부터 많은 분들이 설렘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한다. 로코물은 주로 여자 주인공 시점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지 않나.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보이는 것들에 설렘을 느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쌍방 구원 로맨스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임솔 역을 맡은 김혜윤은 '선재 업고 튀어'의 출발점이다. '선재 업고 튀어'의 집필한 이시은 작가는 김혜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종호 감독 역시 "김혜윤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이 작품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제작진의 '원픽'이었던 김혜윤은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인터넷 소설을 읽는 것처럼 '까르르' 거리며 읽었다. 많이 웃고 울었다"라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컸다. 앞서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비슷한 결의 청춘물을 선보였기 때문. 김혜윤은 "시나리오가 워낙 재밌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솔이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설렘, 웃음, 슬픔 등을 잘 전달하고 싶었다. 시청자분들과 감정 교류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 부분에선 부담감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김혜윤은 부담감을 털어내고 보란 듯이 '청춘물'로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김혜윤이 교복을 입으면 대박이 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는 '또 한 번 하이틴 로맨스 출연 제안이 오면 어떻게 하겠냐'는 물음에 "억지로 교복을 벗거나 피하고 싶진 않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세월이 흘러가면서 어느 순간 앳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도 안 되는 순간이 오지 않겠나. 서서히 노력해도 안 되는 시기가 올 거라 생각한다. 교복을 입을 수 있는 한 기회가 된다면 입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혜윤은 극 설정상 10대, 20대, 30대의 로맨스를 선보여야 했다. 2008년 19살 고등학생 때는 아직 사랑이 서툰 10대의 풋풋한 로맨스를, 2009년 20살 대학생 때는 20대 청춘의 달콤한 직진 로맨스를, 2023년 34살 때는 성숙한 어른 로맨스를 펼친 것.
"처음에는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역할이자 실제 나이보다도 많은 역할이라 걱정이 됐다. '어떻게 하면 더 성숙하게 보일까?' 고민이 되더라. 그런데 주변인들을 보니까 그렇게 고민할 필요가 없더라.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성숙함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솔이를 잘 연기할 수 있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중점을 뒀던 거 타입 슬립을 해서 솔이가 10대로 돌아가지 않나. 그런데 마음은 30대다. 겉모습만 10대다. 말투나 단어 등을 통해 나이대가 다르다는 걸 잘 드러날 수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솔선커플(솔+선재)이 만든 설렘 모먼트 덕분이다. 캐릭터에 착붙한 김혜윤, 변우석의 연기와 두 사람의 시너지가 시청자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김혜윤은 류선재 역의 변우석과의 첫 만남에 대해 "예전에 웹드라마 촬영 때 만난 적이 있다. 그때는 대화를 많이 나누지도 못했고, 서로 이런 배우가 있구나 인지만 했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작품을 통해) 잠깐 만났던 사이라서 그런지, 쉽게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또 워낙 (변우석) 오빠가 편하게 다가와주셨고 친근하게 대해주셨다. 또 많이 배려해 줬다.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실제 성격도 진짜 다정다감하다. 배려심도 넘치고 잘 챙겨주신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변우석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김혜윤 덕분에 힘을 많이 얻었다며 영상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제 이야기를 했다고 먼저 방송 전에 이야기해 주더라. 칭찬이랑 좋은 이야기만 해주셨더라. 감사했다. '선재 업고 튀어' 임솔, 류선재의 관계처럼 저 역시 오빠에게 의지했다. 특히 솔이가 감정신이 많지 않나. 그럴 때마다 제가 집중할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줬다. 촬영이 없는 신에서도 함께 앞에서 연기를 해주기도 했다. 의지를 굉장히 많이 했고, 에너지도 많이 얻었다."
마지막으로 김혜윤은 '선재 업고 튀어'가 남긴 의미에 대해 "사람 김혜윤으로도, 배우로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배우로서는 여러 가지 연기적으로 많이 배웠다. 조금 더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 특히 감독님들과 작가님께 많이 배웠다. 사람 김혜윤으로서는 솔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느낀 게 많다. 이 작품을 하면서 '내가 행복해하는 건 뭘까?',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지금까지 온전히 제 자신에게 집중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 소홀했다. 지금부터는 그걸 찾아볼 생각이다. 작품이 끝난 후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