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시' 감독·작가 "허성태 선역→헤비메탈 OST, 색다름 추구"[인터뷰]
입력 2024. 06.05. 11:00:00

박준우 감독-오수진 작가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이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브레이크 없이 월화드라마 1위에 오른 '크래시'. 익숙함을 180도 뒤집겠다는 포부가 시청자에게 통했다. 풍성한 카액션과 볼거리를 예고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크래시'다.

최근 박준우 감독과 오수진 작가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셀럽미디어를 만나 '크래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크래시'는 도로 위 빌런들을 끝까지 소탕하는 교통범죄수사팀(TCI)의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이다. 배우 이민기, 곽선영, 허성태, 이호철, 문희가 출연한다. ;크래시'는 첫 사건으로 차가 도구가 된 노인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쳤다. 첫 사건부터 예상치 못한 공범의 등장으로 강렬한 반전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여러 교통범죄 조사 과정에서 노인 연쇄살인 사건을 알게 됐어요. 정보 찾아보니까 흥미로운 부분 많아서 첫 사건으로 정했죠. 다른 사건들은 다 재구성된 사건인데, 첫 사건은 그대로 가져왔어요. 후반부 반전을 제외하면 팩트 그대로예요."(오수진 작가)

2.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한 '크래시'는 매회 상승하는 시청률 추이와 함께 5%대를 뚫으며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4일 방송된 8회는 전국 기준 5.9%를 기록하며 ENA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흔들림 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크래시'. ENA 최고 히트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유사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박준우 감독과 오수진 감독은 인기의 공을 서로에게 돌렸다.

"저는 다 내려놨습니다. '우영우'는 너무 잘된 작품이라 비교도 힘들 것 같고요. 사실 TCI 캐릭터들이 엘리트가 아니에요. 전형적인 경찰 캐릭터와 거리가 멀죠. 진심은 있지만 어딘가 부족한 면도 있죠. '츤데레' 같은 캐릭터들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대본이 잘 짜여있잖아요. 다양한 측면의 요소가 잘 분배돼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아서 저만 잘하면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편집하면서 회당 10분 이상 덜어냈어요. 제가 후반 작업 하면서 주안점 둔 건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쉽게 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빨리 몰입할 수 있을까에 방점을 찍고 작업을 했습니다."(박준우 감독)

"개인적으로 목표는 3%였어요. 점점 욕심이 생기기는 하지만, 초기 목표는 달성했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대본과 캐릭터를 훌륭한 감독님과 배우들이 잘 살려주셔서 고마울 따름이에요. 곽선영 배우는 제가 생각하는 민소희를 잘 표현해 주셨어요. 또 제가 차연호라는 캐릭터를 쓸 때, 남자 주인공으로서 약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민기 배우가 영리하게 각을 잘 세우면서 극을 끌고 가고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오수진 작가)



특히 박준우 감독은 '모범택시' 시리즈에 이어서 수사물로 연타석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박준우 감독은 "'모범택시'와는 전혀 다른 색의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다 보니 '모범택시'와는 정반대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의 TCI를 만들었다.

또 주로 악역을 맡던 허성태, 이호철 등이 경찰로 등장하고, 곽선영, 문희가 선봉에서 액션을 맡는 등의 포인트를 통해 기존 드라마와도 상반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캐스팅할 때 배우분들이 안 해봤던 걸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악역이 경찰로 많이 나오고, 경찰 역할을 했던 분들이 악역으로 많이 나와요. 허성태 배우도 어른, 팀장 같은 역할이 너무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악역을 주로 하는 다른 배우들도 경찰도 하고 싶고, 멀쩡하게 나오고 싶었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배우분들이 자기 캐릭터를 처음부터 정말 좋아하셨어요. 10을 주면 100을 가져왔죠."(박준우 감독)

"처음에는 민소희(곽선영)한테만 액션을 주고 싶었는데 감독님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아예 성역할을 바꿔 봤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나눴어요. '크래시'는 원래 선인이 역할을 주로 하는 배우가 악역으로 나오고 악역을 맡는 배우가 선인 역할로 출연하는데, 성역할도 완전히 반전되는 컨셉으로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차연호(이민기)라는 인물이 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래서 초반 능력치가 낮아서 전반부는 전반적으로 성역할이 바뀐 거죠."(오수진 작가)

'크래시'는 OST에서도 차별점을 줬다. 헤비메탈이라는 드라마 OST에서는 다소 생소한 장르를 선택했는데. 범인 검거 장면에서 통쾌함을 더하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인물들이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것이 헤비메탈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음악감독이랑 얘기를 해서 메인 테마곡은 메탈 쪽으로 잡았죠. 또 서장님으로 나오는 백현진 배우가 데스메탈을 녹음해서 보내줬어요. 그래서 후반부 카액션에는 백현진 배우가 직접 부른 메탈이 나올 거예요. '이런 걸 OST로 해도 되나' 싶기도 했죠.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박준우 감독)



후반부에 들어선 '크래시'. 이야기도, 카액션도 더욱 무르익을 전망이다.

"교통 범죄수사팀이니까 카액션을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전반부에서 10~20% 정도 보여드렸다면 후반부에는 카액션이 배가 될 예정이에요. 드라마에서 그전에는 못 보셨던 규모감 있고 스펙타클한 카액션을 의도하고 찍었어요. 후반부는 흥미로운 요소로는 카액션을 방점 찍어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박준우 감독)

"후반부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바뀌어요. 액션이 추가되고 풀리지 않았던 차연호 사건에 관련된 미스터리도 풀리게 될거에요. 물론 또 다른 사건이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볼거리는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요."(오수진 작가)

배우들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며 시즌2에 대한 소망을 내비친 바. 박준우 감독과 오수진 작가도 '크래시' 시즌2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다.

"제 차기작은 '크래시' 시즌2입니다. (웃음) 사실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어요.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그런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거죠. 배우들, 스탭들은 시즌2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커요. 작년에 촬영했던 것이 좋은 추억이 됐거든요. 내용상으로는 못 다룬 아이템이나 조금 더 심도깊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들로 기획하려는 생각은 있어요. 다만 우스갯소리로 카액션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찍었기 때문에, 시즌2를 한다면 (카액션을) 뭘 해야 하나 걱정은 있습니다."(박준우 감독)

"대본 초고에 들어갔다 엎은 아이템도 많아요. 생각보다 재미가 없는 부분도 있었고, 너무 예민한 부분도 있었죠. 아직은 여건이 못 미치거나, 제 개인적인 역량으로 인해 못 다룬 아이템들이 있어요. 시즌이 넘어가면 꼭 다뤄보고 싶어요."(오수진 작가)



마지막으로 '크래시'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바에 관해 물었다. 이에 두 사람은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소시민을 향한 존경심을 담았다고 답했다.

"대본 처음 봤을 때 이 이야기가 따뜻하고 소소했어요. 소박하고 진심 어린 이야기들이 좋게 느껴졌습니다. '인간극장', '경찰청 사람들' 같은 일반 사람들의 노력이 담긴 대본이었어요. 평범하지만 자기 일을 묵묵히 잘하는 보통 사람들의 분투를 잘 표현하고 싶었고, 그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박준우 감독)

"작업하면서 개인적으로 운전하는 게 두려워졌어요.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무섭더라고요. 우리가 교통질서를 믿고 운전하는데, 안전에 무감각한 게 아닌가. 그런 경각심이 일반 시청자에게 전달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 수사물보다는 오피스물이라고 생각하고 집필했어요. 거창한 목표는 없더라도 자신의 직업윤리를 충실히 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소소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지만요.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고 따뜻하게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오수진 작가)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EN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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