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 송건희의 터닝포인트 [인터뷰]
입력 2024. 06.04. 16:00:00

송건희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드라마 'SKY 캐슬' 속 영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 송건희가 새로운 인생캐를 경신했다. 이제는 영재가 아닌 '선재 업고 튀어'의 김태성으로 불리게 된 그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김태엽)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준 연예인 류선재(변우석)와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 팬 임솔(김혜윤)의 시간 이동 쌍방 구원 로맨스 드라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시청률보다 화제성에서 특히 더 두각을 보였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플랫폼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4주 연속으로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정상을 달리고, 드라마 주연으로 등장한 변우석, 김혜윤, 송건희는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나란히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송건희는 "젊은 배우들이 정말 많이 뭉쳤던 작품인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될 줄 몰랐다. '선재 업고 튀어'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친구들이 평소엔 드라마를 잘 안 보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주변 친구들이 먼저 보고 연락을 정말 많이 줬다"면서 "얼마 전에 행사장을 갔는데 그렇게까지 저를 많이 알아보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이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색이 숨겨지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건희는 임솔의 구최애이자 밴드부의 얼짱 베이스 김태성을 연기했다. 임솔을 만나면서 달라지기 시작하는 인물로,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다.

송건희가 김태성을 선택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변신'이었다. 특히 'SKY 캐슬'의 영재 이미지가 강했던 터, 그에게는 캐릭터를 통해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몇 년 동안 태성이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캐릭터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제가 능글 많은 캐릭터를 하고자 했어서 이걸 꼭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준비했다. 첫 드라마를 영재라는 캐릭터로 시작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가정사가 있거나 모범생인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그래서 그걸 많이 탈피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또 어렸을 때부터 제가 여유 있고 능글맞게 말을 가지고 노는 걸 되게 좋아했다. 그래서 태성이도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

선재, 솔과 달리 태성은 원작에 없는 인물이었기에 송건희는 캐릭터 분석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송건희가 해석한 김태성은 '여유' 그 자체였다.

"원작을 다 보기는 했는데, 태성이는 드라마에서만 새롭게 나오는 오리지널 캐릭터였다. 그래서 원작에 있는 인물들과도 잘 융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제 역할을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도 강했다. 그래서 그 시절의 고전을 많이 가져오려고 하면서도 캐릭터를 어떻게 잘 보여줄지 생각했다. 태성은 한 마디로 '여유'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타고난 센스도 갖고 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를 정말 좋아한다. 한편으로는 이면에 또 다른 태성이의 모습도 존재해서 두 가지를 어떻게 입체적으로 그릴지 많이 고민했다."

캐릭터 분석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을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수적이었다. 송건희는 베이스도 배우고, 2종 면허도 취득하는 등 촬영 전부터 여러 준비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베이스는 어떻게 나오는지 구체적으로 정해져있지 않을 때부터 레슨부터 받았다. 연습을 하려고 베이스를 구입하려다가 다른 분께 먼저 팔려서 중고거래 어플에서 구매를 실패한 적도 있었다.(웃음) 그래서 친구에게 베이스를 빌리고, 휴대용 앰프도 사서 항상 헤드폰을 끼고 연습을 했다. 오토바이는 사실 제가 정말 무서워했는데, 일단 타려면 면허가 있어야 해서 이번 기회에 도전하게 됐다. 기왕 어떤 걸 탈 줄 모르니 최대한 다 탈 수 있는 것으로 따자 싶어서 2종 소형을 도전했는데, 한 번에 붙어서 저도 놀랐다."



'선재 업고 튀어'가 송건희에게 다르게 다가왔던 것은 모니터링의 차이에도 있었다. 그는 "제가 생각한 것과 카메라에 담기는 게 다르고,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보통 모니터링을 한다. 그런데 이번 촬영에서는 아예 그 순간에 맡겨보자는 생각이었다"면서 "현장에서 액션 신 등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모니터링을 안 했다. 저도 시청자분들과 함께 방송을 통해 모니터링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하는 순간만큼은 열심히 찍었지만, 연기에서는 늘 아쉬운 부분이 생겼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송건희는 "늘 촬영을 마치고 집에 올 때도 그런 생각들이 이어진다. 차 안이나 집에서 그날의 대본을 다시 보는데, '이때 이 감정이 잘 표현됐나', '이 생각이 카메라에도 잘 담겼나'와 같은 고민을 많이 하고 늘 아쉽다. 물론 모니터링을 해보면 반대로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송건희가 모니터링 후에 더욱 만족스러웠던 장면은 무엇일까. 그는 "3화에서 수영장 앞에서 솔이를 다시 만나서 얘기하는 장면"을 꼽으며 "사실 그 장면이 제게는 첫 촬영이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너무 못 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제가 말하면서도 아직은 좀 부족한가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방송을 보니 생각보다 (혜윤) 누나와 호흡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송건희에게 '선재 업고 튀어'는 "터닝포인트이자 새로운 출발선 같은 작품"으로 남게 됐다. 그는 "저에게도 꽤나 큰 도전이었다. 또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순간이라서 다시 한번 더 큰 동력을 얻어서 출발하게 되는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17년 웹드라마 '플랫'으로 데뷔한 송건희는 드라마 'SKY 캐슬', '조선로코 녹두전', '미씽: 그들이 있었다', '최종병기 앨리스', '조선 변호사' 등에 출연하며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가 계속해서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연기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연기가 정말 좋고, 그 순간을 너무 좋아한다. 촬영이 다 끝나고 나면 너무 지쳐서 정말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게 한두 달 지나가면 몸이 근질근질 하더라. 오히려 더 촬영장에 있어야 마음이 편한 것을 보면 그 순간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올해로 8년 차가 된 만큼 당연히 그에게도 연기적인 고민은 계속됐다. 하지만 그 고민의 결론은 모든 경험이 다음 작품에서의 송건희를 위한 발판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연기적으로 한계도 많이 느꼈고 어떻게 해야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캐릭터들을 다 도전했던 것 같다. 안 해봤던 장르도 해보고, 악역도 해보고, 사실 이번 작품의 태성이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험들을 20대에 쌓고 싶었다. 남들과는 다르게 조금 느리게 돌아가는 길일지는 몰라도 여러 가지에 도전하면서 제가 무너지는 경험들을 쌓고 싶었다. 앞으로 제가 30대 이후에 조금 더 건강하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끝으로 송건희는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감독님, 촬영장에 계신 스태프분들, 그리고 같이 호흡하는 배우들이 '저 배우랑 같이 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다', '함께 했을 때 너무 좋은 기억들이 많았다'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제가 바라는 목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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